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인천] 김정용 기자= 울리 슈틸리케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은 2017년 첫 공식 인터뷰에서 “어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일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어떻게 강해질 건지 짐작할 수 있는 말은 하지 않았다.

2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휴가를 마치고 귀국한 슈틸리케 감독은 입국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대표팀 운영에 대해 이야기했다. 대표팀의 올해 성적에 따라 내년 열리는 러시아월드컵 참가 여부가 결정된다. 오는 3월 열리는 중국, 시리아와의 2연전을 비롯해 최종예선 5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A조 5라운드 현재 6팀 중 2위에 올라 있어 현재 순위를 지키면 본선에 직행할 수 있지만 그동안 보인 경기력은 본선행을 장담하기에 부족하다는 위기론에 직면해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입국 인터뷰에서 강한 의욕과 각오를 밝혔다. “어느 때보다도 대표팀을 의욕적으로 이끌고 일할 거다. 휴가를 가면, 평소에 한국에서 하지 못했던 일들을 많이 한다. 친지도 방문하고 그간 못 본 일들도 한다. 그런데 하루 빨리 휴가가 끝났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루 빨리 대표팀에 집중할 날이 오길 기다렸다. 그 날이 오늘 왔고 의욕적으로 할 생각이다.”

그러나 의욕만큼 실질적인 대표팀 개선 방안에 대한 힌트를 주지는 않았다. 휴가 기간 동안 화두로 떠오른 설기현 코치의 선임이 대표적이었다. 설 코치는 이달 초 대표팀에 합류했다. 원래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밝힌 신임 코치의 조건은 영어에 능통하고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는 외국인이었다. 설 코치는 이 조건과 부합하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코칭 스태프 중 나와 카를로스 아르무아 코치가 경험 많고 연륜 있는 지도자라면, 차두리 분석관과 새로 합류한 설기현 코치는 신세대 지도자로서 경험이 적다고 할 수 있다. 두 명의 젊은 지도자가 생긴 거다. 차두리 분석관의 합류로 긍정적인 효과를 많이 보고 있다. 설기현 코치는 10년 넘게 해외 리그에서 대표팀 생활을 하면서 누구보다 헌신한 선수로 알고 있다. 차두리 분석관과 함께 교류, 커뮤니케이션의 가교 역할을 누구보다도 잘 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코칭 스태프 구성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설 코치를 선임한 이유를 딱히 설명하기 못하는 발언이었다. 이미 선수단 분위기를 만들어 줄 인물로 차 분석관을 선임한 상황에서, 굳이 신임 코치에게도 비슷한 역할을 맡길 필요가 있냐는 비판 그대로였다. 대표팀이 전술 다양성과 상대 팀에 대한 분석 등 여러 부문에서 개선이 필요한 가운데 설 코치와 차 분석관의 역할이 겹치며 전력 상승효과가 미비할 거라는 우려다.

 

#3월 중국전까지 “선수들 상태 계속 확인할 것”

3월 23일 중국 창샤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원정 경기가 중요하다. 조 최하위인 중국은 3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기 위해선 한국전부터 연승을 거둬야 한다. 이를 위해 중국은 장기간 합숙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홈 텃세가 심할 거란 관측이 따른다. 가오홍보 전 감독을 내보내고 세계적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을 선임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중국 대표팀의 경우 연중에도 소집이 항상 용이하다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들에게 그런 유리한 점이 있지만, 우린 항상 이긴다는 생각으로 준비할 것이다. 잘 준비하겠다”고 말한 슈틸리케 감독은 “2년여 동안 대표팀을 맡으면서 굉장히 많은 선수를 접해보고 지도했다. 전체적으로 지금까지 선수들에게 만족하고 신뢰한다. 잘 해줄 거라고 믿고 있다. 누가 오든 간에 중국 원정 어려운 경기이긴 하지만 충분히 자신감 있게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선수들에 대한 신뢰는 막연한 수준이었다. 반면 중국의 새로운 전술과 전력을 분석 중이라는 건 확인할 수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상당한 변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오홍보 감독 시절과 선수 구성도 많이 달라졌고 팀 스타일 면에서 상당히 과감하고, 전방 압박이 더 적극적이다. 첫 경기에서 그런 모습이 확인됐다. 많은 부분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국의 주축인 기성용의 부상도 중국전에서 넘어야 할 문제다. 슈틸리케 감독은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 결장을 아쉬워하기보다 기용 가능한 인원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주고, 있는 인원으로 최선을 다해 경기를 준비할 것이다. 특히 부상 당한 선수들은 꾸준히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구자철 같은 경우 지난주까지만 해도 중국전 출장이 불투명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일주일이 지난 뒤 소속팀 경기에 뛸 정도로 상태가 호전된 예가 있다. 선수들 상태를 계속 확인할 것”이라며 중국전 직전까지 선수들의 컨디션은 또 바뀔 수 있다고 했다.

한동안 대표팀의 약점이었던 왼쪽 풀백 포지션의 김진수(전북현대), 윤석영(가시와레이솔)이 새 팀을 찾아갔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섣부른 낙관을 경계했다. “선수들이 당연히 우리로선 소속팀에서 출전하는게 관심거리지만 한편으론 출전해서 어떤 모습 보이느냐가 중요하다.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는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윤석영은 2월 초 전치 6주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3월 소집이 불투명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

스페인 청소년대표 출신 MF, K리그 챌린지에서 뛴다
세계 최고 몸값의 DNA, 포그바 VS 포그바 결과는
풋볼리스트 '4월 엘클라시코 배낭여행단 모집'
입양 2세 아약스 유망주 "한국이 원하면 귀화한다"
맨유까지 날아간 '한국의 축덕들' 인증샷 찍고 '함박웃음'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