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문슬기 기자= 아스널은 잉글랜드FA컵 최다 우승 팀이다. 아스널과 만나는 서튼유나이티드는 5부리그인 내셔널리그에서도 17위로 처져있는 팀이다. 아스널의 절대 우세지만, 상황상 마냥 안심할 수 없다.

아스널은 오는 21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갠더 그린 레인에서 서튼과 ‘2016/2017 잉글랜드FA컵’ 16강전을 갖는다. 1부리그 팀과 5부리그 팀의 맞대결이다.

런던 남부의 서튼을 연고로 하는 서튼유나이티드는 5부리그에서도 17위일 정도로 약팀이다. 그러나 한 경기 결과로 운명이 갈리는 토너먼트에선 강했다. 서튼은 64강전에서 3부리그의 윔블던을 깨고, 32강전에서 리즈유나이티드에 승리했다. 16강에 오른 또 다른 5부리그의 링컨시티와 함께 FA컵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아무리 서튼의 반란이 거세다고 해도,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전통 명문인 아스널이 긴장할 정도는 아니다. 아스널은 64강전에서 2부리그의 프레스턴노스엔드를, 32강전에서 1부리그의 사우샘프턴을 완파했다. 아스널은 전통적으로 FA컵에 강했다. 1930년을 기점으로 12회 우승을 이뤘다. 이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함께 최다 우승 기록으로 올라있다.

논리그로 분류되는 서튼과 영국 최상위 리그의 아스널이 만나니 결과를 예측하는 게 어렵지 않다. 그러나 실제 경기를 대하는 태도에선 아스널보다 서튼이 더 자신 있다. 잃을 게 없는 서튼의 상황이 아스널을 더 긴장시키고 있다. 관련 분위기는 맞대결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폴 도스웰 감독은 아스널과 만난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다. “3라운드 윔블던전을 앞두고 선수들과 이미 결승에 오른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4라운드 리즈전을 준비하면서는 유럽축구선수권 결승에 오른 거나 다름없다고 북돋았다. 그런 우리가 이제 아스널과 붙는다. 이건 월드컵 결승전과 같은 일이다.”

아스널은 신경 써야할 게 많다. FA컵은 물론 리그와 챔피언스리그(UCL)까지 살펴야 한다. 서튼전을 앞두고 분위기도 안 좋다. 지난 16일 UCL 16강 1차전에서 바이에른뮌헨에 1-5로 대패했다. 뮌헨전 직후엔 메수트 외질 등이 경기력과 관련해 거친 비판을 들어야 했다. 벵거 감독의 거취도 논란이다. ‘터줏대감’ 벵거 감독이 아스널을 떠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벵거 감독은 “내년에도 계속해서 감독으로 활동할 것”이라 말했지만, 소속에 관해선 “아스널이거나 다른 팀일 수도 있다”고 했다. 여러모로 내부가 어수선하다.

복병은 또 있다. 서튼전이 열리는 갠더 그린 레인이다. 1912년에 개장한 이 경기장은 5,013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서튼유나이티드는 1919년부터 지금까지 갠더 그린 레인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보수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비가 내리면 홈구장 지붕에서 물이 새고, 원정팀 선수들이 사용하는 라커룸엔 뜨거운 물도 나오지 않는다. 도스웰 감독은 재정적 어려움으로 낙후된 시설을 개선할 수 없었다고 인정했다.

“아스널전을 앞두고 샤워헤드를 바꿔야 하나 2초 동안 고민했다. 하지만 우린 돈이 없다. 원정팀 선수가 라커룸이 너무 덥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 그건 라디에이터가 고장 났기 때문이다. 홈구장 지붕은 새고, 온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해야 한다.”

아스널은 향후 일정을 고려해 로테이션을 가동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아스널을 상대로 서튼 선수들은 “반드시 이기겠다”는 자신감에 차있다. 2011년 아스널에서 방출돼 현재는 서튼 미드필더로 활약 중인 로어리 디콘은 “9살 때부터 아스널에서 지냈다. 어릴 적 1군 선수를 꿈꿨지만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이렇게 아스널과 다시 만나게 되니 믿기지 않는다. 아스널전은 우리 모두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했다.

지난 18일 EPL 소속 번리는 5부리그 링컨시티에 0-1로 패했다. 링컨시티는 가장 먼저 8강행 티켓을 잡았다. 2부리그의 리즈유나이티드는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목적으로 서튼전에서 주전 선수들을 대거 뺐다. 서튼은 수비 후 역습 패턴으로 리즈를 잡았다. 강자 아스널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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