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프로의 세계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출전 기회는 오직 실력으로 결정된다. 국가대표도 마찬가지다. 잠재성을 기대하는 측면도 있지만, 연령별 대표를 뛰어넘어 10대의 나이로 A매치에 나서는 선수들이 있다. 펠레, 마라도나, 호나우두, 호날두, 메시 등 역대급 스타들은 10대에 국가대표가 됐다. 모두 떡잎부터 달랐다. 러시아 월드컵에 나설 수 있는 10대 스타는 누가 될까? 유독 10대 스타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는 나라는 어디일까? ‘풋볼리스트’가 세계를 흔든 ‘10대 국대’를 소개한다.

‘유로 2016’ 결승전에서 우승한 포르투갈 선수 환호를 TV로 보던 프랑스 소년은 힘 없이 고개를 떨궜다. 이 소년은 거짓말처럼 ‘유로 2016’이 끝난 뒤 8개월 만에 TV에서 봤던 프랑스 대표팀과 함께 뛴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 주인공은 킬리앙 음밥페(19, AS모나코)다. 음밥페는 ‘유로 2016’을 U-19 대표팀 소집 중간에 동료들과 함께 봤다. ‘레키프’는 음밥페가 프랑스 대표팀에 선발된 이후 이 동영상을 공개했다. 음밥페를 비롯한 U-19 대표팀 선수들은 침울했다. 코치는 “안타깝게도 (A대표팀은) 졌지만, 좋은 밤을 보내길 바란다”라고 말한다.

 

음밥페는 오는 25일과 28일 룩셈부르크(‘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전), 스페인(친선전)을 치를 프랑스 대표팀에 포함됐다. 디디에 데샹 감독은 “나이가 실력과 무관하다”라며 어린 음밥페를 선발했다. 음밥페가 룩셈부르크와 경기에 출전하면 만 18세 3개월 5일 만에 A매치 데뷔하게 된다. 이는 역대 프랑스 2위(전후 기준) 기록이다.

 

그는 자신이 어린 시절 TV로 보며 환호했던 선수들과 함께 뛴다. ‘레키프’는 음밥페가 프랑스 대표팀 훈련장인 클레르퐁텐에 입소하는 날 음밥페 사진을 일면에 걸고 제호를 “형들 집에 온 것을 환영해”라고 뽑았다. 데샹 감독은 우스만 뎀벨레(20, 보루시아도르트문트). 아드리앙 라비오(22, 파리생제르맹), 티에무에 바카요코(23, AS모나코) 등 젊은 선수를 대거 선발했다.

 

음밥페만 10대에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게 아니다. 프랑스 역대 최연소 A매치 데뷔 선수 TOP 10 가운데 5명이 90년대 이후 데뷔했다. 모두 우리가 알만한 선수다. 킹슬레 코망(10위, 19세 5개월), 우스만 뎀벨레(9위, 19세 3개월 17일), 카림 벤제마(8위, 19세 3개월 9일), 니콜라 아넬카(6위, 19세 1개월 8일)는 모두 10대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프랑스는 10대 대표를 많이 내는 나라로 유명하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기량을 보여 이르게 대표팀 데뷔를 하는 선수가 많았다. 반짝 스타도 아니다. 앞서 언급한 선수 중 은퇴한 아넬카를 제외하면 모두 좋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아넬카도 개인적인 문제로 부침이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은퇴할 때까지 실력을 유지했다.

 

비결은 대표팀 훈련장이자 유소년 교육기관인 클레르퐁텐이다. 클레르퐁텐은 유소년 전담 코치들이 잠재력 있는 선수를 키우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프랑스는 코칭 라이선스를 취득하는데 드는 시간이 가장 긴 나라다. 이들 중에서도 ‘UEFA JUNIOR U-13 RPO 라이선스’를 취득한 전문 강사들이 클레르퐁텐에서 유소년을 지도한다. 이들은 자신 인생관을 담은 논문도 써야 한다.

 

클레르퐁텐 지도 방식 중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반복과 기다림이다. 클레르퐁텐은 날고기는 유소년 대표를 받아 기본부터 가르친다. 아주 기본적인 패스부터 반복적으로 가르친다. 티에리 앙리는 그 엄청난 반복에 대해 회상하기도 했다. 선수들이 이 패스를 몸과 머리로 모두 이해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골자다. 최단기간 속성이 아닌 숙성이 목표다.

 

한때 클레르퐁텐이 너무 체격적인 부분을 강조해서 프랑스 축구가 ‘2006 독일 월드컵’ 이후 침체기를 겪었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클레르퐁텐은 빠르게 문제점을 수정해 뎀벨레, 음밥페, 라비오 같은 좋은 선수를 배출했다.

 

기회가 많은 리그 구조도 어린 선수들 성장에 한몫 했다. 프랑스 리그앙은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리그보다는 수준이 조금 떨어진다. 게다가 비유럽선수 쿼터도 있다. 자국 어린 선수들이 빨리 데뷔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물론 도태되는 선수도 있지만 성장할 잠재력을 지닌 이들은 더 빠르게 정점으로 갈 수 있다. 치열한 경쟁으로 스스로를 단련한 셈이다.

 

‘2016/2017 UEFA 챔피언스리그’와 ‘UEFA 유로파리그’에서 선전 중인 AS모나코와 올랭피크리옹은모두 젊은 팀이다. 클레르퐁텐에서 교육 받은 젊은 선수들이 빨리 프로에 데뷔해 일찍 꽃을 피웠기 때문이다. 이들은 프랑스를 넘어 유럽 전체에서도 손꼽힌다. 빅클럽들은 이들을 데려가기 위해 골몰한다.

 

‘레키프’는 이번 프랑스 대표팀에 선발된 25세 이하 선수들 중 베스트11을 선정해 이적료를 모두 더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추정 이적료는 6억 유로(약 7277억 원)다.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된 폴 포그바가 이들 중 가장 형이다. 유망주를 공들여 키운 프랑스는 ‘유로 2016’ 준우승을 넘어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과 그 이후까지 바라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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