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태완 상주상무 감독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상주상무 감독으론 적임자란 평가를 받는다. 연고지가 광주였던 2002년부터 15년간 상무 축구단 코치를 역임하며 군과 선수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코치 시절 군인 선수들의 고충을 들어주는 ‘어머니 같은 존재’로 통했다. 2011년부터는 신분도 군무원이 됐다. 평범한 예비역들에게 군무원은 간부도 아니고 ‘아저씨’도 아닌 애매한 존재로 기억되기 마련이다. 김 감독은 휘하 사병들에게 가장 신뢰 받는 군무원 중 한 명인 셈이다.

23일 ‘2017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김 감독은 “선수들을 마냥 풀어준 건 아니고, 심리와 상황을 잘 알기 때문에 소통하고 도와주려 했다. 아픈 데 만져주고 가려운 데 긁어주는 역할밖에 못 했다. 그런데도 선수들이 고마워해줘서 내가 고맙다”고 했다. 김정우 등 상무에서 주목 받았던 선수들은 전역한지 수년이 지난 지금도 연락을 해 온다.

군인 선수를 다루는 노하우가 있냐고 묻자 “선수들 스스로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는 걸 일깨워준다”며 군 생활의 의미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21개월 동안 시간 때우며 몸 관리만 하면 안 된다. 그 이상의 가치를 두고 군 생활을 해야 한다. 금전적으로 기존 팀만큼 못 받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서 더 발전하면 전역 후 이전 연봉의 2, 3배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런 동기부여를 시킨다. 또한 축구만 하며 달려온 선수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재도약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주려 한다.”

김 감독은 상무에서 보내는 2년에 따라 30대 전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축구 선수는 전성기 나이에 상무에 입대하는 경우가 많다. 28세에 입대해 30세에 전역하는 것이 가장 흔하다. 전역과 동싱 30대 선수 반열에 들게 된다. 그때부터 제2의 전성기를 시작할지, 선수생활의 마무리 단계로 들어갈지 판가름할 수 있는 시기가 군 생활이라는 것이다. “전성기 실력으로 군에 오고, 제대 후엔 저물어가는 시간만 남을 수도 있다. 그러지 않게, 전역 후 더 화려하게 꽃피울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그게 내 역할이다.”

감독이 된 지금, ‘코치 김태완’의 살림꾼 역할은 상당 부분 정경호 신임 코치가 가져갔다. “코치 때는 해줄 수 있는 게 정해져 있었다. 사사로운 것, 작은 감정 변화를 어루만져 주는 존재였다. 지금은 한두 명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다 봐야 한다. 그래서 힘들어하는 선수들은 전만큼 못 챙겨줄 수도 있다. 예전엔 어린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갔는데 이제 코치들에게 그 역할을 나눠줬다. 정경호 코치도 군 생활을 해 봐서 선수들의 고충을 잘 안다. 부대와 팀 사이에서 미묘한 역할을 나보다 잘 해내고 있다.”

현역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예비역으로는 이동국, 권순형, 김정우를 꼽는다. “아무래도 이동국. 전역 후에도 상무 이미지를 잘 만들어 줬다. 본인이 군에서 느낀 걸 메시지로 잘 전달해 준다. 비슷한 이야기를 얼마 전 권순형이 하더라. 상무는 총 33개 종목이다. 인기 종목인 축구만 해온 선수들은 묵묵히 자기 위치에서 노력하는 개인종목 선수들을 보며 많은 걸 느낀다. 김정우는 원래 원래 수비형 미드필더였는데 여기서 스트라이커로서 득점력을 발견했다. 선수의 잠재력 끌어올리는 것 역시 상무가 해야 할 일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

축구게임 괴물 '가비골, 유럽에서 득점포 가동 시작
세계 최고 몸값의 DNA, 포그바 VS 포그바 결과는
풋볼리스트 '4월 엘클라시코 배낭여행단 모집'
입양 2세 아약스 유망주 "한국이 원하면 귀화한다"
맨유까지 날아간 '한국의 축덕들' 인증샷 찍고 '함박웃음'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