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 바르셀로나에 남긴 영상 편지 “도전이 필요했다”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네이마르가 바르셀로나를 떠나 파리생제르맹(PSG)으로 가는 이적이 확정됐다. 네이마르는 실망에 빠진 바르셀로나 팬들과 전 동료들에게 “난 도전이 필요했다”는 영상 메시지를 남겼다.
네이마르는 4일(한국시간) PSG 측의 발표를 통해 이적을 공식적으로 마무리했다. 계약 기간은 5년, 등번호는 10번이다.
이적이 확정된 뒤, 네이마르는 약 7,906만 명이 팔로우(구독)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영상 메시지를 남겼다. 인스타그램의 1분 시간 제한 때문에 네 개로 나눠진 영상은 네이마르가 대본이 적힌 걸로 보이는 휴대전화를 들고 카메라 앞에 앉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주로 바르셀로나에서 보낸 네이마르의 경력을 정리하는 화면이 감성적인 음악을 배경으로 흘러가고, 그 위에 네이마르가 메시지를 읽었다.
영상에서 네이마르는 도전이라는 단어를 6번이나 언급했다. 운동 선수의 삶은 도전의 연속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바르셀로나 팬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바르셀로나를 배신하고 떠나는 것 같은 모양새로 팬들의 큰 반발을 산 상황에서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해명이 필요했던 또 한 가지 부분은 아버지다. 네이마르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아버지가 이번 이적의 막후 실세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네이마르는 “아버지의 의견에 반대하려 한다”며 이적 결정은 아버지가 아니라 자신이 내렸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달했다. 아버지는 직접 등장해 아들의 결정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마르는 리오넬 메시를 비롯한 바르셀로나 동료들, 바르셀로나라는 도시가 모두 사랑스러웠고 영광스런 시간을 보냈다는 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동영상 말미에 “나는 새로운 업적을 달성하기 위해 파리생제르맹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구단과 관중들이 원하는 대로 우승을 도울 것이다. 그들은 내게 대담한 계획을 보여줬고, 나는 이 도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며 이적하는 이유를 밝히는 대목도 있었다.
아래는 네이마르의 메시지 전문.
오늘을 위해 글을 썼다. 운동 선수의 인생은 도전으로 이뤄진다. 몇몇은 우리에게 주어진다. 몇몇은 스스로 선택을 내려야만 얻을 수 있는 열매다. 우리 경력을 밝혀주는 빛을 지키기 위해 선택해야 한다. 그 빛은 강렬하지만 짧다.
바르셀로나는 도전 그 이상이었다. 한 소년이 비디오 게임에서나 보던 스타들과 함께 뛴다는 건 꿈이었다. 21세에 카탈루냐에 왔다. 모든 게 도전이었다. 바르셀로나에서 보낸 첫 날을 여전히 기억한다. 내 아이돌인 메시, 발데스, 차비, 이니에스타, 푸욜, 피케, 부스케츠 등 많은 선수와 라커룸을 같이 썼다. ‘클럽 그 이상의 클럽(mes que un club)'을 위해 내가 뛸 시간을 기다렸다.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 대표팀과도 같다.
내 삶에서 본 가장 뛰어난 선수와 함께 뛰는 영광을 누렸다. 그리고 어딜 가든 그런 사람은 다시 못 만날 거라 확신한다. 레오 메시다. 경기장 안에서나 밖에서나 친구가 됐고, 당신과 함께 한 건 영광이었다. 나는 메시, 수아레스와 트리오가 됐다. 우린 역사를 만들었다. 선수가 정복할 수 있는 모든 걸 정복했다.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을 누렸다.
도시 이상의 도시에서 살았다. 내 조국, 바르셀로나를 사랑하고 카탈루냐를 사랑한다. 그러나 선수는 도전이 필요하다.
내 삶에서 두 번째로, 아버지의 말에 반하려 한다. 아버지, 나는 당신의 의견을 이해하고 존중하지만, 난 이미 결정을 내렸고 언제나 그랬듯 날 지지해주시길 바라요. “그래, 주님과 함께 행복해라. 좋다 아들아. 그러나 뛰어라! 나도 너와 함께 뛸 테니.”
바르셀로나와 카탈루냐는 언제나 내 가슴 속에 살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겐 새 도전이 필요하다. 나는 새로운 업적을 달성하기 위해 파리생제르맹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구단과 관중들이 원하는 대로 우승을 도울 것이다. 그들은 내게 대담한 계획을 보여줬고, 나는 이 도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
블라우그라나(바르셀로나 유니폼)를 입은 훌륭한 관중들에게 감사하고, 라커룸을 함께 쓸 수 있었던 훌륭한 선수들에게 배운 모든 것에 감사한다. 지금 나는 떠나야 할 때라고 진심으로 느끼고 있다. PSG는 앞으로 수년 동안 내 집이 될 것이다. 내가 해낼 수 있는 모든 영광을 누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2009년 이후 나와 함께 해 준 모든 사람들이 지지해줄 거라 믿는다. 나와 함께 한 팬, 친구, 프로 선수들, 내 가족 모두 내 경력에 존재했던 문제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오늘 여러분은 평화를 누려도 된다.
어려운 결정이었다. 그러나 25년 동안 쌓은 성숙함으로 내린 결정이다. 바르셀로나, 모든 걸 다 감사한다. 파리, 내가 왔다!
사진= 네이마르 인스타그램(@neymarjr)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