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한복판’ ICC에서 가장 빛난 영입생은?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프리 시즌의 초대형 이벤트 ‘2017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이 마무리됐다. 여름 이적시장과 동시에 진행되는 대회답게 새로 이적한 선수들이 바로 경기에 투입됐고, 경기력을 통해 정규 시즌의 모습을 짐작해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대형 이적’ 선수는 루카쿠, 팀은 맨시티와 밀란
이번 ICC에서 가장 눈에 띈 이적 선수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로멜로 루카쿠였다. 루카쿠는 화제를 모은 이적일뿐 아니라 ICC를 잘 준비한 선수였다. 동료들보다 먼저 미국에 가서 몸을 만들었던 루카쿠는 맨유의 ‘미국 투어’ 경기부터 시작해 ICC까지 계속 선발로 뛰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은 루카쿠와 폴 포그바를 가장 오랜 시간 활용하며 두 선수를 중심으로 팀을 만들 거라 예고했다. 루카쿠의 득점은 1골에 불과했다. 대신 힘, 속도, 기술 등 다양한 재능을 갖춘 ‘토털 패키지’라는 점을 보여주며 정규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맨유의 새 센터백 빅토르 린델로프도 꾸준히 기용돼며 다양한 파트너와 합을 맞췄고, 기존 맨유 센터백들보다 적극적인 빌드업으로 차별성을 드러냈다.
맨체스터시티는 이적시장에서 사들인 선수들을 ICC에 바로바로 투입했다. 골키퍼 에데르손, 라이트백 카일 워커가 3경기 모두 선발로 활약했다. 워커는 특유의 번개같은 측면 질주를 종종 보여줘 이목을 끌었다. 좌우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닐루는 전 소속팀 레알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레프트백으로 기용됐다.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거대한 벽이었던 다니엘 카르바할과 정면 대결을 벌인 셈이었다. 수비 문제는 여전했지만, 포백의 풀백보다 스리백의 윙백에서 더 활약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빅클럽 중 가장 큰 폭으로 리빌딩 중인 AC밀란은 프랑크 케시에, 파비오 보리니, 리카르도 로드리게스, 마테오 무사키오, 하칸 찰하노글루 등 새로 영입한 선수들 다수를 중용하며 조직력 강화를 위해 노력했다.
인테르밀란의 경우 선수 영입의 폭은 크지 않았지만, 영입 당시 그리 주목받지 못했던 보르하 발레로가 ICC 경기를 통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인테르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경기 운영 능력을 책임질 수 있는 기술적이고 노련한 플레이메이커였다. 센터백 밀란 스크리니아르도 큰 문제 없이 친선전에 데뷔했다.
‘뉴 페이스’들이 생각만큼 힘을 내지 못한 팀도 있다. 세대교체 중인 바이에른뮌헨은 하메스 로드리게스, 코랑탕 톨리소를 적극 기용하며 활용 방안을 모색했다. 두 선수의 경기력은 첫 경기 아스널전에서 나쁘지 않았지만 이후 밀란, 인테르를 상대로 2연패하며 불안감이 커졌다. 아스널전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패배하며 바이에른은 3전 전패로 ICC를 마쳤다.
바르셀로나의 새 라이트백 넬손 세메두는 오른쪽 측면에서 좋은 공격 가담 능력을 발휘했지만 문제는 경기장 밖에 있었다. 전지훈련 중인 훈련장에서 네이마르와 충돌한 것이 경기만큼 화제를 모았다. 네이마르가 이적설의 중심에 있는 가운데 벌어진 사건이라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었다.
새 팀의 맛만 보고 ICC를 마친 스타도 많았다. 아스널의 새 공격수 알렉상드르 라카제트는 ICC에서 별 활약이 없었고, 다른 친선 대회에서 골을 터뜨리며 정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유벤투스의 더글라스 코스타,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 첼시의 알바로 모라타, 안토니오 뤼디거도 새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다.
ICC로 도약할 유망주는?
유망주들에게 ICC는 1군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을 소중한 기회다. AC밀란의 파트리크 쿠트로네는 빈첸조 몬텔라 감독의 인정을 받는데 성공했다. 바이에른뮌헨을 상대로 2골을 몰아치며 기대주로 급부상했고, 지난 7월 28일(한국시간) 열린 UEFA 유로파리그 3차 예선 1차전에 선발 출장하며 어엿한 1군 멤버가 됐다. 밀란은 모든 포지션에 걸쳐 선수를 보강 중이지만 최전방 공격수는 안드레 실바 한 명 영입에 그쳤고, 실바는 1군 합류가 늦어 컨디션이 나쁜 상태였다. 쿠트로네는 공격수 공백기에 기회를 잡았고, 득점력으로 기회를 살렸다.
주젭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도 유망주 기용에 적극적이었다. 2경기에 선발 출장하며 기대를 모은 17세 유망주 필립 포든, 2골을 터뜨린 브라힘 디아스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2선 자원이다. 다비드 실바, 케빈 더브라위너 등의 백업 요원이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AS로마의 마르코 투미넬로, 레알마드리드의 오스카 로드리게스는 각각 득점을 기록하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바르셀로나 ‘라 마시아’ 출신 중 가장 기대를 모으는 22세 세르지 삼페르, 맨유 유망주 라이트백 티모시 포수멘사도 ICC를 통해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감독 교체한 인테르, 기대 이상의 효과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부임한 인테르밀란은 올랭피크리옹, 바이에른뮌헨, 첼시를 상대로 3전 전승을 거두며 부활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1년 전 선수 영입에 목돈을 투자했던 인테르는 이들을 잘 묶어 조직력을 끌어올릴 새 사령탑이 필요했다. 스팔레티 감독으로 마지막 퍼즐을 맞출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기존 체제에서 후보였거나 다른 팀으로 임대되는 신세였던 에데르, 스테판 요베티치가 각각 2골씩 터뜨리며 부활 가능성을 보였다.
스팔레티 감독을 보내고 에우세비오 디프란체스코 감독을 선임한 AS로마는 프란체스코 토티의 은퇴, 모하메드 살라와 뤼디거의 이적 등 선수단 변화가 큰 상태다. 지난 시즌 후보였던 알리손 골키퍼가 전경기 풀타임 기용됐고 알렉산다르 콜라로프, 막심 고날론, 헥토르 모레노, 그레고아 데프렐, 로렌초 펠레그리니 등 영입된 선수들이 주전급으로 뛰었다. ICC를 가장 숨가쁘게 보낸 팀 중 하나다.
페터 보슈로 감독을 교체한 보루시아도르트문트는 주전급 선수를 많이 영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ICC를 단 한 경기 치렀다. 기존 선수들인 누리 사힌,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크리스티안 풀리시치의 활약이 돋보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