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지금은 수원삼성의 주 전술이 3-4-3 포메이션이지만, 2014시즌과 2015시즌에 K리그클래식에서 연속 준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무기는 4-1-4-1 포메이션이었다. 2013시즌 서정원 감독이 부임 첫 시즌 시행착오를 겪고 안정된 조직을 갖출 수 있었던 배경에는 광주에서 영입한 미드필더 김은선(29)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2014시즌 수원의 포백 앞을 지킨 김은선은 K리그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평가 받았고, 이 활약을 바탕으로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기도 했으나 부상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14시즌 수원에서 리그 37경기에 출전해 3골을 기록한 김은선은 2015시즌 무릎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9경기 출전에 1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후 경찰축구단에 입단하며 무대의 중심에서 멀어졌다.

김은선은 2016시즌 안산무궁화축구단에서 21경기를 뛰었으나 큰 존재감을 보이지는 못했다. 27일 서울 용산CGV에서 진행된 ‘2017 K리그챌린지 미디어데이’에서 아산으로 터를 옮긴 무궁화축구단의 주장이자, 대표 선수로 자리한 김은선은 2017시즌을 ‘비상의 해’로 천명하며 다시금 존재감을 보이겠다고 자신했다.

미디어데이에서 화려한 입담으로 시선을 사로 잡은 김은선은 올 시즌 제대하는 선수임에도 송선호 감독이 주장으로 택했다. "책임감이 있고, 성실하다. 워낙 운동장에서 열심히 한다. 부족함이 없는 선수다. 제일 중요한게 선수들의 친화적인 부분이다. 서로 팀워크를 잘 맞추는 역할을 잘 한다." 김은선은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모두 의욕이 넘친다. 2017시즌을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무장했다. 김은선이 K리그의 중심으로 돌아오고 있다.

다음은 김은선과의 인터뷰 전문.

-올해는 얼굴이 좋아 보인다.
작년 보다는 좀 낫다. 이제는 짬이 조금 올라왔다. 

-콧수염은 여전히 못 기르나?
그 얘기 제일 많이 듣다. 빨리 제대해서 기르고 싶다. 콧수염이 없으니 힘이 안 나는 것 같다.

-지난해에는 조용했다.
아무래도 부상 이후 장기간 쉬다가 복귀했다. 회복하는 데 오래 걸렸다. 몸을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뒀다. 스스로도 무리하지 않았다. 부상이 100% 완치된 게 아닌 상태에서 시즌을 치렀다. 다시 안 다치기 위해서 조심했다. 이제 많이 괜찮아졌다. 올 시즌 동계훈련은 잘 준비했다. 올 시즌엔 날아볼 생각이다.

-광주에서 수원으로, 경찰축구단으로 오면서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너무 좋은 팀에 있다가 와서 그런지 하나부터 열까지 힘든 게 많았다. 군팀이다 보니 제한적인 것도 많고, 자유롭지 못하고 환경적으로 바뀐 게 많기는 하다

-아산으로 옮겨오면서 달라진 것은?
부대가 아산에 연고를 두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안산으로 다녔다. 차량을 통해 이동하는 것도 힘들었고. 아산은 경찰축구단에 더 애착을 갖고, 자기 팀이라는 생각으로 지원을 잘 해주는 것 같다. 선수들을 더 편하게 해준다. 훨씬 좋아졌다.

-경찰축구단은 항상 전력이 강했지만 올해는 승격 경쟁이 후보군이 치열하다.
지금 선수들도 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 내가 봐도 올해 챌린지는 최근 몇 년간 돌아봤을 때 가장 강하다. 그런 생각은 들지만 다른 팀이 우리를 무서워하지, 우리가 무서워할 팀은 없다고 본다. 상대가 우리를 만나면 긴장할 것이다. 우리가 컨디션만 잘 조절한다면 승산은 있다.

-아산은 허리나 수비진에 비해 공격진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다른 팀들은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군경팀은 항상 그랬다. 작년도 마찬가지였지만 우리 공격이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골을 먹으면 대량 실점을 하는 편이었다. 올해 송선호 감독님 오셔서 수비적인 면에서 훈련을 잘했다. 실점을 잘 안 할 것 같다. 동계에서도 실점을 안하고 이기는 경기가 많았다. 공격적 부분은 선수들이 충분히 잘 뚫을 수 있다고 판단하시고, 선수들도 자신감이 있다. 수비에 중점 두고 훈련하고 있다. 이 점이 좋아지면 올해 성적은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

-송선호 감독은 지난해 부천에서 수비축구로 성과를 냈다. 올 시즌 준비한 축구는 어떤 모습인가?
송 감독님이 이런 말씀하셨다. 지금까지 맡아본 선수들 중 지도경력에 너희들이 베스트 선수다. 욕심이 난다. 공격적인 축구를 하고 싶다. 선수들도 능력이 있고. 공격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다만 말했듯이 우리가 대량 실점하는 경기들이 있었다. 그걸 보완하는 차원에서 수비 훈련을 했다. 주 패턴은 공격적인 축구다. 감독님도 공격 축구를 선호하시고, 위쪽에 숫자를 많이 두려고 하신다.  

-광주 시절에는 공격적인 역할도 많이 했다. 수원에서는 포백 보호에 주력했다. 아산에서의 역할은 어떤가?
아산에서는 수원에서의 역할 그대로 하고 있다. 수비적인 부분을 주로 한다. 그래야 팀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 감독님이 그래도 공격을 나갈 수 있는 경우가 되면 한번씩 나가라고 하신다. 올해는 골 욕심도 조금은 내보려고 한다. 

-올 시즌 주장을 맡았는데 시즌을 다 채우지 못하고 제대한다.
수원에 있을 때는 군대에 가면 시간을 잘 때우고 오자, 대충 보내고 오자. 그런 생각을 한 때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와서 해보니 내 팀이라는 생각이 들고, 애착도 생기고, 책임감도 생겼다. 모든 선수들이 그렇듯 제대하기 전까지 최대한 승점을 쌓고 가자는 생각이다. 게다가 올해는 아산으로 이동해 새로 창단했다. 아산에 잘 정착시키고 가야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상주상무가 K리그클래식으로 올라가 선전하고 있다.
제대하고 수원으로 가면 상무를 챌린지로 끌어내리겠다. 상무가 클래식에 너무 오래 있는 것 같아서 보기 안 좋다. 아산을 올려서라도 군경 더비를 다시 열리게 하겠다.

-5월에 수원의 민상기 선수도 아산으로 온다.
요새 SNS를 보니 많이 폼 잡고 사진을 올리더라. 폼 실컷 잡다 와라. 밑바닥부터 기게 될 거다. 그렇게 얘기해줬다. (웃음) 같은 팀의 후배지만 여기는 군대다. 군대란 어떤 곳인지 알게 될거다. 상기가 걱정이 많다. 도와달라고 했는데 도와줄 생각은 없다. 나도 혼자 살아남았다. 말로는 그래도 사실 뒤에선 도와줄 것 같다. 다들 그렇게 챙겨주더라. (최)보경이도 이번에 전북에서 주용이가 오니 많이 챙겨준다. 

-올 시즌 수원으로 돌아간다. 팀과도 올 시즌에 대해 이야기한 게 있나?
휴가 때 종종 얼굴 까먹지 말라고 내가 나서서 들렀다. 나 있다고. 살아있다고. 감독님, 스태프도 몸을 잘 만들어서 돌아오라고 해주셨다. 돌아가면 다시 잘해보고 싶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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