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지난 주말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는 ‘왼발 영웅’의 득점으로 승리했다. 득점자의 표정은 상반됐다. 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경기 결과가 스페인 라리가 경기에 진한 영향을 미쳤다. 

레알마드리드는 현지시간으로 18일 치른 RCD에스파뇰과 ‘2016/2017 스페인 라리가’ 23라운드 홈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나폴리를 상대한 UCL 홈경기에서 3-1 완승을 거둔 것에 이은 연승이다. 레알은 최근 공식 경기 4연승을 기록했다.

이날 지네딘 지단 감독의 로테이션은 성공적이었다. 골키퍼 키코 카시야는 무실점 경기를 했고, 부상을 털고 돌아온 포르투갈 수비수 페페의 몸 상태는 아주 좋아 보였다. 레프트백 포지션에 선발 출전한 나초의 플레이도 공수 양면에서 안정적이었다.

#가레스 베일 부상 복귀, 천군만마 얻은 레알

공격진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알바로 모라타, 루카스 바스케스가 스리톱을 구성했다. 중원은 마테오 코바치치와 토니 크로스, 이스코가 출격했다. 경기 도중 코바치치가 안면 충돌로 부상을 입어 후반 16분 카제미루를 투입해야 하는 사고가 있었지만, 대체로 평온한 경기였다.

특히 후반 26분 발목 부상에서 돌아온 가레스 베일이 교체 투입되어 그라운드를 밟은 것은 가장 좋은 소식이었다. 전반 33분 모라타의 헤딩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이스코가 베일의 침투 타이밍에 맞춰 침투 패스를 보냈고, 베일은 부상 이전의 폭발적인 속력을 과시하며 볼을 따낸 뒤 문전까지 진입해 깔끔한 왼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베일은 활짝 웃으며 복귀골을 자축했다.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그리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 골로 레알마드리드는 에스파뇰을 상대로 한 아슬아슬한 한 점 차 리드에 쐐기를 박았다. 호날두는 이 경기에서도 베일의 득점 과정에 기점 패스를 보낸 것을 비롯해 측면 지역에서 이타적인 플레이로 박수를 받았다. 산티아고베르나베우의 분위기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이기고도 야유 받은 바르사, 골 세리머니 하지 않은 메시

하루 뒤 레가네스를 홈으로 불러들인 FC바르셀로나의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바르사 역시 2-1 승리를 거뒀으나, 홈팬들이 선수단에 보낸 것은 야유였다. 바르사는 경기 시작 4분 만에 리오넬 메시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26분 우나이 로페스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후반 45분에 이르러 메시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간신히 승리했다. 

바르사의 선제 득점은 네이마르의 스루 패스와 루이스 수아레스의 크로스 패스에 이은 메시의 침투 후 슈팅으로 완성됐다. MSN 트리오의 합작품이었다. 페널티킥 결승골도 네이마르의 재기 넘치는 개인 드리블 돌파가 만들어낸 기회였다. 로페스에 내준 실점 과정에서 라이트백 세르지 로베르토는 무력한 모습을 보였고, 중앙 지역 수비 조직이 흐트러졌다. 여전히 팀 차원의 경기력은 물음표가 따랐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에게 야유가 쏟아졌고, 이날 미드필더 포지션에 선발 출전한 안드레 고메스에게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바르사 골키퍼 마르크안드레 테어슈테겐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팬들의 야유를 이해할 수 없다. 우리에겐 응원이 필요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엔리케 감독은 “PSG전 패배 이후 나오는 나를 향한 야유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메시는 두 골을 기록하며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으나 기뻐하지 않았다. 페널티킥으로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넣은 뒤에도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득점 이후 동료 선수들이 달려들었지만 마치 경기에 진 것처럼 어두운 표정이 그대로였다. 스페인 언론은 거듭 바르사 선수단 내의 어두운 분위기를 보도했다. 

베일의 복귀로 레알은 향후 일정의 강한 동력을 얻었으나, 메시의 굳은 얼굴은 바르사의 올 시즌 잔여 일정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23라운드까지 진행된 2016/2017시즌 라리가에서 레알은 승점 52점으로 1위, 바르사는 51점으로 2위다. 승점 차가 한 점이지만 레알은 두 경기를 덜 치렀다. 발렌시아, 셀타비고 등 쉽지 않은 상대지만 모두 이길 경우 승점 차를 7점으로 벌릴 수 있다. 바르사는 3위 세비야에 승점 2점 차로 쫓기고 있기도 하다.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라리가 타이틀 방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행인 것은 코파델레이 결승전에 올라 있다는 점이다. 지난 8년 동안 바르사가 무관으로 시즌을 마친 것은 2013/2014시즌이 유일하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떠나고, 티토 빌라노바 감독이 건강 문제로 물러나면서 부임한 아르헨티나 출신 타타 마르티노 감독은 한 시즌만에 경질됐다. 5년 만에 라리가 타이틀을 획득할 가능성이 큰 지단호의 여정은 순탄해보이지만, 무관위기에 봉착한 엔리케 리더십은 종착점에 다다른 모습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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