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파주] 문슬기 기자= 한국 여자대표팀은 ‘2016 리우 올림픽’ 최종예선에 참가했던 2016년을 제외하고, 2011년부터 꾸준히 키프러스컵에 참가했다. 결과보다 내용에 더 의미를 뒀던 대회지만, 올해만큼은 다르다. 윤덕여 감독과 선수들은 오는 4월 열리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최종예선을 위해 키프러스컵에서부터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여자 대표팀은 3월 초 ‘2017 키프러스컵’에 참가한다. 윤 감독은 출국을 앞두고 20일 파주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파주 NFC)로 22명의 선수를 소집했다. 공격수 지소연(첼시레이디스)은 24일 영국에서 키프러스로 바로 이동한다.

키프러스컵은 2008년 시작됐다. 한국은 2011년부터 참가했다. 윤 감독은 “키프러스컵이 열리는 3월엔 우리 대표팀이 나설 수 있는 대회가 마땅치 않다.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키프러스컵에 참가하고 있다. 대회엔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 등 평소 만날 수 없는 팀들이 주로 참가했다. 우리 팀 전력을 다지고, 경험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올해 한국은 키프러스컵에서 경기 내용을 가다듬는 것을 넘어 좋은 성적을 노리고 있다. 오는 4월 초에 열리는 아시안컵 최종예선 때문이다. 한국은 북한, 우즈베키스탄, 홍콩, 인도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최종예선은 북한에서 열린다. B조에서 1위를 해야 아시안컵 본선 자격을 얻는다. 아시안컵에선 5위 안에 들어야 프랑스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잡을 수 있다. 역대 전적으로 북한에 1승 2무 14패로 열세인 한국의 월드컵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윤 감독은 세대교체까지 나중으로 미뤘다. 당장 아시안컵 최종예선에서 1위해야 하는 상황이라 최상의 전력을 구상할 수밖에 없다. 매해 참가했던 키프러스컵에도 더 큰 의미를 담았다. 키프러스에서부터 최종예선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세대교체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시안컵 본선에 나서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야 월드컵에 나설 수 있다. 경험 있는 선수들을 불러 미리 준비하기로 했다.”

키프러스컵에서 북한을 미리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이 대회가 주목을 끄는 이유다. 한국은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스코틀랜드와 B조에 속했다. A조엔 벨기에, 이탈리아, 북한, 스위스가, C조엔 체코, 아일랜드, 헝가리, 웨일즈가 있다. A조에선 북한의 1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이 B조에서 1위를 하면 아시안컵에 앞서 맞대결이 성사된다. 북한이 올해 키프러스컵에 처음 참가하며 생긴 가능성이다. 한국은 오스트리아(3월 1일), 스코틀랜드(3일), 뉴질랜드(6일)를 차례로 만난다. 

윤 감독은 북한과 미리 만날 것을 기대했다. “북한의 1위가 예상된다. 만약 우리가 1위하면 결승전에서 만나는 대진이다. 북한과의 경기를 피할 생각은 없다.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미리 만나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주장 조소현과 베테랑 골키퍼 김정미는 더 강력하게 북한을 원하고 있었다. 조소현은 “결과를 장담할 순 없지만, 선수라면 당연히 이기고 싶은 마음이다. 결승에서 북한을 만난다면 더욱 최선을 다해 이겨야 한다. 북한을 누르고 우승까지 하고 싶다. 북한과 만나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정미는 “감독님과 미팅 때 키프러스컵을 두고 ‘최종 연습’이라고 생각하자고 했다.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여러모로 점검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론 키프러스컵에서 반드시 북한을 만났으면 좋겠다. 지더라도 먼저 부딪혀 보는 게 낫다. 혹시라도 패배하면 이 악물고 아시안컵 최종예선을 치를 수 있다. 만약 이긴다면 경험을 살려 본 경기에서 더 잘할 수 있다. 어떤 결과든 좋은 방향으로 가져갈 자신이 있다”고 했다.

대표팀은 오는 22일까지 파주NFC에서 훈련한 뒤 밤 11시 50분 비행기를 통해 키프러스로 출국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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