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아직 컨디션도 온전치 않은 ‘신병 스리톱’ 활약이 상주상무의 상승세를 불러왔다. 김태완 감독은 신진호 등 스타 미드필더들의 조합으로 더 강한 팀을 노리고 있다.

풍부한 선수단을 고루 활용하겠다는 김 감독은 첫 경기부터 퍼즐 맞추기를 시작했고, 지난 12일 K리그 클래식 두 번째 경기에서 공격진의 밑그림이 드러났다. 시즌 초 훈련량 부족으로 부진하기 쉬운 신병 선수들을 오히려 대거 투입해 시너지 효과를 노렸고, 이들의 활약으로 전남드래곤즈를 3-1로 꺾었다. 3골을 넣어 현재 득점 선두인 김호남과 함께 주민규, 김태환이 활약했다.

선수를 마음대로 수급할 수 없는 상주는 전술에 선수를 맞추기보다 각 선수의 성향을 존중하는 운영이 필요하다. 김 감독도 공격진 각자 가진 특색을 감안했다. 원톱 주민규는 포지션 경쟁자 박희성과 성향이 다르다. 박희성은 측면으로 빠져나가는 플레이를 곧잘 하지만, 주민규는 비교적 느린 대신 덩치가 좋고 무게감이 있다. K리그 챌린지에서는 정상급 공격수로 인정 받았지만 클래식 선발은 이날이 첫 경기였던 주민규에게 김 감독은 “네가 잘 하는 걸 해라. 이정협처럼 측면으로 빠지라고 요구하지 않겠다. 중앙에서 네가 잘 하는 위치선정에 신경써라”라고 요구했다. 주민규는 지시대로 최전방을 지켰고, 경기 초반 골대를 맞히며 불길한 기운이 드리웠지만 하프타임이 되기 전 클래식 데뷔골을 넣었다. 주민규는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좌우 윙어의 역할도 각자 성향을 살려 차이를 줬다. 김태환은 오른쪽에서 윙어부터 풀백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측면 전문’이다. 오른쪽 측면에 붙어 크로스를 날리는데 집중하며 현재까지 2도움을 기록 중이다. 반면 김호남은 왼쪽 윙어라기보다 섀도 스트라이커에 가깝게 활동했다. “호남이는 작년 제주에서도 왼쪽과 오른쪽을 오가며 뛸 때 좋은 능력을 보였다. 특별한 전술적 요구를 하지 않았다. 서로 호흡에 신경쓰고 감각을 익히는데 중점을 두라고 했다.”

공격진의 기본 조합은 실마리를 찾았고, 남은 건 미드필드와 수비다. 특히 전남전 미드필드 조합은 변화가 예고돼 있다. 당시 조지훈, 황순민, 유준수가 호흡을 맞췄다. 스타급 미드필더인 신진호, 김성준 등이 빠진 명단이었다. “동계훈련에서 호흡이 좋았던 조합이다. 아직 100%가 아니다. 신진호 등 다른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갈 것이다. 더 세밀하고 조직적인 조합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2라운드에서 첫 승을 거둔 건 고무적이었다. 김 감독은 긴 과도기를 예상했다. “3월부터 4월까지는 원정 승점 1점이라도 따자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꾸준한 득점을 통해 초반 팀 구성에 대한 힌트를 얻고자 했다. 기대보다 좋은 경기로 승리까지 거둬 다행이었다. 선수들이 잘 해 줬고 운이 좋아서 거둔 승리지 아직 축구가 완성된 건 아니다.”

김 감독은 상무 특성상 다양한 선수들에게 모두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군 생활 동안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건 상무로 입대하는 선수들의 공통적인 목표다. 일단 기본 조합을 만들어놓고, 상대에 따라 다양한 선수를 투입하며 고루 출장 기회를 부여한다는 것이 김 감독의 구상이다. 김 감독은 19일 울산현대 원정 경기에서 전남전보다 더 강해진 상주를 꿈꾸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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