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남해] 류청 기자= “동네 아저씨 같은 푸근한 리더십이라고 할까요…”

 

송선호 아산무궁화축구단 감독을 연습경기가 벌어지는 경기장에서 쉽게 찾아보기는 어렵다.

 

5일 아산이 연습경기를 치른 남해공설운동장을 찾았을 때, 송 감독이 보이지 않았다. 선수를 불러지시하는 이를 카메라 망원 렌즈로 당겨보니 송 감독이 아니라 박동혁 코치였다. 어딜 둘러봐도 복장만 봐도 감독임을 알아챌 수 있는 이는 없었다. 송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에야 다른 이들과 구분할 수 있었다.

 

“얘들아 꼭 사우나 가야 한다. 꼭!”

 

경기가 끝난 후 짐을 챙겨 숙소로 향하는 선수들을 불러 세워 사우나에 갈 것을 지시한 이가 송 감독이었다. 송 감독은 마치 학교 선생님처럼 인자하게 말했다. 이어 바로 오후 연습 경기를 치르러 온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부상자들이 가장 늦게 나오자 하나하나 이름을 불러가며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아라. 추우니까 차에 들어가서 경기를 보라”고 말했다.

 

송 감독은 지시도 차분하게 했다. 작전판을 발 밑에 세워두고 몸을 숙여가며 전술전략을 설명했다. 그는 아산이 가진 장점을 설명하면서도 자신을 앞세우지 않았다. 송 감독은 “군경팀이라 조금 특별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선수들이 주장과 부주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 큰 힘이 된다”라고 했다.

 

아산은 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우승하고도 승격을 포기했다. 선수들은 그 사이 우승상금지급을 두고 전 구단과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실망감이 큰 선수들을 다독일 감독을 구하려고 했던 이유가 여기 있다. 송 감독은 이런 아산을 보듬어 끌어올릴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 시점에서 아산은 송 감독 선임에 만족하고 있다.

박성관 아산 대표이사

“내가 복이 많은 것 같다. 송 감독은 인품이 좋은 분이다. 팀 분위기가 따뜻하다.”

 

박성관 아산 대표이사는 웃었다. 박 대표는 “아산은 다른 도시와 다르게 축구 열기가 매우 좋은 곳이다. 첫 해가 상당히 중요한데 지금까지는 느낌이 좋다. 송 감독은 지적이면서도 매우 인간미가 넘친다. 구단과 경찰청 그리고 코칭스태프가 잘 맞는다”라고 말했다. 박 국장과 다른 직원들도 같은 생각이다.

 

송 감독이 언제나 온화한 이는 아니다. 아산은 이날 오전과 오후에 각각 남부대와 호남대를 상대로 연습경기를 했다. 송 감독은 일단 선수들을 평가하기보다는 동기부여에 역점을 두겠다고 했지만, 오후에 나선 선수들이 호남대에 먼저 골을 허용하자 따끔하게 질책했다. 그는 전반이 끝난 후 “대학팀을 상대로 뭐하고 있느냐”라고 일갈했다.

 

아산은 이후 내리 3골을 넣으며 3-1로 이겼다. 송 감독과 아산 구단은 결과보다는 선수들이 후반에 분발해준 것에 의미를 뒀다. 송 감독 리더십이 작동한 셈이다. 경기를 지켜본 박 대표는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성남FC와 부산아이파크 그리고 수원FC가 강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우리도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

 

아산은 이날 경기를 마친 후 한우로 몸보신을 했다. 복기왕 아산시장은 다른 일정이 생겨 참석하지 못했지만, 금일봉은 전달했다. 주장 김은선이 금일봉을 받았다. 이후 의가사전역하는 김대호가 조촐한 전역식까지 치르자 분위기가 완전히 무르익었다. 송 감독과 아산은 본격적인 첫 발을 잘 내디뎠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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