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얼마 전 프랑스 언론 ‘르디스포르’의 보도를 통해 코트디부아르 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39)가 제주유나이티드와 접촉했던 사실이 알려졌다. 제주는 이미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고, 드로그바 영입을 타진한 것은 이미 시일이 지난 일이었다.

성사되지는 않았으나 드로그바가 K리그 무대에서 뛴다면 꽤 흥미로운 일이 되었을 것이다. 드로그바는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지만 몬트리올임팩트 소속으로 2016시즌 미국메이저리그사커에서 뛰며 리그 22경기에 출전해 10골을 기록했다. 여전히 준수한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축구 팬들에게 인기가 높은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누볐던 스타들이 황혼기를 맞거나, 혹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K리그 진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유럽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 에이전트는 아시아 리그에 대한 선수들의 호감이 높아지고 있고, 거액의 조건을 제시하는 중국 외에 한국에서 뛰는 것에 흥미를 보이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로 강원FC가 볼턴원더러스에서 이청용과 한솥밥을 먹었던 프랑스 청소년 대표 출신 공격수 다비 은고그(28)와 영입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은고그는 파리생제르맹(PSG) 유스 출신으로 2006년 프로 데뷔해 2008/2009시즌부터 2010/2011시즌까지 리버풀에서 활약했던 선수다.

볼턴과 스완지시티를 거쳐 2014/2015시즌 고국 스타드랭스로 이적한 은고그는 현재 그리스클럽 파니오니오스에 소속되어 있다. 파니오니오스는 올 시즌 리그 2위를 달리며 순항 중인 팀이다. 은고그는 리그 12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 중이다. 강원이 몸값이 높은 은고그 대신 더 젊고 장래성이 있는 선수를 영입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하며 최종 협상이 결렬됐다.

은고그와 더불어 가나 대표 선수를 지낸 마이클 에시엔(35)도 한 K리그클럽과 공식 접촉했다. 첼시에서 전성시대를 보냈고, 레알마드리드와 AC밀란에서도 활약했던 에시엔은  2015년 여름 그리스 클럽 파나시나이코스와 2년 계약을 맺었으나 지난 해 11월 상호합의하에 계약을 해지했다. 

당시 에시엔은 K리그 진출에 호감을 보여 한국인 에이전트에게 공식 위임장을 발부했다. 에시엔은 2006년 6월 월드컵을 앞두고 가진 한국과 평가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대회 이후 10월 가나 대표팀과 함께 내한해 또 한번 한국전 3-1 승리를 이끄는 과정에 결정적인 골을 넣었다. 한국 축구와 인연이 좋다.

실제로 한 기업구단과 협상이 진행되었으나 사무국과 코칭 스태프 간의 이견으로 인해 무산됐다. 구체적인 수준의 논의가 이어졌으나, 십자 인대 부상 이후 경기력이 저하되고, 나이가 많은 에시엔의 활약 가능성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한국행이 무산된 에시엔은 현재 브라질리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축구팬들에게 친숙한 스타 중 올 시즌 K리그 진출 가능성이 있었던 또 다른 선수는 토고 대표 공격수 에마뉘엘 아데바요르(33)다. AS모나코, 아스널, 맨체스터시티, 레알마드리드, 토트넘홋스퍼 등을 거치며 유럽 무대에서 정상급 활약을 펼쳐온 아데바요르는 2016년 크리스털팰리스에서 부침의 시간을 겪었다. 

2016년 여름 계약 해지 이후 새 팀을 찾던 아데바요르는 K리그 몇몇 팀과 연결됐다. 연봉은 10억원대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데바요르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팀이 나타나지 않았고, 터키슈퍼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스탄불 바사크셰히르에 입단했다.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왕년의 스타들이 한국행을 선호하는 이유는 한국이 생활면에서 안정적이며, 급여 체불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불어 한국에서 활약을 통해 중국, 일본 등 인근 리그에 몸값을 올려 이적할 수 있는 희망도 있다. 한국행을 추진하는 선수들은 눈이 높아진 중국슈퍼리그의 시선을 끌지 못하는 상황에 있다. 한국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 

한국행을 타진한 왕년의 스타들은 부침의 시기를 겪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떤 선수든 성공 가능성은 확답할 수 없다. 한 에이전트는 "이름값 있는 스타가 K리그에 오는 것은 분명 리그의 주목도 등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함께 하는 팀 동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있는 선수라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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