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공격수 3명이 '원톱 경쟁', 전북의 경쟁력

2017-06-29     김정용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전북현대는 K리그 클래식 정상급 스트라이커를 세 명이나 보유하고 있지만 선발로 나갈 수 있는 건 한 명뿐이다. 김신욱, 에두에 이어 이동국까지 살아나며 전북은 행복한 고민을 시작했다.

28일 전북이 포항스틸러스 원정에서 3-1로 승리했다. 주인공은 선발 출장해 두 골을 넣은 이동국이었다. 한 번도 풀타임으로 뛰지 못한 이동국은 이날 시즌 세 번째 선발 출장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부활했다. 시즌 3호골이다.

이동국이 3골을 넣으며 전북은 3골 이상 득점자가 가장 많은 팀이 됐다. 김신욱과 에두가 각각 6골을 넣었고 이동국, 김진수, 김보경(가시와레이솔로 이적)이 3골씩 터뜨렸다. 3골 이상 득점자가 두 번째로 많은 팀은 전남드래곤즈(4명)다.

보통 ‘삼각편대’는 동시에 선발 출장하는 선수 세 명을 부르는 말이다. 전북의 세 공격수는 단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면서도 15골을 합작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17라운드까지 세 공격수의 선발 출장 횟수를 모두 더하면 김신욱 10회, 에두 9회, 이동국 3회로 총 22회다. 원톱을 쓴 경우가 12경기, 투톱을 쓴 경우는 단 5경기라는 뜻이 된다.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면서 약 143분 당 한 골을 넣었다. 세 공격수의 평균 결정력이 모두 높다는 뜻이다.

큰 틀에서 보면 스피드가 느린 장신 공격수라는 점에서 전북 원톱 세 명은 스타일이 겹친다. 그러나 상황, 상대에 따라 미묘하게 다른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상대팀 입장에선 전북 공격을 예상하기 힘들다. 김신욱은 헌신적인 면모와 압도적인 제공권을 겸비했고, 에두는 등지는 플레이와 드리블 돌파를 가진 왼발잡이, 이동국은 투톱일 경우 섀도 스트라이커까지 소화할 수 있는 노련미와 문전에서 보이는 득점 감각이 장점이다.

최 감독은 감독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주전 선수들의 출장 시간 배분에 각별하게 신경 써 왔다. 지난 2015년 에두와 이동국 두 명만 있을 때도 투톱을 도입하려 애썼다. 이번 시즌에도 초반 투톱을 시험하며 공격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려 시도했다. 그러나 과도기에 있는 전북은 윙어들의 부재 등 여러 문제가 겹치며 제대로 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최근엔 스트라이커를 한 명만 세우는 스리톱 위주로 경기하고 있다.

최 감독은 포항전 역시 원톱으로 시작했지만 기어코 세 공격수 모두에게 출장 시간을 주는데 성공했다. 선발 출장해 61분을 뛴 이동국이 2골, 교체 투입돼 29분을 뛴 에두가 1골을 넣었다. 승기를 잡은 막판 5분가량 투톱을 쓰며 김신욱까지 경기장에 투입했다. 공격수 세 명을 원톱 전술 속에서 공존시키는 묘기는 아직까지 성공적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