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객관과 이성만 따지면 재미가 없다. 피치 위의 열정을 이해하는데엔 감정에 호소하는 쪽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평행선처럼 팽팽한 줄다리기,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는 모호한 결론을 내리기 보단 확실하게 한 쪽을 선택하는 것이 더 재미있다. 그래서 <풋볼리스트>가 ‘군경더비’를 맞아 K리그 챌린지에 ‘편파 프리뷰’를 준비했다. 상주상무 담당 윤진만 기자와 경찰축구단 담당 류청 기자가 확실하게 챌린지 최고의 빅게임을 전망했다.

::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3 5라운드
-상주상무(2승3무, 리그 2위) vs 경찰축구단(3승, 리그 1위)
-일시, 장소: 4월 20일 일요일 오후 4시, 상주시민운동장
-중계: 네이버(생), 다음(생)

:: 편파프리뷰

윤진만 “미디어데이 김형일의 군기를 잊었는가?”
“충성!” 지난달 14일 K리그 챌린지 미디어데이에서 군기의 상징 녹색 외출복을 입고, 베레모를 착용한 김형일의 우렁찬 목소리. 멋지지 않나? 남자는 자고로 군대를 다녀와야 한다. 김형일은 군기가 바짝 들었다. 이는 곧 상주상무의 힘이다. 경찰 축구단 염기훈에게서 군기를 느낄 수 있나? 머리카락만 짧았지 표정은 수원삼성 시절과 다르지 않다. 군 생활 중에 여유라니, 여유라니! 경찰축구단은 월급도 많이 받고 숙소 생활도 편하다고 하던데. 5경기 연속 무패(2승 3무) 중인 상승세에 더해 헝그리 정신까지 갖춘 상주 상대로 무엇을 할 수 있겠나?

류청 "군기? 윤기자 도대체 어느 시대에 살고 있나?"
군기는 말로 보이는 게 아니다. 군기는 온몸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염기훈이 군기가 빠졌다고? 상주에 이승현 말고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린 병사가 있나? 염기훈은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양동현과 정조국도 계속해서 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올 시즌 K리그 챌린지리그에서 유일하게 전승을 거둔 팀이 경찰 축구단이다. 3경기에서 8골을 터뜨렸다. 이게 바로 경찰의 기강이다. 교체돼 나오며 경례만 잘한다고 군기가 좋은 게 아니다. 헝그리 정신을 운운하던 시대는 지났다. 윤 기자 도대체 어느 시대에 살고 있나?

윤진만 "화려한 은하수 군단, 무섭지도 않나?"
말 한번 잘했다. 챌린지의 ‘은하수 군단’ 상주 앞에서 스쿼드를 운운하다니. 하태균, 이근호, 김재성, 이상호, 정훈, 이호, 최철순, 이재성, 김형일, 김호준. 경찰 축구단에 ‘화려하다’는 문구를 붙이는 건 맞지 않다. 이 정도는 되어야 화려한 스쿼드라고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축구를 스쿼드로 하냐?”고 반박하고 싶겠지만 아서라. 박항서 감독은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구를 선발로 내세울지 고민하고 있다. 이 선수들은 그냥 잘하는 선수들이 아니다. 실력이 엇비슷한 팀을 상대할 때면 제 실력 이상을 뽐낸다. 무섭지?

류청 "4골 1도움 '정날두'가 더 무서울 걸?"
조동현 감독은 두통 때문에 잠을 못 잔다고 하더라. 후보 선수까지 18명을 추리기도 힘들다. 진정한 ‘은하수 군단’은 경찰 축구팀이다. 해외 유학파도 다수 포진돼 있다. 프랑스 유학파 정조국, 프랑스와 스페인을 두루거친 양동현이 공격을 이끈다. 정조국은 경찰청에 몸담은 이후 아시아최고선수 이근호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3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했다. 챌린지리그의 ‘정날두’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정조국은 입대 전부터 “경찰이 군인을 이겨야 정상 아닌가?”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다. 화려한 건 양보하겠다. 승리는 경찰 몫이다.

윤진만 "경찰 화력은 인정…철의 포백은 어쩔겨?"
경찰 축구단의 화력이 세다는 건 인정한다. 정조국의 '유학' 얘기에 피식 웃었지만 어찌됐든 성과가 나오고 있는 걸 보니 조심해야 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러나 이날 '정날두'는 '정레스'가 될 것이다. 상주의 수비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K리그 최고 레벨의 수비형 미드필더 정훈과 이호가 지킬 중원을 어떻게 뚫으랴. 어찌저찌 뚫는다 해도 그 뒤에는 김형일, 이재성, 최철순, 백종환의 '철(모)의 포백'과 前 제주 골키퍼 김호준이 기다리고 있다. 5경기 3실점, 어때 무섭지? 이번에는 아니라고 못하겠지?

류청 “철의 포백? 경찰을 만나기 전이라 가능”
K리그 챌린지에서는 모든 게 경찰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뉜다. 경찰을 만나면 실점이 늘고 승점은 멈춘다. 상주는 아직 경찰을 만나지 않았기에 ‘철의 포백’을 운운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수비는 경찰도 좋다. 오범석, 양상민, ‘작은’ 이호, 김동우 그리고 이원재로 이어지는 중앙 미드필드진과 수비진은 K리그 클래식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골키퍼는 동물적인 반사신경을 자랑하는 유현이다. 뭐 더 말하기도 입이 아프다. 상주의 전력은 전혀 무섭지 않다. 국방부는 안전행정부의 단단함을 맛보게 될 것이다.

사진= 상주상무, 경찰축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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