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앙.1st] 네이마르가 온다, ‘PSG 2.0’ 열린다
[풋볼리스트] 프랑스 리그앙은 파리생제르맹(PSG)으로 끝나는 리그가 아니다. 인상적인 팀도 많고,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유망주도 많다. 계속해서 리그앙을 취재한 류청 기자가 PSG에 가려진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이야기를 준비한다. <편집자주>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우나이 에메리 파리생제르맹(PSG) 감독 바람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PSG는 네이마르 영입 초읽기에 들어갔고, 새로운 시대를 열 준비도 마쳤다.
네이마르는 2일(이하 현지시간) FC바르셀로나 훈련에 참가한지 45분 만에 훈련장을 떠났다. 바르사 구단도 이를 허가했다. 네이마르는 동료들에게 이적을 알리고 훈련장을 빠져 나왔다. 리오넬 메시는 이후 인스타그램에 네이마르와 함께했던 시간이 담긴 동영상을 올리고 “행운을 빈다”며 작별인사를 했다.
PSG와 프랑스 언론은 네이마르를 맞을 준비를 시작했다. 프랑스 최대 스포츠 일간지 ‘레키프’는 기자를 PSG 홈 구장인 파르크 데 프랭스 앞으로 보내 생방송을 시작했다. 엄청난 이적료와 연봉 그리고 세금 등 숫자로만 프랑스에 존재했던 네이마르가 현실 세계로 내려왔다는 의미다. 세계 축구계와 프랑스 리그앙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
#새로운 시작 ’파리 2017’
에메리 감독은 지난달 20일 ‘레키프’와 한 인터뷰에서 “파리 2017”을 언급했다. PSG가 2017/2018시즌을 시작으로 새로운 문을 열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인터뷰에서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고 말했던 이유도 분명하다. 새롭게 시작하려면 그저 좋은 선수가 아닌 슈퍼스타가 필요했다.
PSG는 갑자기 ‘파리 2017’ 계획을 내놓은 게 아니다. 2016/2017시즌을 시작하며 전술적인 능력이 좋은 에메리 감독을 영입했고, 시즌이 끝난 뒤에는 FC포르투를 ‘거상’으로 만들었던 안테로 엔리케를 단장으로 선임했다. 이어 2016/2017시즌을 끝으로 PSG에서 은퇴한 브라질 대표 출신 막스웰도 스태프로 들였다.
엔리케 단장은 부임하자마자 그제고시 크리호비악, 헤세 로드리게스 그리고 아템 벤 아르파를 전력 외로 분류했다. 이어 유리 베르치체와 다니 아우베스를 영입했다. 엔리케 단장은 아우베스를 맨체스터시티를 제치고 영입하며 능력을 증명했다. 아우베스는 매우 상징적인 선수다. 아우베스는 PSG 유니폼을 입자마자 ‘2017 트로페 데 샹피옹’에서 승리를 가져왔다.
“아우베스는 위닝 멘탈리티를 지닌 선수다. 그는 재능과 좋은 태도를 모두 지녔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 (우나이 에메리)
#네이마르=PSG 2.0
아우베스 영입은 준비과정이었다. ‘파리 2017’을 시작을 알린 신호는 네이마르다. 네이마르는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이을 세계 최고 선수다. 2011년, 카타르투자청(QIA)는 인기 있지만 명문이 아니었던 PSG를 인수했다. 당시 PSG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영입하며 새시대를 선언했고, 6년 뒤에 또 다른 시대를 열었다.
‘PSG 2.0’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네이마르를 영입해 리그앙 우승컵을 되찾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에서도 우승을 바라보는 팀이 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PSG는 지난 시즌 리그앙 2위에 그쳤고 UCL은 16강에서 탈락했다. PSG는 어려울 때 경기를 뒤집을 능력과 위닝 멘탈리티를 모두 지닌 선수를 찾아왔다.
두 번째는 상징성이다. QIA가 소위 ‘4대 리그’가 아닌 리그앙, 거기서도 최강팀이 아닌 PSG를 인수한 이유가 있다. PSG가 세계적인 도시 파리를 연고로 하기 때문이다. 팀을 명문으로 만들 수는 있어도 연고 도시를 최고로 만들긴 어렵다. QIA는 PSG가 지닌 상징성과 성장 가능성을 보고 팀을 인수했다.
QIA가 2013년 PSG 엠블럼을 바꾼 이유도 여기 있다. 기존 엠블럼 상단에 있던 팀 명(PARIS SAINT-GERMAIN)을 파리만 빼고 아래 쪽으로 옮겼고, 창단 년도인 1970이 있던 자리에 생제르맹(SAINT-GERMAIN)을 작게 넣었다. 에펠탑 밑에 있던 요람(루이 14세 탄생지 상징)도 없앴다. 생제르맹이 아니라 파리를 내세우려 했다.
네이마르 영입은 엠블럼 교체와 비슷한 정도로 영향력 있는 일이다. 네이마르가 있는 PSG와 없는 PSG는 다르다. PSG는 ‘세계 최고가 될 준비를 마쳤다’라고 선언하게 됐다. 네이마르 동료가 되길 바라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PSG를 보고 싶어서 파리를 방문하는 이가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다. PSG는 이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더 위대한 꿈을 꿉시다(Rêvons plus grand)”
글= 류청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