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상주상무는 전통적으로 3월 경기력이 약하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입대한지 얼마 안 된 신병 선수들의 훈련 기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고질적 원인이다.

올해 상주의 첫 골은 역설적이게도 두 신병의 발에서 나왔다. 지난 4일 홈에서 가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개막전에서 김태환의 어시스트를 받아 김호남이 득점했다. 그러나 경기 전체적으론 김태완 감독이 원하는 만큼 공격적인 경기가 되지 않았고, 상주 시절 훌륭한 군 생활을 했던 예비역 병장 이근호에게 두 골을 내주고 패배했다.

신병들의 경기력이 늦게 올라오는 건 지난해 12월 입대한 뒤 기초군사훈련부터 받느라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해서다. 기존 선수단은 중국 쿤밍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왔지만, 신병 선수들은 군사훈련 후 컨디션 회복에 주력하다 1월 말 경남 거창에서 진행된 국내 훈련부터 합류했다. 군사훈련 동안 놓친 컨디션을 회복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보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완벽한 준비 상태로 시즌 개막을 맞는 신병 선수는 드물다. 올해는 리그 개막이 빠른 편이라 시간이 더 부족했다.

컨디션 난조에도 불구하고 김태환과 김호남이 골을 합작한 것에 대해 김 감독은 “역설적이게도 그렇게 됐다. 선수들이 준비를 충분히 잘 했다고 생각해서 일단 투입했다. 김호남 같은 경우 훈련에서 굉장히 열심이었고 컨디션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경기에 투입했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레프트백 홍철은 개막전부터 뛰고 싶은 의사를 감독에게 밝히기도 했다. 김 감독은 “대표팀 발탁도 노려야 하는 홍철은 굉장히 의욕적이었다. 아직 경기에 필요한 컨디션은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선수 의사를 존중했다”고 말했다. 공격진 중 김병오도 올해 입대한 선수다.

김 감독은 앞으로도 신병들을 적극적으로 투입할 생각이다. 상주의 3월은 어차피 과도기다. 다른 팀보다 초반 성적이 나쁘다. 지난해 이례적으로 개막전 승리를 거둔 걸 생각하며 올해도 기대를 걸었지만, 패배가 나쁜 결과라고 보긴 힘들다. 과도기 동안 신병 선수들의 적응을 돕고 다양한 조합을 실험하겠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김 감독이 원하는 “선수단 전원이 뛸 준비를 하고 있는 팀”을 만들려면 출장 기회가 골고루 돌아가야 한다.

공격진에선 주민규의 선발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민규는 개막전에서 후반 28분 교체 투입됐다. 훈련 중 발을 밟혀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보다 컨디션 회복이 더 늦다. 김 감독은 K리그 챌린지 스타 공격수였던 주민규에 대해 “상주가 챌린지에 있던 시절 맞붙어 봤는데, 클래식 출신인 우리 수비수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았다. 클래식에서도 통할 선수라고 생각해 왔다. 훈련에서도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에 기대를 한다. 클래식 수비수들이 더 거칠기 때문에 적응 기간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번엔 신병 선수들끼리 공격진을 짜 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주민규와 김병오의 조합일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올해 전력의 중심이 될 선수라면, 컨디션이 올라올 때까지 전력에서 배제하기보다 경기 경험을 부여해가며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리는 것이 김 감독의 전략이다. 상주의 2라운드는 전남드래곤즈 원정 경기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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