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선진 의료장비 덕에 아내 젤자나의 지병 치료

[풋볼리스트] 취재팀= 수준 높은 테크닉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세르비아 특급’ 보산치치(25, 경남)가 한국에 온 지 3개월여 만에 작은 성공을 경험했다. 사랑하는 아내의 지병을 치료하며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경남 FC의 주무 백영재씨는 18일 새벽 보산치치로부터 긴급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Help me!”. 소스라치게 놀란 백주무가 보산치치의 집에 도착했다. 보산치치는 고통스러워하는 아내 젤자나를 안고 집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보산치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놀란 백주무는 황급히 인근 병원으로 차를 몰았고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검사에 들어갔다. 다행히 X-레이와 CT 촬영 등을 거친 결과 젤자나의 병명은 요관 결석으로 판명됐고 이후 간단한 시술로 결정을 없앤 후 홀가분하게 병원을 나올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보산치치는 잠시도 젤자나의 곁을 떠나지 않는 ‘신혼의 사랑’을 과시했다. 1년 반 전 세르비아에서 젤자나와 결혼한 보산치치는 백주무의 차를 타고 응급실로 가는 내내 아내를 꼭 끌어 안고 놓지 않았다. 병원에서 각종 검사를 받느라 이리저리 이동하는 아내의 곁에서 한 발도 떨어지지 않았고, 아내를 덮은 모포가 조금 흘러 내리기라도 하면 곧바로 추스르며 안쓰러워 했다. CT 촬영 때에는 젤자나가 잠시 주사를 맞는 상황에서 고통스런 소리를 내자 검사실 밖에 있던 보산치치가 문을 강하게 두드리며 “무슨 일이냐?”, “안으로 들여보내 달라”면서 안절부절 못했다.

보산치치는 40여분에 걸쳐 결정을 없애는 초음파 시술이 끝난 후에야 표정이 밝아졌다. 보산치치에 따르면 젤자나는 2년 전 세르비아에서 요관 결석을 진단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한국에 비해 낙후된 의료시설 때문에 단지 물을 많이 마시는 것만으로 치료를 대신해 왔다. 한국에 와서 아내의 고통을 없애준 것이다.

보산치치는 숙소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백주무에게 연신 “자는 데 깨워 너무 미안하고 너무 고맙다”를 반복했고 “이제야 아내의 병을 제대로 치료하게 돼 너무 기쁘다”면서 아이처럼 좋아했다. 보산치치는 숙소에서 오전 내내 아내를 돌본 후 이날 오후 2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훈련에 환해진 얼굴로 나타나 평소처럼 구슬땀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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