[리그앙.1st] “당신이 모범”…서로 칭찬한 '명장' 비엘사-라니에리
[풋볼리스트] 프랑스 리그앙은 파리생제르맹(PSG)으로 끝나는 리그가 아니다. 인상적인 팀도 많고,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유망주도 많다. 계속해서 리그앙을 취재한 류청 기자가 PSG에 가려진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이야기를 준비한다. <편집자주>
클라우디오 라니에리와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이 명장이 지닌 품격을 보였다.
라니에리와 비엘사는 6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릴 스타드 피에르-모루아에서 각각 FC낭트와 LOSC릴을 이끌고 ‘2017/2018 프랑스 리그앙’ 개막전을 치렀다. 결과는 비엘사와 릴이 3-0으로 완승했다. 릴은 후반에만 세 골을 몰아 넣었다. 비엘사는 리그앙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고, 라니에리는 데뷔전에서 패했다.
이날 경기는 치열했다. 두 감독은 자신이 지닌 철학을 새로운 팀에 이식해 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려 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인상적인 장면이 나왔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라니에리 감독이 걸어 나오는 비엘사 감독을 향해 스페인어로 인사를 건네면서 대화가 시작됐다.
라니에리: 마르셀로, (복귀를) 축하합니다.
비엘사: 당신은 우리 모두의 모범입니다.
라니에리: 아니에요. 당신이 모범입니다.
비엘사: 아니에요. 반대입니다. 당신이 모두의 귀감입니다.
라니에리: 고맙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비엘사: 진심으로 한 말입니다. 정말로 당신을 (모범이라)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야기 한 겁니다.
라니에리: 알고 있습니다. 당신도 그 사실(모범이라는 이야기)을 알아야 합니다.
두 노장은 진심으로 서로를 칭찬했다. 라니에리 감독은 프랑스로 돌아와 야심이 많은 팀을 맡은 비엘사에 축하했고, 비엘사는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에서 레스터시티를 이끌고 아무도 예상치 못한 우승을 거둔 라니에리에 찬사를 보냈다. 두 감독은 모두 이번 시즌을 앞두고 리그앙 무대로 왔다.
축구계에서 상대를 진정으로 칭찬하는 모습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감독이든 선수든 모두 자존심이 세기 때문이다. 66세 라니에리 감독과 62세 비엘사 감독은 그 차원을 넘어 서로에 진심을 보였다.
글= 류청 기자
사진=중계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