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폭풍 영입’으로 화제를 모은 강원FC가 상주상무와 ‘KEB하나은행 K리그클래식 2017’ 개막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주인공은 강원이 영입한 선수 가운데 가장 파격적이었던, ‘1호 영입’ 이근호였다. 홀로 두 골을 기록하며 개막전 첫 날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원정 경기로 치른 클래식 복귀전의 의미는 컸다. 강원은 2013시즌 상주와 승각플레이오프에서 패하며 강등 당했다. 첫 승 여정은 쉽지 않았다. 상주 선수단과 강원 못지 않게 화려했다. 공격수 김병오, 김호남, 미드필더 신진호, 수비수 홍철, 김태환 등은 그동안 K리그클래식 무대에서도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보였던 선수들이다.

경기 흐름은 팽팽했다. 전반전 볼 점유율에서는 강원이 앞섰으나 주도권을 잡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경기였다. 23세 이하 선수 기용에 대해 고민이 큰 강원 입장에선 상주를 첫 경기 상대로 만난 게 어쩌면 다행이기도 했다. 군팀인 상주와 경기는 23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다.

강원은 공격적인 4-3-3 포메이션으로 선발 명단을 냈다. 골키퍼 이범영이 골문을 지키고, 정승용 발렌티노스 강지용 백종환이 포백으로 나섰다, 미드필드진은 황진성 오승범 문창진이 서고, 김경중 정조국 이근호가 스리톱으로 나섰다.

상주의 강점은 측면이었다. 좌우 날개로 김호남과 김병오, 좌우 풀백으로 홍철과 김태환이 포진했다. 빠르고 기술이 좋으며, 킥까지 정교한 선수들이 두루 포진했다. 강원은 포백으로 나섰으나 좌우 풀백이 쉽게 전진하지 못해 상대지역을 지배하는 경기를 하기 어려웠다.

대신 스리톱이 크게 수비 부담을 갖지 않았다. 황진성이 긴 패스를 뿌리며 스리톱에게 볼을 배급했다. 그 사이에서 문창진이 부지런히 뛰며 2선 공격을 지원했다. 김경중의 힘찬 돌파, 정조국의 포스트 플레이, 이근호의 풍부한 움직임이 맞물려 제한된 숫자로도 상황을 만들었다. 정조국은 문전에서 날렵한 움직임으로 직접 페널티킥을 얻었으나 허공으로 차고 말았다.

정조국의 실축에서 강원 선수단이 큰 기대를 받은 만큼 부담도 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전반전이 득점 없이 끝났다. 시간은 상주의 편으로 보였다. 강원은 대대적인 선수 영입으로 이겨야 본전인 상황이었다. 상주는 지난 시즌 상위 스플릿 진출의 성적에도 군팀이라는 한계 속에 밑져야 본전이었다.

정조국은 후반전에 페널티킥 실축을 만회했다. 후반 14분 우측면으로 공간으로 빠져나오던 이근호를 향해 정확한 침투 패스를 넣어줬다. 거리가 있었으나 이근호는 수비 견제를 비해 우측으로 공을 빼낸 뒤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찔렀다. 두 명의 조합 플레이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장면이었다. 

강원은 중원을 지배하지 못했으나 효율적인 패스 연결로 빠르게 슈팅까지 이어지는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개인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결승골도 이근호의 몫이었다. 최윤겸 감독은 후반 28분 김경중을 빼고 핀포인트 크로스가 일품인 김승용을 교체 투입했고, 김승용은 후번 42분 날카로운 크로스 패스로 이근호의 헤딩 골을 도와 기대를 충족시켰다. 이 과정에도 정조국이 니어 포스트에서 껑충 뛰어올라 수비 시선을 빼앗고, 이근호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간접 도움을 했다.

상주는 후반 35분 김태환이 문전 우측을 무너트린 뒤 연결한 크로스 패스로 김호남이 동점골을 넣어 강원을 긴장시켰다. 강원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결승골을 넣어 승격 후 첫 승을 챙겼다. 준비된 조합 플레이의 성공으로 최 감독은 환하게 웃었다.

이근호는 득점 상황 외에도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듯 포기 하지 않고 뛰었다. 이근호는 카타르 진출 이후 한 동안 잃었던 불꽃에 대해 “매년 이적 과정이 지체되어 동계 훈련을 잘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 바 있다. 지난시즌 제주유나이티드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아 수비 부담이 컸다고 했다. 

올 시즌 동계 훈련을 잘 치렀고, 자신이 선호하는 측면 공격수로 배치된 이근호는 첫 경기부터 두 골을 몰아치며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은 듯 했다. 정조국을 득점왕으로 만들어주겠다고 이야기했으나, 자신의 득점에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조국의 가장 강력한 득점왕 경쟁자는 어쩌면 팀 내부에 있을 수 있다. 

상주의 공격 지향성이 강원에게 기회가 된 것도 사실이다. 강원은 후반 40분 문창진을 빼고 디에고를 투입하며 공세를 강화했는데, 상주 역시 후반 11분 황순민, 후반 21분 윤동민, 후반 28분 주민규 등 공격적인 카드를 투입해 승리를 노렸다. 상주는 후반전에 점유율을 높이며 전진했는데, 그 결과 강원의 역습에 더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최 감독은 결승골을 얻은 뒤 후반 45분엔 미드필더 황진성을 빼고 수비수 안지호를 투입해 실리적인 굳히기에 나섰다. 추가 시간은 4분이 주어졌으나 실제로는 5분 가량 진행됐다. 상주가 마지막까지 공격에 나섰으나 강원은 잘 버텼다. 강원은 11일 ‘디펜딩 챔피언’ FC서울과 홈 개막전을 치른다. 상주전에 마수걸이 승리를 거둬 심적 부담을 덜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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