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티, 네드베트, 사네티… 세리에A 스타 경영자 시대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프란체스코 토티가 마침내 현역 은퇴를 선언하며 AS로마의 ‘원 클럽 맨’으로 남았다. 토티는 은퇴 즉시 로마의 제안을 받아들여 경영진의 일원으로 합류했다.
25년에 걸친 프로 경력을 마무리한 토티는 로마 홈페이지를 통해 은퇴 소감을 밝혔다. 토티는 “축구 인생의 첫 장이 끝났다. 이제 단장으로서 중요한 임무가 시작된다. 선수 시절처럼 좋은 활약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당분간 구단 경영을 배우며 가장 적합한 역할을 찾는 과정을 거칠 거라고 이야기했다. ‘프란체스코, AS로마’라고 이름과 회사가 적힌 명함도 갖게 됐다.
토티의 은퇴로 이탈리아세리에A에 스타 선수 출신 경영자가 한 명 늘었다. 사네티, 네드베드 등 수년 전까지 선수로 익숙했던 인물들이 이미 양복을 입고 구단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하비에르 사네티 인테르밀란 부회장은 현역 시절 인테르 역사상 가장 공헌도가 높은 선수 중 하나였다. 19시즌 동안 인테르에서 활약했고, 2009/2010시즌 3관왕을 차지할 때 핵심 멤버였다. 구단 역사상 최다인 리그 615경기, 공식전 858경기를 소화했다. 등번호 4번은 영구 결번 처리됐다.
아르헨티나 대표로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지만, 프로 커리어 대부분을 인테르에서 보냈기 때문에 은퇴 이후에도 이탈리아에 머물렀다. 2013/2014시즌 마지막 시즌을 치르고 있을 때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해 인테르 경영진에 합류할 것’이 공식 발표됐다. 사네티는 애초 2년 계약으로 시작한 부회장직을 한 번 연장했다. 중국 자본에 인수된 인테르에서 대외적인 발언을 자주 하며 팀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역할을 한다. 부업으로 밀라노에서 식당도 운영하고 있다.
파벨 네드베트 유벤투스 단장은 현역 시절 유벤투스에서 여덟 시즌을 보냈다. 세리에A 2회 우승뿐 아니라 승부조작 파동에 따른 강등과 승격까지 모두 겪었다. 유벤투스의 2000년대를 상징하는 미드필더였다. 2009년 선수 커리어를 마쳤고, 2010년 유벤투스 운영진에 합류했다. 2015년 부회장으로 격상돼 지금에 이르렀다. 이번 이적시장에서 체코 대표팀 후배인 파트리크 쉬크의 영입을 유독 기뻐했다고 알려졌으나, 쉬크는 건강검진에서 미심쩍은 결과가 나온 뒤 이적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라치오는 이탈리아 대표 골키퍼 출신인 안젤로 페루치가 선수단 단장을 맡고 있다. 2006년까지 이탈리아 대표로 선발됐고, 선수 생활의 말년 겸 전성기를 라치오에서 보내다 2007년 은퇴했다. 이후 이탈리아 대표팀 등에서 지도자로 일하다 라치오 선수단을 지원하고 있다.
AC밀란은 그동안 배출된 수많은 스타 선수들을 경영에 좀처럼 참여시키지 않는 팀이다. 전설적 수비수 프랑코 바레시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특히 ‘원 클럽 맨’이자 대를 이어 밀란에서 활약한 파올로 말디니의 경우 은퇴 이후 별다른 활동이 없으면서도 밀란 코칭 스태프나 경영진에 합류하지 않았다. 휴식이 길어지자 오히려 현 밀란 경영진과의 불화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말디니는 최근 테니스 대회에 참가하는 등 은퇴 이후의 삶을 즐기는데 더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사진= AS로마 공식 홈페이지 동영상 캡쳐,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