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2015시즌 파타야유나이티드를 태국프리미어리그로 승격시키며 그해 태국축구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임종헌(51) 감독은 2016년 한 해 동안 야인 생활을 했다. 고려대 코치, 부평고 감독에 이어 울산현대 수석코치로 장기간 활동한 임 감독의 첫 프로 시즌은 성공적이었으나, 시장 상황은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았다.

“파타야에서 좋은 성과를 냈는데, 구단 자체가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았어요. 급여도 못 받았고, 다른 태국 팀들의 제안도 있었지만 끊고 한국으로 들어왔죠. 한국이나 중국 무대에서 일해보고 싶었고, 기회를 기다렸죠.”

태국에서 자신의 지도력에 확신을 가진 임 감독은 몇몇 국내 프로팀과 연결이 되기도 했으나 무산됐다. 파타야를 승격시킨 이력은 승격을 꿈꾸는 중국 2부리그 팀들에게도 매력적인 요소였다. 임 감독은 결국 2017시즌 중국갑급리그(2부)로 승격한 윈난리장과 인연이 닿았다. 

‘풋볼리스트’와 전화로 만난 임 감독은 “중국 중심부에서도 많이 떨어진 곳에 있는 팀이에요. 완전 시골이죠”라며 웃었다. “중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좋습니다. 다시 현장에서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은 일이죠.”

중국프로축구는 최근 막대한 자금 투자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부리그 팀들 조차 K리그클래식 상위권팀 이상의 돈을 쓰며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축구굴기’를 따르고 있다. 임 감독은 “리장은 그렇게 투자를 많이 하는 팀은 아니”라고 했다. “운남성에서는 처음으로 프로가 된 팀이에요. 쭉 3부리그에 있다가 2부승격도 처음이죠. 다른 팀들보다는 예산이나 운동장 사정은 열악합니다.”

지역 사업가가 운영하던 리장은 2016시즌 중국 3부리그 우승이라는 성과 속에 프로 무대의 중심에 섰고, 예산 규모는 이전보다 커졌다. 지난 시즌까지 리장자윈하오로 불렸으나, 올 시즌 시 차원의 지원을 받으면서 윈난리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물론, 투자 규모가 큰 것은 아니다. 

임 감독은 장기 계획을 갖고 리장과 “3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올 시즌 목표는 2부 잔류입니다. 내년에 2부에서 중위권으로 올라서고, 3년째에 슈퍼리그 승격에 도전하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임 감독은 중국 프로축구 무대의 냉혹한 생리를 잘 알고 있다. 3년 계약이 무조건 보장될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루하루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

#태국서 지도력 입증한 임종헌, 기회와 현장을 찾아 중국으로

“한국과 비교하면 모든 면에서 고생을 해야 하죠. 솔직히 한국에서는 기회를 잡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도전하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도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일화천마와 울산현대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한 임 감독은 한국 청소년 대표 선수와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냈으나 스타 선수 출신은 아니다. 최근 한국프로축구는 국가대표 스타 출신의 젊은 감독을 선호하고 있고, 현장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지도자들에겐 쉽게 기회가 오지 않고 있다. 

태국 2부리그에 도전해서 자신의 이력을 스스로 만든 임 감독은 중국 2부리그에서도 잔류를 목표로 하는 팀에 부임한 상황에 대해 불평 보다는 감사의 마음이 더 크다. 최근 중국, 태국 등 아시아에서 떠오르는 리그는 이런 한국 지도자들에게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임 감독의 영향으로 파타야는 지난 2016시즌 도중 다시금 한국 출신 지도자 김학철을 감독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은 한국 지도자를 선호하고 있다. 중국슈퍼리그에 최용수(장쑤쑤닝), 장외룡(충칭당다이), 박태하(연변부덕), 이장수(창춘야타이), 갑급리그에 홍명보(항저우뤼청) 등이 활동 중이다. 임 감독은 2017시즌 중국 1,2부리그에 입성한 여섯 번째 감독이다. 임 감독은 중국 무대에 첫 발을 디디면서 이장수, 홍명보 감독 등과 통화하며 적응에 대한 조언을 받았다.

임 감독은 안선진 전 부평고 감독을 수석코치로 대동하는 등 세 명의 한국 스태프와 함께 리장을 지휘하고 있다. 상하이에서 막바지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3월 개막하는 정규리그를 준비한다. “외국인 선수 2~3명가량을 영입할 예정이에요. 이제 막바지 단계입니다. 중국에 유명 선수들이 많이 오는 데 그런 수준은 아니죠. 국내 선수단도 우선은 지난시즌까지 3부리그에서 같이 해온 선수들이 거의 그대로 남았어요. 하지만 선수들 모두 하고자 하는 의욕이 많고, 2부리그 잔류라는 목표는 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임종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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