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지까지 노리는 첼시 ‘윙백 영입 너무 어렵네’

2017-07-26     김정용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첼시 정도 자금력을 가진 팀이 한 포지션을 강화하는데 이토록 애먹는 것도 드문 일이다. 첼시는 좌우 윙백 모두 보완이 필요하지만 아직 한 명도 영입하지 못한 채 여름 이적시장을 흘려보내고 있다.

첼시는 지난 2016/2017시즌 임시방편에 가까운 포지션 변화를 바탕으로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첼시에 생소한 스리백을 도입했다. 좌우 측면은 포백의 풀백이 아닌 스리백을 보좌하는 윙백이 맡아야 했다. 왼쪽은 지난해 영입한 전문 측면 수비수 마르코스 알론소가 맡았고, 오른쪽은 원래 윙어인 빅터 모제스를 윙백으로 이동시키는 혜안으로 해결했다. 그러나 알론소는 스피드가 느리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고, 모제스의 폭발적인 공격력은 상대 팀에게 간파당한 후반기부터 위력이 떨어졌다.

순수하게 실력이 뛰어난 전문 윙백이 필요하다. 그러나 첼시는 윌리 카바예로(골키퍼), 안토니오 뤼디거(센터백), 티에무에 바카요코(중앙 미드필더), 알바로 모라타(스트라이커) 등 영입이 급한 다른 포지션부터 보완하느라 바빴다. 그러면서 스리백의 한 자리를 맡을 수 있는 네이선 아케를 본버스로 보냈고, 오른쪽 윙백을 소화할 수 있는 후안 콰드라도를 유벤투스로 넘기는 등 다른 팀에 임대돼 있던 측면 수비 자원들까지 포기했다.

좌우 측면 수비수가 다 필요하다는 건 이웃 맨체스터시티도 마찬가지였다. 맨시티가 카일 워커, 다닐루, 벤자맹 망디를 영입하는데 1억 2,000만 파운드(약 1,753억 원)가 넘는 거액을 털어넣은 것과 달리 첼시는 매물들을 번번이 놓치고 있다.

특히 다닐루는 레알마드리드의 후보 윙백으로, 첼시나 맨시티에서 주전을 차지할 만한 인재는 아니었다. 맨시티는 워커의 후보로 다닐루를 노린 반면 첼시는 모제스와 주전 경쟁을 시킬 수 있는 팀이었다. 그러나 맨시티가 더 과감한 이적 제의로 다닐루를 데려갔다.

첼시는 앞서 유벤투스의 알렉스 산드루를 노리는 등 다양한 영입을 시도했으나 하나같이 무산되고 있다. 이미 스타급 윙백 자원들은 대부분 팀을 옮겼다. 레프트백 리카르도 로드리게스는 AC밀란으로, 세아드 콜라시나치는 아스널로 이적했다. 라이트백 넬손 세메두는 바르셀로나로 갔고 안드레아 콘티는 AC밀란으로, 마티아 데실리오는 유벤투스로 팀을 옮겼다.

첼시의 최신 영입 대상은 세르지 로베르토로 알려졌다. ‘ESPN’ 등 외신은 콘테 감독의 요청에 따라 첼시가 로베르토 영입에 나섰다며, 바이아웃 금액이 4,000만 유로(약 522억 원)로 책정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로베르토는 바르셀로나 유소년팀 출신 멀티 플레이어다. 세메두 영입으로 인해 라이트백 주전 자리를 내줬다. 로베르토는 수비형 미드필더, 좌우 윙어 등 다양한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마당쇠 계열 이니에스타’다. 바르셀로나 선수 구성에 있어 가장 소중한 선수 중 하나지만, 첼시가 거액의 연봉과 함께 한 주전 자리를 보장한다면 ‘포지션 떠돌이 생활’을 그만두고 이적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지난 시즌 첼시는 좌우 윙백 중 한 명만 결장해도 비상이 걸렸다. 스리백 중 한 자리를 맡아 뛰어난 플레이를 하고 있던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를 윙백으로 이동시키고, 수비수를 추가 투입하는 복잡한 조치가 이뤄져야 했다. 주전 라인업만큼 뛰어난 공격력이 유지되는 것도 아니었다. 콘테 감독은 한쪽 측면을 혼자 힘으로 장악할 만한 윙백을 원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