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 랭킹 1위.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로 대표되는 초호화 군단의 리그. 가장 화려한 축구를 구사하는 리그. 스페인 라리가는 현대 축구의 발전상을 따라는 과정에 결코 놓쳐선 안 될 무대다. ‘Football1st’는 세계 축구의 1번가라고 할 수 있는 스페인 축구 소식을 보다 깊이 들여다보고자 한다. 한준 기자가 빠르고 특별하게 준비한다. <편집자 주>

파리생제르맹(PSG)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당한 0-4 참패로 FC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단 한 경기에 벌어진 사고 때문이 아니다. 2016/2017시즌이 진행되는 내내 바르사는 위기론에 시달렸다. 레알마드리드가 시종일관 선두 경쟁에서 앞서갔고, 세비야 돌풍에 위협 받았다. 

아직 바르사는 모든 대회에서 생존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챔피언스리그 탈락이 유력하고, 라리가도 자력 우승이 어렵다. 지금 같은 전력이라면 코파델레이 결승전도 장담할 수 없다. MSN 트리오의 개인 능력을 통한 득점이 아니었다면 바르사의 현재 순위는 더 처참했을 것이다. 개선을 위한 변화 요구가 거세다.

스페인 언론의 분위기로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시즌 종료 후 떠나는 것은 기정사실화된 것 같아 보인다. PSG과 16강 2차전 결과 이후 구체화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임 시점이 달라지는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엔리케 감독은 부임 첫 시즌에도 위기론을 겪었다. 2014/2015시즌 트레블 달성에 성공하면서 잠재웠다. 2015/2016시즌에도 라리가 타이틀을 지켰다. MSN 트리오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동시에 이들의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감독이라는 지적도 계속됐다. 

문제가 되고 있는 또 다른 부분은 영입 선수들의 부진이다. 엔리케 감독이 원한 것으로 알려진 아르다 투란, 알레쉬 비달을 비롯해 올 시즌 영입한 안드레 고메스, 파코 알카세르 등 선수들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며 중원 플레이에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엔리케 감독 본인도 과중한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 사임을 고려해왔다. 

이미 구체적으로 후임자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여론은 올 시즌 세비야에 부임해 혁신적인 전술 운영을 선보인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을 가장 원하고 있다. 아틀레틱클럽을 이끌며 꾸준히 바르사를 괴롭히고 있는 에르네스토 발데르데 감독도 언론에 오르내리지만 경기 스타일상 선호되는 인물은 아니다. 라리가를 비롯해 현재 유럽 주요 리그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다수 감독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취약 포지션 보강: 라이트백 카파, 센터백 예리 영입 추진

감독 교체가 문제의 본질은 아니다. 현재 가장 큰 숙제는 라이트백 포지션 보강이다. 지난 해 여름 다니 아우베스가 유벤투스로 떠난 것이 바르사 전력 약화의 결정적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2008년 여름 바르사에 입단한 아우베스는 지난 8시즌 동안 바르사의 전성시대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다. 

지난 시즌 라마시아 출신 미드필더 세르지 로베르토가 라이트백 포지션에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세르지는 아우베스와 함께 하며 라이트백 포지션의 이해도를 높였는데, 그가 떠나면서 성장이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달이 기대만큼 적응력을 보이지 못한 가운데 장기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공백이 더 커졌다.

스페인프로축구연맹은 5개월 이상 장기 부상자 발생시 이적 시장 폐장과 관계 없이 대체 선수 영입을 허용하고 있다. 무적 선수이거나, 스페인 프로축구계 안에 있는 선수만 영입이 허용된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 ‘아스’의 보도에 따르면 바르사는 최근 돌풍의 중심에 있는 에이바르의 라이트백 안데르 카파에 접근하고 있다. 본래 윙어였던 카파는 지난시즌 라이트백으로 변신했고, 올시즌 만개한 기량을 보이고 있다.

이미 시즌이 진행 중인만큼 팀의 핵심 선수를 내주는 것은 에이바르 입장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다. 재정 상황에 문제가 없는 에이바르는 지난 1월 겨울 이적 시장에 세르지 엔리치에 대한 풀럼의 이적 제안도 거부했다. 22라운드 현재 10승 5무 7패로 리그 7위에 올라 창단 후 최고 성적을 거두고 있다. 카파 역시 기본적으로는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아스’ 보도에 의하면 2018년까지 에이바르와 연장 계약을 체결한 카파의 바이아웃 금액은 1,000만 유로다. 바르사가 이 금액을 지불할 경우 선수와 합의하면 이적이 가능하다. 다만 카파가 에이바르 유스 출신이며, 바르사에서 안정적으로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여부가 미지수라는 점에서 시즌 중 이적 가능성을 높게 보기 어렵다.

중앙 수비수 보강 작업도 물밑에서 진행 중이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 ‘문도데포르티보’의 보도에 의하면 2018년 1월에 콜롬비아 유망 수비수 예리 미나를 900만 유로에 영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의하면 바르사는 이미 2016년에 예리 사전 영입에 합의했다.

현재 브라질 명문클럽 파우메이라스에서 뛰고 있는 예리는 자국 클럽 산타페에서 리그 우승, 코파수다메리카나 우승, 지난해 브라질리그 우승 등을 이뤘다. 이미 콜롬비아 대표 선수로 활약 중인 예리는 195센티미터의 장신에 반응력이 빠르고, 태클 기술이 뛰어난 예리는 볼을 다루는 기술도 탁월하다. 현재 남미 최고의 센터백으로 평가 받고 있다.  

바르사는 제라르 피케가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제레미 마티외가 부진하고, 마스체라노 역시 황혼기를 맞았다. 사무엘 움티티를 영입했으나 추가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다. 2016/2017시즌은 지난 10년간 유럽 최정상의 지위를 누려온 바르사에겐 가장 실망스러운 시간이 되고 있다. 바르사는 위기 탈출을 위해 현재와 미래를 모두 손보고 있다.

글=한준 기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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