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윤진만 기자= 호날두 對 메시. 데얀 對 스테보. 빅매치에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건 스타들의 기량 맞대결이 아닐까. 20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리는 상주상무와 경찰축구단의 ‘호국더비’가 관심을 모으는 것도 양 팀에 이근호, 오범석, 김재성, 이승현, 하태균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첫 맞대결을 앞두고 각포지션별 핵심 선수를 비교했다.

● 하태균vs정조국 : 신인왕 출신이 펼치는 ‘슈퍼매치’

* 올시즌 챌린지 기록: 2경기 1도움 / 3경기 4골
* 역대 K리그 기록: 103경기 18골 4도움 / 229경기 71골 20도움
* 국가대표 경력: - / 13경기 4골

경험, 이력면에서 하태균이 밀리는 싸움이다. 하태균은 2007년 수원 입단 시즌 신인상을 받으며 이목을 집중시켰으나 잦은 부상과 번번이 골 찬스를 놓치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2003년 안양LG(FC서울 전신)에 입단한 정조국도 데뷔 시즌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로도 2011년 유럽으로 진출하기 전까지 꾸준한 활약을 한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둘은 2012년을 마치고 각각 상주와 경찰청에 입단했다.

이번 맞대결은 또 다른 ‘슈퍼매치’다. 두 선수는 군 입대 전 한국에서 줄곧 한 구단에서만 뛰었는데 그 구단이 철천지원수 수원과 서울이다. 슈퍼매치에서 서로의 골문을 겨눠 정조국이 5골, 하태균이 1골을 넣었다. 잠시 둥지를 떠났으나 아직도 라이벌에 대한 경쟁심을 갖고 있다. 정조국이 리그 4골로 챌린지 득점선두를 달리며 부상에서 갓 회복한 하태균을 자극하고 있다.

● 이근호vs염기훈: 챌린지 최고 스타 가리자

* 올시즌 챌린지 기록: 4경기 3골 / 3경기 1골 1도움
* 역대 K리그 기록: 104경기 34골 15도움 / 142경기 32골 37도움
* 국가대표 경력: 48경기 16골 / 46경기 3골

축구를 친구 어깨너머로 본 팬이라도 이근호, 염기훈의 이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듯하다. 두 선수는 2000년대 중후반, 2011년대 초반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다. 2007년 6월 29일 이라크와의 친선경기에서 나란히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이후 꾸준히 대표팀에 발탁되고 있다. K리그에서도 화려한 실력, 스타성을 앞세워 각종 이슈를 몰고 다녔다. 염기훈은 울산, 전북, 수원 등 명문구단을 두루 거쳤고 이근호는 지난해 울산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AFC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두 선수의 발끝에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지사. 이근호는 A대표팀 출전으로 한 템포 쉬고도 지난 13일 광주전 포함 리그 3골을 터뜨렸다. 4-2-3-1 전술에서 측면 미드필더, 최전방을 가리지 않고 맹활약 중이다. 염기훈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부천, 고양전에서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팀의 3연승을 이끌고 있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맞대결이다.

● 김형일vs오범석: 동갑내기 수비수, 또 만났네

* 올시즌 챌린지 기록: 5경기 / 3경기
* 역대 K리그 기록: 143경기 5골 3도움 / 214경기 9골 6도움
* 국가대표 경력: 2경기 / 43경기 2골

김형일과 오범석은 K리그를 대표하는 1984년생 수비수다. 오범석의 별명은 반칙왕, 꾀돌이, 악바리에서 알 수 있듯이 영리한 수비가 장기이고, 터프한 김형일의 별명은 ‘글래디에이터’다. 2003년 포철공고를 거쳐 포항에 입단한 오범석이 데뷔는 더 빨랐다. 벌써 프로 10년차다. 그는 2007년까지 포항의 주축 라이트백으로 활약하고 유럽에 진출한 뒤 울산(2009~2010), 수원(2011~2012)에서 뛰었다. 김형일은 경희대를 졸업하고 2007년 대전에 뒤늦게 입단했다. 2008년 포항으로 건너가 2011년까지 활약했다.

김형일은 2012년 제대한 선배 수비수 김치곤(울산)의 뒤를 이어 주장 완장을 차고 핵심 센터백으로 상주의 중심을 잡는다. 상주가 5경기에서 3실점할 수 있던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오범석도 ‘꾀돌이’다운 영리한 수비로 3경기 2실점 선방했다. 두 선수의 포지션은 다르지만 베테랑으로서 수비진을 지휘하고 사기를 끌어올리는 공통점을 지녔다. 한 골 차 승부가 예상되는 이번 경기에서 김형일과 오범석의 활약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사진=이근호/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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