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한준 기자=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0 대표팀이 ‘FIFA U-20 월드컵 대한민국 2017’의 전초전 성격으로 참가한 ‘아디다스컵 U-20 국제축구대회’ 첫 경기에서 온두라스에 3-2 승리를 거뒀다. 1골 차 신승이지만, 이승우의 확실한 득점이 오프사이드 오심으로 무산된 점을 감안하면 공격력 측면에서는 긍정의 요소가 많았다.

문제는 두 골을 내준 수비다. 한국은 안방에서 경기했다. 3월 25일 저녁 수월월드컵경기장의 날씨는 쌀쌀했다. 한국이 넣은 세 골은 모두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 

카를로스 타보라 온두라스 U-20 대표팀 감독은 “한국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다. 바르셀로나에 소속된 선수가 있다는 것 정도만 알았는데 키큰 수비수들이 위력적이었다. 신체조건도 축구의 중요한 요소인데 수비수들의 신장이 크고 체구가 좋아 세트피스 상황에서 강했다”고 평가했다.

타마라 감독은 한국 수비진에 대한 평가를 묻자 장신 선수들의 화력을 주목했지만, 역습 상황에서 속도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온두라스가 부엘토, 그란트, 더글라스, 알바레스 등을 통해 전개한 역습 공격을 꽤 위협적이었다. 

특히 등번호 18번 부엘토의 돌파 능력이 출중했고, 부엘토를 막던 정태욱이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주기도 했다. 전반전에 나온 온두라스의 동점골도 부엘토가 이상민의 볼을 가로챈 뒤 2대1 패스로 전진한 이후 문전 우측으로 진입해 예리한 중거리슈팅으로 득점했다. 

신태용 감독은 2실점 과정이 문제는 아니었다고 했다. “수비도 이틀 동안 조직 훈련을 했다. 첫 번째 실점은 이상민 선수가 본의 아니게 실수를 하면서 상황을 줬다. 두 번째 페널티킥을 준 장면은, 국제 대회에선 그런 실수 하나로 질 수 있다는 걸 느껴야 한다. 전체적인 수비 조직은 괜찮았다.”

신 감독은 정상적인 플레이 상황에서는 두 센터백 이상민과 정태욱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고 상대 공격에 대처했다고 호평했다. 다만 각각 개인적인 실수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실수를 통해서 더 굳어질 것”이라며 평가전 와중의 일이기에 문제될 것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서는 이날 수훈 선수 중 한 명인 미드필더 이진현도 같은 생각을 말했다. 이진현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자신이 기록한 어시스트보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플레이가 잘 되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진현은 잘 된 플레이를 구체적으로 묻자 “미드필더가 센터백 사이로 내려가 조직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을 집중했는데, 그게 잘 됐다”고 했다.

이날 U-20 대표팀은 이승모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이탈하고, 김정민 마저 부상을 입고 있는 가운데 김승우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센터백과 미드필더를 겸할 수 있는 김승우는 두 센터백 사이와 앞 지역을 오가며 수비 지원과 빌드업 기점 역할을 능숙하게 수행했다. 김승우는 전반 45분 코너킥 상황에서 득점하기도 했다.

두 차례 실점에서 U-20 대표팀은 전체적으로 좋은 호흡을 보였다. 신 감독은 최종 엔트리 윤곽이 나올 4월 소집 훈련부터 수비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2016 리우 올림픽 대회 당시와 마찬가지로 적극적인 축구를 추구하는 신 감독은 수비 숙제를 안고 있지만, 그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온두라스전 승리에 대해 냉정하게 짚을 부분도 있다. 타보라 감독은 "외국에 처음 나와보는 선수도 많이 있었다. 장거리 비행을 했다. 한국에 와서 경기를 해본다는 경험 자체가 소중하다. 우리는 이 대회에 결과 보다는 경험을 위해 왔고 그 점에서 만족스럽다. 전반전은 어려웠지만 후반전에 선수들의 플레이가 좋아졌다"고 했다. 우리도 100%가 아니었지만, 온두라스는 더더욱 미진한 컨디션이었다. 아직 과정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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