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박경훈 성남FC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프로축구를 떠나 전주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 유럽을 막론한 축구계의 최신 동향을 살폈다.

박 감독이 레알마드리드 등 당대 가장 중요한 팀들을 보며 내린 결론은 “전환 속도가 빨라야 한다”는 것이다. 공격하다가 수비로, 수비하다가 공격으로 경기의 국면이 전환될 때가 기회이자 위기다.

“내가 축구하는 축구는 빠른 전환 속도가 특징이다.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게 전환이다. 현대축구는 굉장히 스피드가 빠르다. 거기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고 있다. 다들 의욕적으로 따라오고 있다. ‘축구는 몸이 아니라 머리로 하는 것’이라는 요한 크루이프의 말을 선수들에게 해 준다. 발은 도구일 뿐이다.”

박 감독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우승한 팀들의 플레이스타일을 예로 들어가며 설명한 적이 있다. 2015년 바르셀로나, 2016년 레알마드리드 모두 느리고 우아한 스타일에서 벗어나 빠른 역습 속도로 무장했을 때 UCL 정상을 차지했다. 상대팀 역시 공수 전환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실점을 줄이려면 센터백의 속도가 강조되는 추세도 있었다.

공격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마냥 공격수들의 속공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는 점도 박 감독의 눈길을 끌었다. 전환 속도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때론 수비수들이 직접 공격에 가담했고, 수비라인을 올리는 경기들도 있었다. 공수 전환을 빠르게 하면서도 유기적인 축구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체력이 필요하다. “현대 축구는 체력이다.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도 체력, 특히 ‘스피드 지구력’을 높여야 한다. 시속 25~30km 이상 되는 스피드에서의 지구력이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등의 좋은 팀을 보면 이게 뛰어나다. 속도를 내고, 회복을 하고, 또 속도를 내는 걸 반복할 때 회복이 빨라야 한다.”

성남은 지난 26일까지 진행된 국내 전지훈련을 통해 ‘스피드 지구력’ 향상에 필요한 체력 훈련을 진행했다. 설 연휴를 보낸 뒤 31일 다시 소집해 한 차례 가벼운 훈련을 갖고, 다음날인 2월 1일 스페인 무르시아 전지훈련지로 출국한다. 무르시아에서 본격적인 연습경기를 치르며 실전 체력을 준비하게 된다.

성남은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된 뒤 황의조, 김동준 등 이적이 유력했던 핵심 선수들을 붙잡아 뒀고 배승진, 안재준, 오장은, 장은규, 김영신, 파울로, 네코 등을 영입했다. 강등 이후에도 K리그 클래식 상위 스플릿 시절의 전력을 최대한 고스란히 유지하려 했다. 박 감독의 구상만 잘 실현된다면 가장 유력한 승격 후보로 꼽힌다.

박 감독은 “아직 만들어나가는 단계다. 우리가 축구하는 축구를 선수들에게 조금씩 인지시켜 나가는 단계를 밟았다. 스페인에서 연습경기를 통해 수정,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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