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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살린 골, 동료 못 살리는 플레이… 여전한 아구에로
김정용 기자 | 승인 2017.03.20 11:06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또 골을 넣어 맨체스터시티를 살렸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에겐 가장 소중하면서도 아쉬운 선수다.

2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16/2017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를 치른 맨시티와 리버풀이 1-1로 비겼다. 무승부를 통해 맨시티는 3위(승점 57), 리버풀은 4위(승점 56)를 지켰다.

결정력이 아쉬운 경기였다. 두 팀은 평소 스타일 그대로 적극적인 전방 압박과 빠른 전진 패스를 통해 속공을 교환하며 눈이 즐거운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리버풀이 페널티킥을 얻기 전까지 골이 나지 않았다. 후반 6분 제임스 밀너의 페널티킥으로 전광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후반 24분 케빈 더브라위너의 절묘한 땅볼 크로스를 받은 아구에로의 골로 동점이 됐다.

특히 동점 상황 이후 두 팀은 결정적인 기회를 번갈아 놓쳤다. 후반 30분 아구에로가 르로이 사네와 절묘한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문전으로 진입했으나 미끄러져 넘어지며 슛이 빗맞았고, 이 공을 더브라위너가 노마크 상태에서 때렸으나 골포스트를 맞히는데 그쳤다. 리버풀은 후반 35분 후방에서 넘어 온 패스를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발을 툭 대서 떨어뜨려줬고, 아담 랄라나가 밀어넣기만 하면 골이 되는 상황에서 헛발질을 하며 기회를 놓쳤다.

가장 많은 기회를 놓치는 동시에 맨시티에서 유일하게 기회를 살린 선수가 아구에로였다. 아구에로는 두 팀 선수 통틀어 가장 많은 5차례 슛을 날렸다. 그중 유효슛은 단 하나뿐이었고, 그게 동점골이었다. 나머지 슛 중 3개는 골대를 빗나갔고 하나는 수비수에게 걸렸다.

아구에로의 팀내 입지는 미묘하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가브리에우 제주스가 합류하자마자 교체 자원으로 밀려났던 아구에로는 제주스가 부상을 당하며 다시 붙박이 원톱으로 복귀했다. 현재 1군 최전방 공격수는 아구에로와 켈레치 이헤나초 뿐이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탈락한 지금, 아구에로가 매 경기 원톱을 맡을 것이 유력하다.

기록상 아구에로의 결정력은 훌륭하다. 아구에로는 최근 자신이 출장한 7경기에서 7골을 넣었다. UCL에선 아구에로의 득점이 무색하게 탈락했지만 나머지 대회에서 여전히 아구에로의 득점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FA컵 8강전에서 아구에로의 두 골로 미들즈브러를 2-0으로 꺾었고, 리버풀전도 결정력을 발휘한 선수는 아구에로였다.

그러나 경기력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두 팀 통틀어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 중 아구에로는 가장 적은 18회 패스에 그쳤다. 연계 플레이는 대부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이뤄졌고, 상대 진영(경기장을 삼등분했을 때)으로 전달한 패스는 8회 중 6회 성공에 그쳤다. 다른 공격자원들의 역량을 살려주는 능력은 여전히 부족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공격수 욕심이 강한 전술가다. 바르셀로나에선 사무엘 에토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다비드 비야로 계속 공격수를 교체했다. 바이에른뮌헨에서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영입 전까지 마리오 만주키치에게 만족하지 못했다. 득점력뿐 아니라 2선 플레이 능력까지 겸비해야 하는 과르디올라식 공격수 운영에 ‘득점 전문’인 아구에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두 인물의 부조화는 시즌 전반기만 해도 분석 속에서만 존재했지만, 제주스 영입 직후 벤치로 물러난 순간부터 현실이 됐다.

아구에로는 이날 득점으로 EPL 13골에 도달했다. FA컵 4골, UCL 8골로 총 25골을 기록 중이다. 세 대회 모두 팀내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맨시티는 팀 득점이 높은 편이지만 골이 골고루 분산된 편이라 아구에로를 제외하면 EPL 10골을 넘긴 선수가 없다. 공격수답게 골로 말하고 있지만,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다. EPL 득점 순위에서는 1위 로멜로 루카쿠(21골)보다 한참 낮은 8위에 불과하다. 득점력이든 경기력이든 지금보다 높은 수준을 보여주지 못하면 이번 시즌 이후 입지를 장담할 수 없다. 

경기가 끝난 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력에 만족한다"고 말했는데, 나흘 전 AS모나코 경기에서 무기력한 패배를 당하며 UCL에서 탈락한 뒤 후유증을 털어냈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정신력을 강조한 발언이었다. 선두 추격이 어려운 지금, 맨시티는 UCL 직행 순위를 유지하면서 경기력을 개선하고 다음 시즌을 위한 밑그림을 미리 그려야 한다. 아구에로 역시 과르디올라 축구와 접점을 넓혀나갈 수 있는 기회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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