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프로축구의 계절이 왔다. ‘KEB하나은행 K리그 2017’이 힘차게 킥오프했다. 지난 4일과 5일, 전국 11개 경기장에서 개막한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는 그라운드에 봄바람을 불러왔다. 시즌 초반 볼거리는 풍성했다. 경기장 안에서는 골폭죽이 터졌고, 경기장들은 함성으로 가득찼다.

 

K리그의 볼 거리, 즐길 거리는 그라운드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감만족’을 위한 각 구단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풋볼리스트’는 K리그 구단들이 경기 외적으로 팬들을 사로잡기 위해 새 시즌에 맞춰 출시한 ‘대표 상품’들을 소개한다. 다섯 번째 주인공은 FC서울이 자랑하는 팬 파크(카페+팬 샵)다.

 

공간은 차이를 만든다.

 

FC서울은 지난 2016년 2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앞에 팬 파크(팬샵+팬카페_2016년 7월 30일 개장)를 열었다. 경기 날만 여는 게 아니라 365일 모두 여는 공간이다. 유럽에는 존재하지만 K리그에서는 보기 어려운 시설이다. 팬 파크는 새바람을 일으켰다. 이어 개장한 팬 카페는 개장일에만 1천여명을 불러 모았고,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좋은 기획의도가 성공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 이재호 서울 마케팅팀장은 “축구는 사실 홈 경기 수가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온라인 홍보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온라인에서 팬을 만날 수는 있지만, 오프라인에서는 경기를 통해 팬들을 만나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래서 일종의 만남의 장을 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팬 파크는 은근하게 인기를 모았다. 특히 경기 날은 시너지가 컸다. 이 팀장은 “사실 유니폼은 상대적으로 고가다. 예전까지는 이런 비싼 물품을 인터넷으로 밖에 살 수 없었다. 이제 팬샵이 생기면서 입어도 보고 여유롭게 쇼핑할 수 있게 됐다. 샵이 없을 때는 팬시 용품 같은 것은 기획도 할 수 없었는데 이제 조금 달라졌다. 연속성이 생기니 변화가 따라왔다”라고 했다.

팬샵 대표 상품인 유니폼은 판매량이 급증했다. 정말 없어서 못 팔 때도 있을 정도다. 이 팀장은 “확실한 수치를 말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 유니폼 판매량은 역대 최다였다. 2015년에 비해 3배가 늘었다. 정말 엄청나게 많이 팔렸다. 유니폼 디자인이 호평 받았고, 성적도 좋았고, 팬샵도 생긴 결과로 본다”라고 했다.

 

팬 카페는 만남의 장이 됐다. 사실 경기 당일 팬들이 선택할 수 있는 매장은 편의점이나 경기장 내 매점이 전부였다. 팬 카페가 생기면서 그야말로 차 한잔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판매량도 좋다. 경기 당일에는 몇 백 잔 단위로 음료가 팔린다. 가장 잘 팔리는 음료는 일반 카페와 같이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다. 시즌권을 내면 10%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서울팬 강동희 씨는 “팬 파크는 서울팬들에게는 자부심”이라고 했다. 그는 “운영 초반이기 때문에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확실히 팬 파크가 팬들 삶에 들어왔다. 특히 카페는 커피 맛이 괜찮다. 커피 맛에 예민한데 커피 맛이 확실히 좋아졌다. 처음부터 좋은 것은 아니었는데 관리하는 게 보인다. 시즌권 내밀고 당당하게 할인 받는 기분도 좋다”라고 했다.

 

이제 시작이다. 서울은 팬 파크를 문화 공간으로 만들려고 한다. 이 팀장은 “샵 안에 조그만 역사관, 박물관을 만들어 역대 유니폼과 트로피 그리고 역대 감독에 대한 전시를 한다. 샵 안에서 서울 역사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팬들이 이곳에서 약속을 할 정도로 상징적인 공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팬들 요구도 만족시켜야 한다. 강동희 씨는 “유니폼이 잘 팔려서인지 사이즈가 없어 구매하지 못할 때도 있다”라며 “팬심이 아니더라도 정말 예뻐서 사고 싶은 물품을 늘려야 할 것 같다. 또한 시즌 별로 아이템을 업데이트하는 게 아니라 상시적으로 상품을 업데이트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을 내놓았다. 

 

글= 류청 기자

사진= 서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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