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국 대표 선수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리그, 돈의 액수만으로도 화제를 모으는 리그, K리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리그. 모두 중국슈퍼리그(CSL) 이야기다. 중국인들의 돈봉투 너머를 보려 노력해 온 'Football1st'가 중국 축구 '1번가'의 현재 상황과 그 이면을 분석한다. 가능하다면 첫 번째로. <편집자주>

 

중국 슈퍼리그(이하 CSL)에서 활약하는 한국 감독들에겐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

 

CSL 구단 지휘봉을 잡은 한국 감독은 네 명이다. 국적으로 따지면 한국 감독 비율은 CSL에서 가장 높다. 그만큼 중국 축구를 잘 이해하고 지도력까지 갖췄다는 이야기다. 2017시즌은 쉽지 않다. 3라운드를 치른 현재 한국 감독이 맡은 팀이 13(충칭당다이), 14(연변부덕), 15(장쑤쑤닝), 16위(창춘야타이)다.

 

한국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팀 중 한 팀도 승리하지 못했다. 장외룡 감독이 이끄는 충칭은 2무 1패, 박태하 감독이 지휘하는 연변과 최용수 감독이 맡은 장쑤가 1무 2패 그리고 이장수 감독의 창춘이 3패다. 총 12경기에서 4무 8패를 거뒀다. 지난 시즌 출발과 비교해 봤을 때도 더 좋지 않다. 충칭은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광저우헝다를 잡았고, 연변은 3라운드에서 베이징궈안을 이겼다.

 

거짓말 같은 불운이 연이어 벌어졌다. 1일 경기한 연변은 광저우푸리를 밀어 붙이다 후반에 단 한 번 맡은 위기에서 실점했다. 상대 공격수가 헤딩한 공이 수비수에 맞고 굴절돼 들어갔다. 연변 슈팅은 골대를 때리고 나갔다. 박 감독은 “절대로 질 경기는 아니었다”라면서도 “잘하고 졌으니 다음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일 창춘도 마찬가지였다. 전반에 결정적인 기회를 세 차례 놓친 후에 후반전에 산동루넝에 두 골을 허용했다. 전반에 오디온 이갈로가 골키퍼까지 제치고도 골을 넣지 못한 장면과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졌으나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은 게 컸다. 이 감독은 “전반 45분은 내가 이 팀에 온 이후로 가장 좋은 경기력이었다”라며 아쉬워했다.

 

같은 날 경기한 최 감독은 차와 포 그리고 마까지 떼고 경기했다. 로저 마르티네스는 부상, 알렉스 테세이라는 징계, 주장 우시는 코뼈 골절로 빠졌다. 랴오닝훙윈 원정에서 한 골을 먼저 내주고도 프리킥골로 따라붙었으나 역습에 두 차례 당하며 무너졌다. 최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3연승을 거뒀으나 리그에서는 아직 첫 승을 하지 못했다.

 

장 감독이 이끄는 충칭도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톈진터다에 0-2로졌다. 충칭은 좋은 기회를 몇 차례 놓치면서 홈팀에 밀렸다. 

 

주축 선수 부상과 징계로 어려움을 겪는 장쑤를 제외하면, 지난 시즌과 다르게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거의 비슷하다. 일단 한국 감독이 맡은 팀은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하다. 외국인 선수 출전이 3명으로 제한되고 23세 이하 선수 1명을 의무적으로 출전시키는 과정에서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강팀일수록 내국인 선수 수준이 높고 좋은 23세 이하 선수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상하이상강), 거스 포에트(상하이선화), 펠릭스 마가트(산동루넝)과 같은 세계적인 명장들이 팀을 잘 조련해서 리그 수준이 높아진 것도 이유다. 강팀들이 초반부터 흔들림 없이 나가기 때문에 약팀이 설 자리는 더 작아졌다. 이 감독은 “올 시즌에는 약팀이 강팀을 잡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 팀 사정이 조금씩 다르지만, 개막 이후 3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한 것은 큰 악재다. CSL 구단들은 기다려주지 않기로 유명하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1~2경기에서 더 패한다면 현지 언론이 매우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감독들은 오는 7~9일에 걸쳐 벌어지는 5라운드에서 분위기를 꼭 바꿔야 한다.

 

창춘은 9일 랴오닝훙윈을 홈으로 불러들이고, 장쑤와 충칭은 7일 맞대결한다. 연변은 9일 파비오 칸나바로가 이끄는 톈진췐젠과 원정 경기를 한다. 

 

글=류청 기자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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