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 ‘위성구단’ 지로나, 임대 파워로 라리가 잔류 도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지로나는 임대의 힘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로 승격했고, 더 많은 임대의 힘으로 잔류를 노린다. 맨체스터시티 유망주들이 스페인라리가 경험을 위해 지로나로 향하고 있다.
지로나는 2015년부터 시티 풋볼 그룹(CFG)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아랍에미리트 자본이 운영하는 세계적 축구 네트워크인 CFG는 맨체스터시티를 중심으로 멜버른시티, 뉴욕시티, 요코하마마리노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로나는 CFG의 멤버는 아니지만 지분이 일부 인수된 상태다. 주로 맨시티의 선수를 임대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15일(현지시간)에는 지로나 홈에서 맨시티와 친선 경기도 한다.
빈곤한 지로나는 자유계약과 임대의 의존도가 높다. 지난 시즌 팀내 최다득점자는 인테르밀란에서 임대한 이탈리아 공격수 사무엘레 롱고였다.
지난 시즌 세군다디비시온(2부) 소속이었던 지로나는 맨시티에서 3명을 임대했고 바르셀로나B, 인테르 등 여러 팀에서도 임대생을 수급했다. 그 결과 승격이 보장되는 정규리그 2위를 차지, 이번 시즌은 스페인라리가에서 뛴다. 사상 최초 1부 승격이다.
승격에도 불구하고 큰 이적료를 지출할 돈은 없었다. 미들즈브러의 베르나르도 에스피노사 영입에 약 400만 유로(약 53억 원)를 투입한 것이 최다 지출이다. 아틀레틱빌바오를 떠나는 베테랑 골키퍼 고르카 이라이소스, 셀타비고를 나온 수비수 카를레스 플라나스 등 라리가 수준의 자유계약 선수를 두 명 수급했다. 한때 기대주였던 공격수 크리스티안 스투아니도 미들즈브러에서 영입(이적료 비공개)했다.
맨시티에서 임대해 온 선수가 4명으로 늘었다. 단골 임대생인 라이트백 파블로 마페오가 다시 합류했다. 마페오는 지난 2016년부터 반 시즌씩 두 번 지로나로 임대돼 프로 무대를 경험했다. 맨시티 1군에선 거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번 임대를 통해 1부 주전 경험을 노린다.
미드필더 두 명도 맨시티에서 지로나로 임대됐다. 지난 시즌 맨시티 1군에서 5경기 출장한 수비형 미드필더 알렉스 가르시아가 더 꾸준한 경험을 위해 지로나로 합류했다.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 더글라스 루이스는 맨시티로 영입되자마자 지로나로 떠났다.
가장 유명한 임대생은 콜롬비아 출신 윙어 마를로스 모레노다. 모레노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지닌 윙어다. 2016년 아틀레티코나시오날을 ‘남미의 챔피언스리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우승으로 이끌며 동년배 최고 재능으로 화제를 모았다. 맨시티는 지난해 모레노를 영입한 뒤 데포르티보라코루나로 임대를 보냈다. 모레노는 그리 돋보이지 못했고, 지로나로 두 번째 임대를 떠났다.
모레노가 21세, 마페오와 가르시아가 20세, 루이스가 19세다. 모레노는 콜롬비아 A대표 멤버로 활약 중이다. 마페오와 가르시아는 스페인 청소년 대표, 루이스는 브라질 청소년 대표다. 모두 재능 있는 선수들이다. 맨시티 1군에 당장 진입하기 힘든 유망주들은 지로나의 잔류를 위해 뛰며 각자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
맨시티 1군의 벽은 높다. 유소년 시절 영입된 벨기에 수비수 제이슨 드나예는 2014년부터 셀틱, 갈라타사라이, 선덜랜드로 임대만 다녔다. 이미 벨기에 대표로 뛰고 있을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았지만 맨시티 1군엔 또 자리가 없었다. 네 번째 임대 구단은 프랑스 명문 올랭피크리옹이 유력했지만, 맨시티는 지로나 행을 권하려 했다. 폭발한 드나예는 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내며 갈등을 겪었고, 현재 갈라타사라이 이적설이 나는 상태다.
사진= 지로나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