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측면수비는 남자 축구 대표팀의 오랜 고민거리였지만, 중국전에서는 오히려 측면수비수들에게 기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한국은 23일 중국 후난성 창샤에 위치한 허롱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을 치른다. 창샤 현지에서 훈련 중인 한국의 불안요소로 중앙수비와 측면 공격이 지목된다.

곽태휘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4인 체제가 유지된 중앙 수비수들은 최근 중국슈퍼리그의 규정 변화로 인해 경기 엔트리에 들기 힘들어졌다. 경기 감각이 정상적인 수비수는 홍정호다. 홍정호는 중국슈퍼리그 2경기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3경기를 모두 소화하며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반면 김기희는 ACL 플레이오프 1경기만 소화한 뒤 5주 동안 실전 경험이 없다. 장현수는 지난해 11월 A매치 이후 실전을 한 번도 소화하지 못한 상태다. 김민혁은 일본 J리그 사간도스에서 꾸준히 활약 중인 반면 A매치 경험이 없다는 점이 걸린다.

측면 공격은 손흥민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숙제다. 가장 전문 윙어에 가까운 손흥민이 경고 누적으로 중국전에 결장한다. 이번 대표팀 명단 중 측면에 설 수 있는 선수는 남태희, 구자철, 지동원, 허용준 등이 있지만 어느 선수도 상대 측면을 지속적으로 흔들며 균열을 내는 선수들은 아니다. 지동원은 공격수, 남태희와 구자철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가 ‘본업’이다. 풀백과 윙어를 모두 소화할 것으로 기대했던 김민우까지 부상으로 빠졌다.

반면 풀백은 모처럼 K리그에서 좋은 활약 중인 선수들로 채워졌다. 왼쪽 풀백 김진수, 오른쪽 풀백 이용과 최철순 모두 전북현대 소속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초기부터 주전이었던 김진수는 지난해 독일에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올해 K리그로 돌아오자마자 주전 자리를 차지하고 K리그 클래식 3라운드까지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전문 레프트백이 김진수뿐인 상황에서 중국전뿐 아니라 28일 시리아전까지 김진수가 책임질 가능성이 높다.

오른쪽의 이용도 공수 양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다. 이용의 경쟁자인 최철순은 전북에서 스리백의 중앙수비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레프트백 경험도 많기 때문에 김진수의 대체자 역할도 무리 없이 맡을 수 있는 선수다.

측면 수비수들은 기본적으로 측면 공격과 중앙 수비를 경기 내내 지원해야 한다. 손흥민이 없는 측면 공격이 약해질 경우 김진수와 이용의 공격력이 필요하고, 중앙 수비수들의 경기 감각 문제가 불거질 경우에도 풀백들이 도움을 줘야 수비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 철학대로 경기를 장악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중국 원정은 팀 전체의 경기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어려운 환경이다. 그럴 때 ‘한 방’으로 경기 흐름을 뒤집으려면 풀백들의 크로스가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김진수와 이용 모두 좋은 크로스를 가진 선수들이다. 김진수는 전북 동료 김신욱을 향한 롱 스로인으로도 최근 효과적인 공격을 해 왔다. 경기 막판까지 비기거나 지고 있을 경우 요긴한 공격 루트가 될 수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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