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국내 축구 심판들이 프로 및 아마추어 대회 판정 거부에 들어갔다. 그러나 실질적인 보이콧이 시작되기 전에 갈등을 해결할 의지는 있는 상황이다.

대한축구협회 산하 전국심판협의회는 23일 긴급 이사회에서 내린 결론을 바탕으로 24일 한국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회에 공문을 보냈다. 광주FC와 FC서울의 경기에서 나온 오심에 대한 징계가 정당하지 않으므로 바로잡아지는 날까지 모든 프로 및 아마추어 경기 심판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보이콧 선언인 셈이다.

지난 19일 열린 광주와 서울의 경기에서 김성호 주심이 선언한 페널티킥이 문제였다. 서울 이상호의 크로스가 박동진의 등에 맞았지만 김성호 심판은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광주 측이 문제를 공론화시키며 강하게 반발하자 프로연맹은 오심을 인정했다. 김성호 심판은 무기한 경기 배정 정지, 주심에게 핸드볼이라는 의견을 밝혔다가 경기 후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던 부심은 퇴출 징계를 받았다. 이 징계가 명확한 규정에 따른 것도 아니고 너무 과하다는 것이 심판협의회의 입장이다.

조영증 심판위원장은 ‘풋볼리스트’와 가진 통화에서 “다음주 화요일(28일)에 심판협의회 측과 만나기로 했다. 원만한 해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판협의회 소속 심판들이 강경한 집단 행동에 나선 것처럼 보이지만, 일단 대화 테이블에 앉으면 큰 후폭풍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을 갖고 있었다. 실제로 심판협의회 측도 ‘스포츠조선’과 가진 인터뷰에서 “사실 보이콧을 하려는 건 아니고 잘못된 부분을 시정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조 위원장은 과한 징계에 대해 내부적으로 항의하는 방법도 있는데 집단행동 형태를 취한 심판협의회의 문제제기 방법이 아쉽다고 밝혔다. “지난 수년 동안 징계가 과하다고 항의가 들어오면 합당한 주장일 경우 이를 받아들여 징계를 경감한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다. 이번 사건도 더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었는데 문제가 공론화돼 안타깝다. 심판협의회는 징계가 과하다고 보고,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대화를 통해 설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양측 모두 원만한 해결을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로 보이콧 사태를 피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입장차만 확인하게 될 수도 있다. 조 위원장은 “축구팬들이 판정에 대해 큰 불신을 갖고 있는 가운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 일어났다. 잘 해결하고 싶다”며 K리그 심판들의 이미지 실추를 우려한다고 말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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