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3연속 PK 선방, 칠레 3연속 결승

2017-06-29     한준 기자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칠레의 여름은 올해도 환희다. 골키퍼 클라우디오 브라보의 승부차기 선방에 힘입어 29일 새벽(한국시간) 포르투갈을 준결승에서 꺾고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러시아 2017’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칠레는 남미 챔피언이다. 자국에서 개최한 ‘2015 코파아메리카’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코파아메리카 창설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2016 코파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도 우승해 진정한 남미 축구의 왕으로 인정 받았다. 컨페드컵 결승 진출까지 이룬 칠레는 3년 연속 메이저 대회 결승 진출을 이뤘다.

칠레의 결승행 여정은 쉽지 않았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치른 러시아와 친선전에서 1-1로 비겼고, 루마니아전은 2-3으로 졌다. 조별리그 성적도 카메룬에 2-0 승리를 거둔 이후 독일과 1-1 무승부, 호주와 1-1 무승부를 기록해 B조 2위로 4강에 올랐다.

4강 상대는 A조 1위로 올라온 ‘유럽 챔피언’ 포르투갈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해 유럽 무대에서 검증된 선수들이 즐비한 팀이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여름 프랑스에서 열린 ‘유로2016’에서 역습형 실리 축구로 우승했다. 조별리그에서 신체조건이 좋은 독일, 호주를 상대로 고전한 칠레에겐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대였다.

실제로 경기 내용은 팽팽했다. 정규 시간 동안 팽팽한 공방이 이어졌다. 포르투갈이 호날두의 높이를 활용한 직선적 공격으로 칠레 수비를 여러 번 위협했다. 수비 안정을 추구한 전력으로 알렉시스 산체스와 에두아르도 바르가스, 아르투로 비달을 공격진에 내세운 칠레 공격을 제어했다. 바르가스가 기막힌 바이시클 슈팅을 시도한 것 외에 칠레 공격은 득점으로 이어질만큼 위협적이지 못했다.

연장전에 접어들고 양 팀 모두 체력이 떨어지면서 칠레가 주도권을 잡았다. 산체스와 비달이 공격 과정에서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기술을 선보였다. 교체 투입된 신성 마르틴 로드리게스도 활력이 됐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칠레는 경기를 결정할 수 있었다. 비달의 중거리슈팅이 골포스트를 때렸고, 로드리게스의 재차 슈팅도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이 있었다.

120분 혈전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연장전 기세로 보면 칠레가 조금 더 결승에 갈 자격이 있었다. 승부차기에서 주장 브라보가 칠레의 불운을 합당한 결과로 바꾸어 놨다. 선축한 칠레가 비달, 차를레스  아랑기스, 산체스 등 초반 3명의 키커 모두 페널티킥을 성공한 가운데 브라보는 히카르두 콰레스마, 주앙 무티뉴, 루이스 나니 등 포르투갈 세 명의 키커가 시도한 슈팅을 차례로 선방했다. 

칠레는 승부차기 세 번째 키커 만에 3-0을 만들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대회 개막에 앞서 장딴지 부상으로 조별리그 초반 두 경기에 결장한 브라보는 호주와 3차전부터 부상에서 회복했고, 포르투갈과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 선방으로 이름값을 했다. FC바르셀로나를 떠나 맨체스터시티로 이적한 뒤 안정감 논란을 빚었으나 칠레 대표팀에선 여전히 단단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브라보의 3연속 선방 덕분에 칠레는 3연속 결승 진출을 이뤘고, 3연속 국제 대회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칠레는 독일-멕시코 간 준결승 승자와 우승을 겨룬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