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진수의 왼발은 K리그 초반 모든 선수를 통틀어 가장 돋보이는 발이다. 왼발 프리킥으로 직접 골문을 노릴 때도, 동료의 머리를 노릴 때도 오차 없이 날아간다. 국가대표팀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김진수의 왼발이 승부를 바꿨다. K리그 클래식 2라운드에 전북현대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장한 김진수는 수원삼성 문전을 향해 전반 42분 정확한 장거리 프리킥을 날렸다. 파포스트 쪽으로 날아간 프리킥을 수비수 이재성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전북의 2-0 승리를 만드는 추가골이었다.

앞선 5일 1라운드에서는 김진수의 직접 프리킥이 전남드래곤즈 골망을 갈랐다. 김진수는 프리킥으로만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공격 포인트(골+도움) 순위에서 2개로 공동 1위다.

최근 대표팀엔 왼발 전문가가 없었다. 가장 최근 A매치였던 지난해 11월 우즈베키스탄전 선발 멤버 중 왼발잡이는 레프트백 박주호뿐이었다. 교체로 왼발잡이인 홍철과 이재성이 들어왔다. 이재성은 부상 중이고, 박주호는 소속팀에서 후보로 밀려 있어 이번 명단에 선발될 가능성이 낮다. 홍철 역시 올해 상주상무에 입대해 군사훈련을 먼저 소화하느라 체력과 경기 감각이 부족한 상황이다. 윤석영도 부상 중이다.

김진수가 개막 이후 두 경기 연속으로 활약하며 공격적으로 활발한 모습을 보였고, 특히 왼발 킥으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는 건 대표팀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번 대표팀 선발이 유력한 선수 중 왼발잡이는 김진수와 김보경 뿐이다. 전북현대 동료인 두 선수 중 최근 전담키커로 활약하는 건 김진수다. 김보경은 페널티킥 상황에서 결정력을 발휘했다.

김진수의 다른 장기인 롱 스로인도 장신 동료 김신욱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김진수의 스로인은 김신욱을 겨냥하거나, 김신욱을 미끼로 다른 선수가 공을 줍는 방식을 통해 상대 문전을 직접 위협한다. 대표팀에서도 김신욱과 동반 출격할 경우 쓸 수 있는 무기다. 특히 후반 막판에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풀백 기근은 슈틸리케 감독을 괴롭히는 고질적 문제다. 김진수가 독일에서 1년 가까이 후보 신세에 머무르다 한국으로 돌아와 부활했기 때문에 대표팀은 풀백 문제와 왼발 키커 부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울리 슈틸리케 국가대표팀 감독은 김진수가 프리킥으로 도움을 올리는 모습을 수원에서 직접 관전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