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울산] 류청 기자= 울산현대가 부족한 2%를 찾아 나섰다. 

 

울산은 3일간 휴가를 마친 뒤 23일 훈련을 재개했다. 김도훈 감독은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에서 2연패를 한 뒤에 채찍보다는 당근을 줬다. 휴가를 통해 선수들이 체력을 회복하고 마음도 다잡길 바랐다.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 감독은 “패하기는 했지만 경기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베테랑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기 때문에 휴가를 줬다. 잘 쉬었으니 다시 뛰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2월 8월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시즌에 돌입한 울산은 엇박자를 냈다. 새로운 감독과 새로운 전술을 함께 받아들여야 했기에 혼란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 경기력은 예측보다 조금 더 빨리 고개를 들었지만, 골이 문제다. 울산은 좋은 경기를 하고도 패하거나 비겼다. 이종호를 도와줄 최전방 공격수가 없는 게 아쉬웠다.

 

“우리가 지난 3경기 동안 골을 터뜨리지 못한 게 이상할 정도다.” (오르샤)

“1골이면 되는데 정말 안 들어가더라. 운도 따르지 않았다.” (김성환)

 

이날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는 모두 같은 이야기를 했다. 공을 소유하면서 공격적인 축구를 하고도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김 감독은 측면 공격수 코바를 최전방으로 올리는 변칙 전술을 택했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았다. 김성환은 “이길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졌다. 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울산에 부족한 것은 2%다. 이를 극복할 가장 좋은 약은 승점 3점이다. 김성환은 “일단 이겨야 한다”라며 “이기면 선수들도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이 많으면 ‘이것도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젊은 선수들은 그렇지 않다. 이기지 못하면 ‘우리가 이 정도인가’라며 고민에 빠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성환은 골이 터져야 이종호가 지닌 부담도 덜 수 있다고 했다. 울산은 이종호 외에 골을 책임질 선수가 거의 없다. 이종호도 이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클 수밖에 없다. 김성환은 “이런 상황에서 (이)종호가 얼마나 부담이 크겠나. 그래도 종호가 해줘야 한다는 이야기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누굴 영입할 수도 없는 상황이니 안에서 잘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공격수 출신인 김 감독도 이종호가 진 짐을 어떤 방식으로든 덜어주려 한다. 김 감독은 “코바가 안에서 잘 해주길 바랐는데 그게 좀 힘들 것 같다”라며 “이제 젊은 선수들을 공격진에 세워 종호와 함께 뛰게 할 생각”이라며 “종호도 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몸에 힘이 너무 들어갔다. 그런 부분은 이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울산은 남은 A매치 휴식기를 남다르게 보내야 한다. 김 감독은 슈팅훈련과 자체경기를 통해 경기력을 더 끌어올릴 예정이다. 연습경기는 대학 팀과 한 번만 한다. 김 감독은 “부상자가 거의 없어서 자체 경기를 할 수 있다. 자체 경기를 통해 선수단 안정감을 끌어올리려고 한다. 잘 준비해서 강원전(4월 2일)을 잘 치르겠다”라고 했다.

훈련 분위기는 밝았다. 부상을 털고 지난 상주전에서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김성환이 훈련 분위기를 주도했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성환이가 돌아와서 분위기가 좋아졌다. (선수단이) 좀 활기차고 말이 많아졌다”라며 웃었다. 김성환은 “나를 비롯해서 베테랑들이 팀을 잘 이끌어가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울산은 큰 기대를 받는 팀이다. 시즌 초반에 다른 팀보다 더 큰 비판과 물음표를 받은 이유도 거기 있다. 김 감독과 선수단은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김성환은 “팬 기대만큼 우리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브리즈번을 6-0으로 이기면서 너무 기대감이 커진 부분도 있다. 하지만 결국은 거기까지 올라가야 한다. 경기력은 나쁘지 않으니 이겨서 위기를 극복하겠다”라고 다짐했다.

 

4월은 매우 중요하다. 울산은 2일 강원FC와 홈경기를 치르고, 8일 광주FC와 원정 경기를 한다. 12일 ACL 무앙통유나이티드 원정을 치른 뒤 16일에는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붙는다. 울산은 이 시기를 잘 보내야 리그와 ACL 모두 흐름을 잡을 수 있다. 이번 A매치 휴식기가 지닌 의미가 크다. 주장 김성환은 은근한 자신감을 보였다. 

 

“잘 나가다가 꺾이는 것보다는 서서히 올라가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