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박경훈 성남FC 감독은 제주유나이티드 시절부터 매년 새로운 축구 콘셉트를 제시했다. 수사법은 바뀌었지만 본질은 비슷했다. 압박, 기술, 경기 템포로 상대를 이기려는 세련된 축구였다. 올해 성남에서 보여주겠다는 헤비메탈 축구도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박경훈식 축구의 조금 빠른 버전이다.

성남 선수들의 합주는 전지훈련지인 스페인 무르시아에서 점차 호흡을 높여가고 있다. 한 축구 관계자는 “패스와 압박을 중시하는 새 코칭 스태프의 성향이 점차 선수들에게 반영되며 경기력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자율을 강조하는 박 감독의 성향 때문에 선수단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성남은 지난 7일 러시아 명문 제니트상트페데르부르크를 상대로 연습 경기를 했다. 제니트가 전반전과 후반전 멤버를 나누긴 했지만 워낙 멤버가 화려하기 때문에 전반전에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 후반전에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와 도메니코 크리시토와 유리 지르코프가 번갈아 나왔을 정도로 계속 스타급 선수들이 뛰었다. 파울로의 한 골에 그친 성남은 알렉산드르 코코린, 루카 조르제비치에게 실점하고 1-2로 패배했지만 경기력에 대한 자체 평가는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단 구성은 완성 단계에 들어갔다. 가장 최근에 영입한 크로아티아 출신 수비수 오르슐리치, 공격수 박성호도 전지훈련지에 합류해 발을 맞추고 있다.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를 높이는 동시에 최상의 조합을 찾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박 감독은 빌드업과 경기 운영을 중시하는 성향에 따라 외국인 선수를 꼼꼼하게 골랐다. 오르슐리치는 동유럽계 특유의 강인한 신체뿐 아니라 적당한 패스 능력도 겸비한 선수다. 특히 박 감독이 여러 차례 확인한 건 양발을 모두 자연스럽게 쓸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한 발만 쓰는 선수는 상대에게 버릇이 간파당할 경우 강한 압박에 허둥대다 소유권을 내주기 쉽다는 지론 때문이다. 오르슐리치는 오른발을 주로 쓰지만 상대가 오른쪽에서 압박하면 왼발로도 어느 정도 공을 다룰 수 있는 선수다.

공격 조합은 아직 예측이 힘들다. 공격수 황의조, 섀도 스트라이커 파울로, 윙어 네코와 함께 4-2-3-1 포메이션의 공격진을 형성할 윙어 한 명이 필요하다. 현재까진 FC서울에서 임대한 유망주 심제혁이 경쟁에서 앞서 있다. 1995년생인 심제혁은 22세 이하 출장 규정도 충족할 수 있는 선수다. 지난 13일 독일 6부 리그의 칼치오라인펠덴을 상대로 가진 연습경기에서 두 골을 넣기도 했다. 또는 파울로를 측면으로 보내고, 김두현 등을 중앙에 배치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여기에 장신 공격수 박성호가 추가되며 상대에 따른 공격 조합이 다양해졌다.

동유럽 강호와 맞붙는 연습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성남은 19일 CSKA모스크바, 20일 루빈카잔을 상대한다. 이때 보일 경기력을 통해 성남의 이번 시즌 전술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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