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2017 K리그 챌린지'가 27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미디어데이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비유적으로 말하는 극장이 아니라 진짜 극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팬들을 만났다. K리거의 현란한 입담대결 결과를 전한다. <편집자주>

 

1위 : 배기종과 김은선의 의경 선후배 대결

경찰 축구단인 아산무궁화는 첫 경기에서 경남FC를 만난다. 경남 대표로 나온 배기종은 경찰 축구단 출신이다. 배기종은 까마득한 의경 후배에게 기수를 들먹거리며 “클래식 미디어데이 때 (상주상무의) 신진호 선수는 군복을 입고 왔는데 오늘 김은선 선수는 사복을 입고 왔다. 아, 군기가 빠졌구나. 첫 경기에서 군기를 좀 잡아줘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짬”이 찬 김은선은 여유 있게 ‘아저씨’에게 카운터를 날렸다. “나도 짬이 차서그런 시긍로 군기 잡기엔 너무 늦었다.” 이어 “기종이 형도 군생활 해봐서 알지만 경찰청 팀은, 군 생활 하는 선수들은 한 경기가 절실하다. 돈보다 중요한 외박이 걸려 있다. 첫 경기에서 꼭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잠시 후 첫 경기 상대에게 5자로 선전포고를 해 달라는 요구에 배기종은 “특박꿈깨라”라는 다섯 글자를 선사했다.

 

2위 : 이정협, 감독님은 사진을 너무 좋아해

각 감독들이 자주 쓰는 표현을 알려달라고 하자 선수들은 조용히 마이크를 들고 감독들을 ‘먹였다’. 박한수(안산그리너스)가 이흥실 감독의 말투를 말하자 지난해 함께 한 김은선이 자진해서 수준급 성대모사를 했다.

황의조(성남FC)는 “박경훈 감독님은 ‘웰던’이라는 말을 많이 하신다. 고기 굽는 건 줄 알았는데 좋다는 뜻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며 ‘뇌순남’이 됐다.

이정협(부산아이파크)은 조진호 감독의 취미를 공개했다. "야 사진 한 번 찍자, 는 말을 많이 하신다. 사진 찍는 걸 좋아하셔서 제 사진첩에도 단체 사진이 많다.“ 지난해 ‘역대급’ 라커룸 사진을 남긴 조진호 감독의 비결은 그냥 많이 찍고 매일 찍는 거였다.

 

3위 : 김진규, 관중들 프리킥 조심해

해외 생활을 거쳐 K리그로 돌아온 김진규는 대전시티즌의 전담 키커 자리를 노리고 있다. “프리킥 키커는 정해지진 않았다. 내가 욕심을 많이 내고는 있다. 첫 경기 안산과 경기할 때 내가 프리킥을 찬다고 하면 우리 안산 응원하시는 팬들은 항상 긴장하셔야 할 것 같다.”

실점을 조심하라는 뜻으로 한 말이겠지만 어쩐지 공을 맞을 수 있으니 긴장하라는 말처럼 들린다. 프로와 대표팀을 오가며 많은 프리킥을 처리해 온 김진규의 K리그 통산 득점은 255경기 17골이다.

 

4위 : 승격해, 우리에게 지고 나서

내셔널리그 최고 선수였던 박한수는 올해 안산그리너스에서 프로에 도전한다. 프로 초보지만 입담은 초보가 아니었다. 승격 후보를 한 팀 꼽아달라는 말에 첫 경기 상대인 대전을 지목했다.

“개막전에서 저희한테 지고 정신 바짝 차려서 다음 경기부터 잘 하지 않을까.”

 

5위 : 수비수 시켜 주셔서 감사

FC안양 주장 안성빈은 한때 투톱부터 윙어까지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지금은 측면 수비수로 포지션을 완전히 바꿨다. “골을 잘 못 넣어서 당시 감독님께서 수비로 가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다. 그게 탁월한 선택이셨던 것 같다. 골 넣는 기분도 좋지만 상대 공격수를 막았을 때의 기분도 좋다. 공격수로 못 올라가 아쉬움은 없다. 열심히 수비 잘 지키겠다.”

그러나 골 욕심을 버리진 않았다. “공격수 하고 싶은 욕심이 쪼금 남아있긴 합니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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