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루이지 돈나룸마(AC밀란). 게티이미지코리아
잔루이지 돈나룸마(AC밀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펠레와 마라도나, 호나우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아구에로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로 평가 받는 선수들의 공통점은 10대의 나이에 프로가 되었고, 20세를 전후로 이미 최고라는 수식어에 가까워졌다는 점이다. 프로 세계에 나이는 없다. AS모나코의 음밥페는 만 18세의 나이로 프랑스 리그앙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AC밀란의 잔루이지 돈나룸마는 만 16세에 이미 이탈리아 명문팀의 주전 수문장이 됐다. 2016/2017시즌 현재, 세계 축구를 뒤흔드는 무서운 10대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여기서 소개할 선수들은 1998년 이후 출생자이면서 이미 유럽 주요 리그에서 활약하는 인재들이다. ‘10대 스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보루시아도르트문트의 우스만 뎀벨레도 1997년 5월생이라 이 기준에서 벗어난다. 뎀벨레보다도 어린 선수들 중에서 가장 일찍 피어난 천재들을 모았다.

이 리스트에서 가장 주목 받는 선수는 역시 잔루이지 돈나룸마다. 돈나룸마는 1999년 2월생이다. 특히 전성기가 늦게 온다는 골키퍼 포지션에서, 특히 유망주 기용이 늦은 이탈리아 선수로서 일찌감치 주전을 차지했다. 지난 2015/2016시즌 중반에 AC밀란 선배 골키퍼들이 연달아 부상을 당하며 처음 기회를 잡았고, 첫 출장부터 완성된 모습을 보이며 그대로 선발 라인업에 고정됐다. 19세 차이 나는 잔루이지 부폰 ‘삼촌’의 뒤를 이어 이탈리아 대표팀 주전이 될 것으로 확실시된다. 이미 A매치에 2경기 출장했다.

돈나룸마의 역량은 11일(한국시간) 또 화제를 모았다. 유벤투스를 상대로 후반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내줘 1-2로 패배했지만 수많은 선방으로 경기 종료 직전까지 팀을 지탱했다. 얼굴도 안정감도 10대라고 믿기 힘들다.

돈나룸마와 비슷한 경우로 툴루즈의 주전 골키퍼 알방 라퐁이 있다. 라퐁도 지난 시즌부터 주전 자리를 넘보기 시작해 이번 시즌엔 프랑스리그앙 전 경기에 출장했다. 28경기 29실점으로 최소실점 5위다. 리그앙 역대 최연소 출장 기록도 세웠는데, 2015년 데뷔전 당시 16세 310일이었다.

최근 프랑스 청소년대표 출신 천재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리그앙이 유망주의 산실로 급부상했지만 그중에서도 1998년 이후 출생자는 많지 않다. 니스의 센터백 말랑 사르는 1999년 1월에 태어나 이번 시즌부터 빠르게 주전 자리를 차지한 선수다. 니스의 선두권 돌풍과 함께 사르도 더 주목받고 있다. 니스에서 태어나 한 번도 고향을 떠난 적 없는 토박이 선수다. 해외의 큰 회사로 이직할 날이 멀지 않았다.

이번 시즌 10대 선수들에게 가장 적극적으로 기회를 주는 리그가 독일분데스리가다. 특히 미국 대표팀 유망주 크리스티안 풀리시치는 9일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벤피카전에서 선발 출장해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주목 받았다. 지난 시즌 데뷔했을 때부터 높은 잠재성을 인정 받았고, 이번 시즌엔 각종 대회를 오가며 4골을 기록 중이다.

풀리시치의 재능은 권순태(가시마앤틀러스)가 몸소 체험하고 증언한 바 있다. 지난해 두바이에서 전북현대와 도르트문트의 친선 경기가 열렸고, 풀리시치가 권순태를 상대로 한 골을 넣었다. 당시 권순태는 “잡고 찰 것 같아서 앞으로 나가며 막으려 했는데, 그 선수가 트래핑 하고 슛까지 연결하는 속도가 생각보다 너무 빨랐다. 수준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카이 하버츠는 유망주가 많은 바이엘04레버쿠젠에서도 가장 어린 주전 선수다. 1999년 6월 생인 하버츠는 주로 윙어로 뛰며 후반기부터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분데스리가에서 3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비록 패배했지만, 이번 시즌을 통해 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데뷔했지만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아이멘 바르코크는 1998년 5월생으로서 이미 아인라흐트프랑크푸르트의 1군 미드필더로 활약 중이다. 아직 확고한 주전은 아니지만 꾸준히 출장 기회를 잡고 있다. 선발 출장은 3번에 불과하지만 2골을 터뜨렸다.

잉글랜드의 10대 선수 중엔 지난 1월 에버턴이 맨체스터시티를 꺾을 때 한몫 했던 톰 데이비스가 화제다. 1998년 6월생인 데이비스는 연고지 리버풀에서 태어나 에버턴 유소년팀을 거쳤고, 지난 시즌 데뷔했다. 이번 시즌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고 있다. 맨시티전에서 90분 내내 활기찬 플레이를 하며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고, 드리블 돌파와 침착한 마무리로 프로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잉글랜드 2부(챔피언십)에서 2000년 5월생인 라이언 세세뇽이 화제다. 풀럼의 공격적인 레프트백으로서 맹활약하며 이미 잉글랜드 축구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시즌 웨스트햄에서 뛰다가 이번 시즌 레딩으로 임대된 웨스트햄 센터백 리치 옥스포드는 1998년 12월생이다.

지금은 빅리그 선수가 아니지만, 레알마드리드에서 네덜란드 구단 헤렘벤으로 임대 돼 있는 마르틴 외데고르도 드디어 1부 리그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레알 입단 이후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정체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받았지만, 1998년 12월생인 외데고르는 여전히 어리다. 임대 기간은 18개월로 넉넉하다. 다음 시즌까지 헤렌벤에서 경험을 쌓은 뒤 레알 1군에 들어갈 역량이 되는지 심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