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재성이 없어서 경기 준비가 힘들다.”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은 수원삼성과 갖는 ‘빅 매치’를 하루 앞둔 10일 앓는 소리를 했다.

이재성은 개막전을 준비하던 3일 자체 연습경기에서 비골 골절상을 당했다. 부상 직후엔 타박상 정도라고 느꼈지만, 혹시나 싶어 검사를 해 보니 뼈에 간 금이 보였다. 최 감독은 뼈가 붙는데 약 4주, 재활을 통한 경기 투입엔 총 2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전북은 과도기를 겪는 중이고, 이재성은 과도기일수록 존재감이 큰 선수다. K리그 최고 수준의 경기 지능을 가진 이재성은 팀이 필요로 하는 곳에 위치해 적절한 플레이를 한다. 팀 사정과 감독 주문에 따라 수비에 치중할 수도, 공격에 치중할 수도 있다. 공을 받으러 분주히 돌아다니는 이재성은 기술이 좋은 김보경과 완벽한 짝을 이뤘다고 평가받아 왔다.

최 감독은 특히 김보경이 이재성의 이탈 이후 외로워질 것 같다고 우려한다. “김보경이 짝을 잃었다. 눈빛만 봐도 서로 알아듣고 경기를 푸는 선수들이었다. 시너지라는 게 있다는 걸 두 선수를 보고 알았다. 이재성 특유의 활동량, 가로채기를 통해 전방에서 바로 득점기회를 만드는 플레이가 싹 없어져 버렸다.”

이재성의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 크다. 이재성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동계훈련을 할 때부터 유독 몸 상태가 좋았다. 개막전을 준비하면서도 가장 몸놀림이 가벼웠다. 최 감독은 저러다 무리한 동작을 할까봐 훈련에서 한두 번 뺄까도 생각했다. 실제 부상 원인은 동료의 태클이었지만 ‘몸이 좋을수록 조심해야 한다’는 축구계 속설은 이재성을 비껴가지 않았다.

전방 압박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재성은 전북 전술이 불완전할 때도 어느 정도 압박 축구가 가능하게 한다는 면에서 특히 소중했다. 저돌적인 돌파를 기대하며 영입한 마졸라도 무릎 상태가 좋지 않다. 수비진은 야심차게 영입한 김진수, 이용, 이재성에 신인 김민재까지 합류하며 전원 교체됐다. 골키퍼도 권순태에서 홍정남으로 바뀌었다. 팀 전반적으로 변화가 크다.

최 감독은 선수들의 호흡이 안정될 때를 기다리며 “그때까진 다양한 전술로 버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성이 있었다면 지난해와 비슷한 4-1-4-1 포메이션을 안정적으로 구동하겠지만, 어차피 중원 경쟁력이 약해진 상태다. 김신욱과 이동국을 동시에 투입하는 투톱도, 이재성을 대체할 미드필더를 넣는 방안도 모두 가능하다. 최 감독은 상대에 따라 선발 라인업과 포메이션이 변화무쌍하게 바뀔 걸 예고했다.

최 감독은 기왕 쉬게 된 김에 이재성이 잘 회복하고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재성이는 지난 3년 동안 쉼없이 달려왔다. 대표팀에도 다녀와야 하는 어려운 일정 속에서 거의 쉬지 못했다. 시즌 중에 일부러 일주일 휴가를 주기도 했는데 그래도 회복이 안 되더라. 팀으로선 재성이의 공백이 아쉽지만, 지금 쉬라는 메시지가 온 거라고 받아들이겠다. 뼈는 붙으면 더 튼튼해진다. 쉬는 동안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 털어내고 프레시하게 후반기를 준비하자.”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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