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 랭킹 1위.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로 대표되는 초호화 군단의 리그. 가장 화려한 축구를 구사하는 리그. 스페인 라리가는 현대 축구의 발전상을 따라는 과정에 결코 놓쳐선 안 될 무대다. ‘Football1st’는 세계 축구의 1번가라고 할 수 있는 스페인 축구 소식을 보다 깊이 들여다보고자 한다. 한준 기자가 빠르고 특별하게 준비한다. <편집자 주>

2016/2017시즌 스페인 라리가에서 최악의 팀으로 꼽히던 그라나다가 두 번째 승리를 거두며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7일 새벽(한국시각) 돌풍의 팀 중 하나인 라스팔마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1-0으로 꺾었다. 승점 13점으로 18위 스포르팅히혼과 동률. 17위 레가네스와 승점 차이를 5점으로 좁혔다. 히혼, 그라나다, 오사수나는 시즌 내내 강등권에 머물러 잔류 가능성이 희박하게 여겨졌지만, 그라나다는 라스팔마스와 경기에서 여러모로 긍정적인 신호를 찾았다.

지난해 10월 부임한 루카스 알카라스 감독은 수비 안정을 위해 스리백을 도입했다. 그라나다는 5-4-1, 4-2-3-1, 4-3-3 등 여러 포메이션을 상대에 따라 적용했는데, 라스팔마스와 경기에 적용한 5-4-1 포메이션은 공수 양면에 걸쳐 안정적이었다. 1월 겨울 이적 시장에 영입한 선수들, 새로 1군 주전으로 도약한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며 세비야전 승리 이후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그라나다는 라스팔마스전에 시즌 두 번째 무실점 경기를 했다. 스리백 라인은 가스톤 실바-스베리르 잉기 잉가손-마티외 사뮈니에가 구성했다. 아이슬란드 대표 수비수 잉가손은 188센티미터의 장신으로 수비의 중심을 잡았다. 포메이션 구성을 5백으로 표현했으나, 좌우 풀백 이삭 쿠엔카와 디미트리 풀키에는 매우 공격적으로 전진했다. 측면 공격에 빈번하게 가담했다. FC바르셀로나 출신 쿠엔카는 본래 윙어 출신이기도 하다.

최전방 공격수로는 보루시아도르트문트 출신으로 중국슈퍼리그 충칭당다이리판에서 임대 영입한 아드리안 라모스가 나섰다. 미드필드 라인에서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임대 영입한 안드레아스 페레이라와 모로코 윙어 메흐디 카르셀라 곤살레스가 활발하게 공격했다. 나이지리아 미드필더 아그보가 수비를 커버하고, 그라나다B 팀에서 1군으로 올라온 알리마예도 측면에서 현란한 기술을 선보였다. 2015 FIFA U-17 월드컵에서 브론즈볼을 수상한 말리 윙어 마예는 과감하고 저돌적인 플레이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도르트문트에서 기회가 없었던 라모스는 경기 시작부터 부지런히 뛰며 전방 수비를 펼쳤다. 2선 미드필더 역시 보조를 맞추며 라스팔마스의 빌드업 과정을 괴롭혔다. 라스팔마스는 탈압박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통해 짧은 패스로 공격을 풀어가는 팀이다. 전반전 경기 분위기를 주도했으나 그라나다는 잘 제어하고, 효율적으로 역습했다. 

그라나다는 전반 17분 선제골을 얻어내며 기세를 올렸다. 카르셀라가 밀어준 볼을 안드레아스가 띄워 올린 뒤 벼락같은 하프 발리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골문 구석을 예리하게 찌른 슈팅은 시즌 최고의 골 중 하나로 꼽힐 만 했다. 득점 이후 그라나다 선수들의 움직임은 더 좋아졌다. 라스팔마스에겐 불운한 실점이었다. 라이트백 미셸 마세두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어수선한 상황에 허점을 노출했다. 라스팔마스는 전반 18분 만에 미셸을 빼고 다비드 시몬을 투입해 교체 카드 한 장을 소비했다.

5백 구성과 현재 순위에도 그라나다는 기술적이고 공격적인 경기를 했다. 하위권 팀도 만만치 않은 공격 기술을 갖추고 있다는 라리가의 특징이 드러난 경기였다. 중국 구단주 장리장이 인수한 그라나다는 사실 선수단 구성 자체는 나쁘지 않다. 경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고, 좋은 팀에서 임대로 영입한 선수가 다수다. 선발 명단에 스페인 국적 선수가 한 명 밖에 없다는 점에서 조직력을 얼마나 잘 구축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알카라스 감독 체제에서 그라나다는 마침내 안정된 구조를 갖춘 모습이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라스팔마스는 케빈프린스 보아텡, 리바야, 타나, 조나탄 비에라 등이 현란한 콤비네이션 플레이와 과감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노렸다. 그라나다는 멕시코 대표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가 고비 때마다 선방을 펼쳐 위기를 넘겼다. 라스팔마스는 후반전에 1월 이적시장에 영입한 헤세 로드리게스와 알렌 할릴로비치를 연이어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등번호 10번을 부여 받은 레알마드리드와 PSG 출신 공격수 헤세는 이 경기가 라스팔마스 데뷔전이었다. 투입 직후 동점골 기회를 얻었으나 골키퍼 오초아의 집중력이 더 좋았다. 후반 중반 이후 경기는 라스팔마스의 일방적 공세였다. 그라나다는 카르셀라와 마예를 빼고 제레미 보가와 엑토르 에르난데스를 투입해 체력을 보강했다. 

후반 추가 시간까지 라스팔마스는 기회를 만들었다. 타나의 문전 슈팅을 오초아가 막아내며 버터기에 성공했다. 그라나다는 5명의 선수들이 경고를 받으며 육탄 수비로 라스팔마스의 공세를 저지했다. 경기는 그라나다의 1-0 승리로 끝났다.

지난해 12월 세비야전 이후 두 달여 만에 라리가에서 승리한 그라나다는 최근 안방에서 견고한 경기를 하고 있다. 최근 치른 7차례의 안방 공식 경기에서 3승 3무 1패를 기록했다. 유일한 패배는 레알소시에다드전이었다. 

그라나다의 향후 일정은 여전히 쉽지 않다. 2월 잔여 일정에 에이바르, 베티스, 아틀레틱클럽 등을 상대한다. 에이바르와 아틀레틱클럽과 장거리 원정 경기를 해야 하고, 베티스와 안달루시아 더비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라스팔마스전 승리는 그라나다에게 자신감을 주기 충분한 결과와 내용이었다. 1월 영입은 성공적이었고, 알카라스 감독의 플랜이 결과를 내기 시작했다.

글=한준 기자
사진=그라나다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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