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하피냐 알칸타라(24)가 FC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의 차세대 중원 리더가 될 수 있는 자질을 증명했다.

바르사는 한국시간으로 27일 새벽 아틀레티코마드리드와 원정 경기로 치른 ‘2016/2017 스페인 라리가’ 24라운드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3위 세비야와 승점 차이를 2점으로 유지했고, 4위 아틀레티코와 승점 차이는 9점으로 벌렸다.

파리생제르맹(PSG)와 UEFA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0-4 참패를 당하며 구겨진 자존심과 위기론을 극복할 수 있었던 승리였다. 코파델레이 4강 1차전에서 바르사에 1-2 패배를 당했던 아틀레티코는 이후 공식전 6연패 및 3연승을 달리다 다시금 바르사에 패했다.

경기 양상은 팽팽했다. 앙투안 그리즈만와 케빈 가메로를 투톱으로 내세운 아틀레티코는 강한 전방 압박으로 바르사의 후방 빌드업을 괴롭혔다. 바르사가 아틀레티코의 압박을 통과해 잡은 슈팅 기회는 부상에서 돌아온 골키퍼 얀 오블라크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PSG전 패배 이후 경질설이 돌고 있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날 전술 변화를 줬다. 아틀레티코의 투톱에 대응하기 위해 제레미 마티외-사무엘 움티티-제라르 피케를 스리백으로 세웠다. 미드필드진에 이니에스타-부스케츠-세르지 로베르토를 배치하고, 리오넬 메시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웠다. 전방 공격진에 네이마르-루이스 수아레스-하피냐 알칸타라를 기용했다.

실제로 스리백과 포백이 자유롭게 변환되는 과정에서 세르지는 라이트백 영역을 커버하고, 하피냐는 우측면 미드필더에 가깝게 움직였다. 메시가 2선 지역을 주무대로 삼기는 했으나 수아레스가 우측면 공격수 영역으로 이동해 하피냐의 역할은 반대편에서 철저하게 공격 역할을 한 네이마르와 달리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미드필더의 영역에 걸쳐 있었다.

라마시아 출신으로 바르사 DNA를 체득한 하피냐는 안정된 볼 관리과 과감한 운반, 날카로운 패스 투입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브라질 국가대표 마지뉴의 아들이자, 지금은 바이에른뮌헨으로 이적한 티아고 알칸타라의 친동생인 하피냐는 삼바 리듬을 탑재한 바르사 유스 출신으로, 이니에스타-차비 시대 이후 바르사의 중원을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

올 시즌 이반 라키티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새로 가세한 안드레 고메스와 데니스 수아레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아르다 투란도 미드필더로 기용되었을 때 미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피냐는 2013/2014시즌 셀타비고 임대로 한 시즌을 보내고 돌아온 뒤 투입된 경기에서 매번 제 몫을 다했다.

문제는 매 시즌 지속적으로 부상이 발생하는 불운이었다. 2014년 11월 햄스트링 부상, 2015년 9월 무릎 십자 인대 부상, 2016년 4월 내전근 부상, 2016년 5월 근육 부상, 2016년 10월 갈비뼈 부상, 2017년 1월 아킬레스건 부상, 2017년 2월 코뼈 부상에 이르기까지 여러부위에 크고 작은 부상이 이어져 꾸준히 경기에 기용되지 못했다.

특히 중원 지역에서 주전 도약을 기대했던 2015/2016시즌 무려 200일 가까이 이탈해야 한 십자인대 부상은 그의 경력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우려됐다. 하피냐는 아틀레티코와 경기에서 그간 이어진 여러 부상이 그의 재능을 손상시키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했다. 

경기 내내 꾸준한 모습을 보인 하피냐는 후반 19분 문전 혼전 속에 흐른 볼을 포착해 날카로운 마무리 슈팅으로 0-0의 균형을 깨는 선제골을 넣었다. MSN 트리오의 공격 전개 과정도 좋았으나 그 틈바구니로 진입해 차이를 만든 하피냐의 개인 능력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바르사는 하피냐의 득점 후 6분 뒤에 아틀레티코 수비수 디에고 고딘에게 헤딩골을 내주며 리드를 잃었으나, 후반 41분 메시가 결승골을 터트려 2-1로 승리했다. 하피냐의 득점이 결승골이 되지는 않았으나, 충분히 가치 있는 골이었다. 

하피냐는 올 시즌 리그 14경기에 출전해 6호골에 도달했고, 이는 2013/2014시즌 셀타비고에서 보다 공격적인 역할을 맡아 32경기에 출전하며 기록한 득점수(4골)를 추월한 기록이다. 비단 기록을 떠나 그의 결정력과 경기 공헌도, 경기력 등이 결합되어 충분히 빼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지표다.

바르사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자기 만의 강점도 뚜렷한 하피냐는 측면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를 두루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플레이어다. 네이마르와는 2016 히우올림픽 금메달을 함께 이룬 브라질 대표이기도 하다. 앞으로 부상 관리만 잘 이루어 진다면 하피냐는 차비-이니에스타 시대 이후 바르사 중원의 리더가 될 수 있는 선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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