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축구계에서 ‘거상’이란 별명은 이적 시장을 통해 큰 수익을 남기는 팀에게 붙곤 한다. 주로 자금이 부족한 팀이다. 레알마드리드 등 슈퍼 클럽은 거상에게서 비싼 상품을 구매하는 입장이었다.

레알이 거상 칭호까지 노린다. ‘마르카’를 비롯한 스페인 언론은 몬치 세비야 단장을 레알이 노린다고 밝혔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몬치 영입을 통해 선수단 운영 부문의 프런트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내년 여름으로 예정된 차기 회장 선거에서 재선되기 위한 승부수다.

레알은 지난해도 몬치를 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여름 몬치는 개인적 사정을 이유로 세비야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비야의 만류로 잔류했고, 이후 AS로마 등 여러 팀과 ‘이적설’이 났다. 현재로선 다음 시즌 이후에도 세비야에 남을지 밝히지 않은 상태다. 올해 초 'AS‘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미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애매한 태도를 유지했다.

최근 몬치의 거취는 세비야를 떠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 한 세비야 관계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몬치와 이야기를 나눈 결과 떠나기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몬치가 떠난다면 세비야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을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비야는 거상답게 몬치에게도 이적료를 걸어 뒀다. 그러나 올여름 몬치가 계약 해지를 요청한다면 공로를 인정해 이적료 없이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모몬치는 유소년 시절부터 프로 경력 전부를 세비야 소속 골키퍼로 뛴 ‘원클럽맨’이다. 1999년 선수 은퇴 후 2000년부터 선수 영입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몬치는 세비야에서 여러 걸작을 남겼다. 유소년팀에서 발굴한 선수로는 디에고 카펠, 알베르토 모레노, 헤수스 나바스, 안토니오 푸에르타, 세르히오 라모스, 호세 안토니오 레예스 등이 있다. 외부에서 영입한 아드리아누, 다니 아우베스, 줄리우 밥티스타, 페데리코 파지오, 세이두 케이타, 이반 라키티치 등 성공작이 많다. 세비야는 상위권 전력을 유지하면서도 몬치의 인도에 따라 이적시장 수입만 2억 유로(약 2,452억 원) 넘게 남긴 것으로 집계된다.

아직 레알행이 확정된 건 아니다. 몬치는 로마에 합류한다는 보도를 완전히 부인한 적 없다. 오히려 로마, 파리 등 해외에서 경험을 쌓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레알의 자금력에 몬치의 영입 수완이 결합된다면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 페레스 회장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가레스 베일로 대표되는 ‘갈락티코 2기’ 선수단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을 달성하며 성공을 거뒀다. 화려한 선수 영입이 한계에 다다른 지금, 영입 능력 자체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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