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FC서울을 상대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웨스턴시드니가 활짝 웃었다. 경험이 비교적 부족한 어린 선수들로 경기에 나섰지만 결과를 냈다. 서울은 본의 아니게 시드니에 강한 자신감을 선사했다.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017 조별리그 F조 3차전 경기가 평쳐졌다. 조별리그 1,2차전에서 패배한 서울은 승리가 절실했고, 황선홍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필승의 각오로 경기에 나섰다. 

당초 서울은 공격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서울은 힘없이 세 차례 실점했고, 힘겹게 두 골을 따라 잡았지만 결과를 바꾸지 못했다. 서울은 조별리그 전망이 어두워졌다. 위기에 처한 것도 가슴 아프지만 경쟁 상대인 시드니에 '선물'을 선사해 더 아프다.

시드니는 어린 선수들로 경기에 나섰다. 선발 라인업에 등장한 가장 어린 선수는 20세의 어린 공격수 스캇이다. 이외에도 21세의 수비수 아스프로포타미티스, 22세의 소트리우 등이 함께 선발 출전했다. 호주 리그에서도 경험이 더 필요한 선수지만 토니 포포비치 감독은 과감하게 선발로 기용했다. 용병술은 적중했다.

시드니는 전반 24분 최연소 선수인 스캇이 선제골을 기록하며 포문을 열었고, 전반 39분에는 안토니스가 추가골을 기록했다. 안토니스 역시 24세로 비교적 어린 선수다. 이어 후반 18분에는 소트리우가 쐐기골을 박았다. '영건'들이 험난한 서울 원정에서 경기를 압도한 것이다.

경기 후 포포비치 감독은 승리에 대한 기쁨보다 영건들의 활약을 최대 수확으로 평가했다. 포포비치 감독은 "아주 어린 선수들로 경기에 나섰는데, 너무나 좋은 활약을 펼쳤다"며 "엄청난 자신감을 안게 되었다. 자국 리그에서도 중요한 경기가 있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향후 ACL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고 했다. 서울과의 경기가 '보약'이 되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시드니 스쿼드 중 최연소 선발로 출전해 선제골을 넣은 스캇은 경기 후 맨 오브 더 매치에도 선정됐다. 경기 후 나서서 "후반에는 서울이 상당히 반격을 했지만 시드니가 전체적으로 지배했다"며 "원정에서 세 골을 넣었다는 것은 대단한 기회다. 우리가 경기를 컨트롤했고, 좋은 기회도 잘 만들었다. 앞으로의 경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드니가 승리와 자신감에 한껏 심취한 반면 서울은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 조별리그 통과의 가능성 저하와 함께 '키맨' 박주영의 부상까지 겹쳐  K리그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매우 실망스럽다. 상황이 어려워졌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 할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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