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부천] 김동환 기자=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의 막이 올랐다. 팀들은 겨우내 실력을 갈고 닦았고, 개막전을 통해 첫 승리 사냥에 나섰다.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부천FC와 서울이랜드의 개막전이 펼쳐졌다. 답답했던, 좀처럼 득점포가 나오지 않을 것 같았던 경기는 한 순간에 불이 붙었고, 활활 타올랐다. 숨 죽이며 경기를 지켜보던 7천여 명의 관중은 탄성을 이었다. 90분의 치열한 대결은 부천의 2-1 승리로 마무리됐다. 

양팀의 대결은 새롭게 시작하는 감독들의 존재로 더욱 기대를 모았다. 부천의 정갑석 감독은 지난 시즌 수석코치였다. FA컵 준결승 진출 후 AFC규정 등의 이유로 잠시 송선호 당시 감독과 보직을 맞교환 했고, 탈락 후 다시 수석코치 제자리를 찾았다. 이후 송 감독이 사임하며 자연스럽게 지휘봉을 잡았다. 부천을 잘 알고 공부하는 지도자라는 점에서 팀을 맡게 됐다. 프로 경력이 없는 지도자가 K리그 팀을 이끄는 일은 신선한 일이다. 서울이랜드의 김병수 감독 역시 특별하다. 프로팀을 지휘하는 것은 처음이지만, 이미 대학 무대에서 최고의 지도자로 정평이 났다. 2008년부터 영남대를 이끌며 전술가로 이름을 날렸다. 오히려 프로무대 진입이 지도력에 비해 늦었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

경기장의 분위기는 개막전 답게 경기 전부터 뜨거웠다. 지난 시즌 부천은 4위를 기록했고, 준플레이오프에 안착했다. FA컵에서도 ‘이변’을 연출했다. 승격을 하지 못한 것만 제외하고는 나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서울이랜드는 6위를 기록했는데, 새 시즌을 앞두고 착실하게 전력을 보강했다. 정갑석 감독과 김병수 감독 모두 첫 경기에서 승리를 노렸다. 첫 단추를 잘 꿰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필요한 것은 단 하나. 득점포였다. 

부천은 하리스와 김신이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췄고, 진창수와 바그닝요, 문기한이 2선에서 도왔다. 서울이랜드는 심영성이 최전방에 서고 야고와 이예찬이 도왔다. 경험 많은 백지훈도 공격에 가세했다. 모두가 첫 골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지만, 마음이 급했던 탓인지 중원에서의 치열한 공방전만 이어졌다. 서울이랜드가 조금 더 높은 점유를 보였다. 아기자기한 패스를 시도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리그 최소 실점(40경기 33점)에 빛나는 부천의 수비는 변함이 없었다. 양팀은 결정적 기회 자체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45분간 유효슈팅은 ‘0’에 머물렀다.

경기의 흐름이 바뀐 것은 후반이다. 서울이랜드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원인이었다. 자연스럽게 집중력이 낮아지고 부정확한 패스는 상대에게 기회로 이어졌다. 정갑석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후반 10분 교체 투입된 조범석이 절묘한 패스를 박민에게 연결했고, 서울이랜드의 골망이 흔들렸다. 실점한 서울이랜드는 교체카드를 모두 사용했지만 손발이 쉽게 맞지 않았다. 날카로운 패스를 수 차례 보였던 백지훈, 탄탄한 체격이 눈에 띄었던 로빙요, 공수를 활발히 오간 야고 등이 있었지만 유기적인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점유율은 하락했고, 서울이랜드의 유효슈팅은 여전히 ‘0’에 머물러 있었다.

90분간 서울이랜드가 유일하게 기록한 유효슈팅이 후반 31분에 터졌다. 득점으로 이어졌다. 상대 페널티 박스 정면 중앙에서의 프리킥 기회를 금교진이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다. 골키퍼인 류원우가 몸을 날릴 틈이 없었을 만큼 절묘한 골이었다. 금교진은 영남대 시절 김병수 감독의 애제자였다.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자 경기는 뜨거워졌다. 더 빠르고 더 치열하게 서로의 진영을 오갔다. 하지만 양팀의 모습은 달랐다. 서울이랜드는 빌드업을 중시하며 과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반면 부천은 과감하게 선 굵은 패스로 최전방에서의 기회를 노렸다.

승부는 체력 집중력, 과감함에서 갈렸다. 경기 종료 5분을 전후해 수 차례 서울이랜드의 문전에서 경합이 이어졌고, 골키퍼 김영광이 몸을 날리며 ‘선방쇼’를 보여줬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부천의 기세를 감당할 수 없었다. 후반 43분, 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 베스트 11 미드필더 부문에 이름을 올린 바그닝요가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고 주심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을 불었다. 경기 후 정갑석 감독은 선수단, 팬들과 함께 승리를 만끽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진짜 데뷔전’에서 자신이 부천을 위해 준비된 지도자임을 한껏 과시했다. 김병수 감독은 담담하게 패인을 분석했다. 체력과 집중력 하락이다. 그는 “베테랑 선수들의 합류가 늦어지며 조직력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시즌을 소화하며 점차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패장의 말이었지만, 결과에 대한 실망감 보다 미래에 대한 확신이 가득했다. 데뷔전을 치른 두 감독은 이제 차분히 두 번째 무대를 준비한다. 양팀은 12일 각각 경남FC, 수원FC와 맞붙을 예정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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