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축구를 잘하는 이름이 따로 있는 것일까? 축구 선수로 성공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하는데, 유독 자주 보이는 이름이 있다. 그 배경에는 이미 성공한 스타의 이름을 따오는 경우도 있고, 해당 지역에 유독 인기 있는 이름인 경우도 있다. 눈에 띄는 동성이인, 세계 축구의 정점에서 대물림되는 이름, 그리고 대스타의 이름을 이어 받은 경우까지. ‘풋볼리스트’가 축구 선수의 이름에 얽힌 사연에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봤다.

지금 잉글리시챔피언십(2부)으로 떨어져 있는 풀럼은 2012년 무사 뎀벨레를 토트넘홋스퍼로 이적시킨 뒤 2013년 무사 뎀벨레를 또 영입했다. 거의 완벽한 동명이인이지만 잘 보면 철자 하나가 다르다. 선배 뎀벨레의 이름은 Mousa, 후배 뎀벨레의 이름은 s가 하나 더 붙은 Moussa다.

이번 시즌 가장 잘 나가는 이름을 꼽는다면 아마도 뎀벨레일 것이다. 토트넘의 30세 뎀벨레는 탁월한 기술에 비해 지능이 부족하다는 혹평을 들을 때도 있었으나 지난 시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아래서 제 역할을 찾고 꾸준히 맹활약하고 있다. 이번 시즌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경기당 드리블 성공 횟수 5위(3.2회)다.

풀럼을 떠나 셀틱으로 간 21세 무사는 이번 시즌 기량이 만개했다. 스코티시프리미어리그에서 셀틱의 압도적인 선두 질주를 이끌며 현재까지 각종 대회 26골을 기록 중이다. 특히 2월 5일(이하 한국시간)과 11일 열린 두 경기에서 연속 해트트릭을 달성해 큰 화제를 모았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보루시아묀헨글라드바흐, 맨체스터시티를 상대로 골을 넣어 이적설을 뿌리기도 했다.

이번 시즌 스타로 발돋움한 더 어린 뎀벨레도 있다. 스타드렌에서 보루시아도르트문트로 이적하자마자 대체 불가능 핵심 선수가 된 20세 우스망 뎀벨레다. 프로 선수로 데뷔한지 겨우 한 시즌 만에 도르트문트로 이적할 정도로 눈에 확 띄는 재능을 지녔다. 우스망은 양발을 모두 유연하게 쓰는 압도적일 볼 컨트롤 능력, 아직 도르트문트에선 보여주지 않지만 렌 시절 발휘한 수준급 득점력으로 화제를 모았다.

최근 주목 받은 뎀벨레가 한 명 더 있다. 2003년생, 현재 겨우 14세에 불과한 ‘중딩’ 카라모코 뎀벨레는 지난해 13세 나이로 셀틱의 U-20 팀에 들어 화제를 모았다. 이어 스코틀랜드 U-16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키가 큰 백인 형들 사이에서 머리 하나 정도 작은 흑인 소년이 화려한 볼 터치를 해 화제를 모았다.

뎀벨레라는 이름의 특별한 의미가 알려져 있진 않다. 이 이름이 뜻하는 건 해당 인물이 말리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것이다. 말리에서 흔한 성 중 하나다. 나이 많은 무사는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말리 출신 부모 아래 태어나 벨기에 대표가 됐다. 셀틱의 어린 무사는 프랑스 청소년 대표 코스를 밟고 있고, 우스만은 이미 프랑스 A대표로 데뷔했는데 다 말리의 혈통을 물려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말리의 흔한 성 중에서도 트라오레, 케이타, 시소코 등은 말리 대표로 많이 남아있는데 비해 뎀벨레는 외국으로 나가서 타국 대표팀이 된 경우가 더 눈에 띈다. 전 말리 대표 술레만 뎀벨레, 마나 뎀벨레, 가라 뎀벨레 등이 있지만 그리 유명하진 못하다.

뎀벨레들은 상당수가 프랑스 이민자의 아들이거나, 어린 시절 프랑스 구단의 눈에 띄어 축구 유학을 간 선수들이다. 그래서 한때 프랑스 리그앙 구단의 유소년팀엔 뎀벨레가 한두 명씩 속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카라모코 정도가 예외다. 카라모코는 코트디부아르 출신이다.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등은 말리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접 국가라서 역시 뎀벨레라는 성이 흔한 편이다. 런던에서 태어난 카라모코는 코트디부아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축구협회가 동시에 주시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위에서 거론된 여러 뎀벨레 중 형제는 하나도 없다. 이름이 비슷하다고 착각하지 말자. 눈여겨 볼 필요는 있다. 말리와 주변 국가에선 그만큼 흔한 성이다. 카라모코가 축구계의 기대에 부응해 일찌감치 데뷔하고 우스망, 무사가 순조롭게 성장한다면, 수년 뒤엔 세계에서 가장 축구를 잘 하는 성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홋스퍼 홈페이지, 보루시아도르트문트 홈페이지, 스코틀랜드 축구협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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