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국 대표 선수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리그, 돈의 액수만으로도 화제를 모으는 리그, K리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리그. 모두 중국슈퍼리그(CSL) 이야기다. 중국인들의 돈봉투 너머를 보려 노력해 온 'Football1st'가 중국 축구 '1번가'의 현재 상황과 그 이면을 분석한다. 가능하다면 첫 번째로. <편집자주>

중국슈퍼리그 각 구단이 경기에 투입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5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스타 외국인 영입을 자제하라는 뜻이 담겨 있지만, 뒤를 이은 건 세계적인 수비수 페페의 중국행 소식이었다.

중국축구협회(CFA)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슈퍼리그 각 구단이 외국인 선수를 아시아쿼터까지 총 5명 보유 및 출전시킬 수 있던 규정을 바꿨다. 새 시즌엔 5명 보유, 3명 출전 규정이 적용될 예정이다. 23세 이하 중국 선수를 출전 명단에 2명, 선발 명단에 1명 포함시켜야 한다는 규정도 있다. 외국인 비중을 줄이고 중국인 유망주를 육성하기 위한 조치다. 축구협회가 아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정부 차원에서 나온 결정으로 알려졌다.

이 결정이 나온 뒤에도 중국슈퍼리그는 외국인 선수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25일 스페인 보도에 따르면 레알마드리드 수비수 페페가 오는 6월 레알마드리드와 계약을 마친 뒤 허베이화샤싱푸에 입단할 전망이다. 유벤투스 수비수 다니 아우베스가 상하이상강 등 복수의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갖는다는 뉴스가 있다. 톈진췐젠은 외국인 출전 한도가 줄어든 뒤에도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 카림 벤제마(레알마드리드) 영입을 타진했고 니콜라 칼리니치(피오렌티나)를 데려오기 위해 영입전을 벌였다. 결과적으로 무산됐지만 투자를 멈추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올해 승격팀인 톈진의 경우 이미 외국인 3명을 보유하고 있지만, 방출 없이 공격수 추가를 계획 중이다. 악셀 비첼, 비슷한 시기에 영입한 아시아쿼터 권경원, 지난해 영입한 제우바니우까지 모두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슈퍼리그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이미 외국인 선수 영입을 추진하던 팀들은 규정 변화에도 불구하고 5명을 채울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에이전트로 유명한 조르제 멘데스가 최근 중국을 찾으며 스타 선수의 중국행이 한동안 이어질 것을 암시했다. 한 관계자는 “조르제 멘데스가 최근 전용기로 중국 구단들을 찾아 선수 거래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앙헬 디마리아(PSG), 팔카오, 벤제마 등 멘데스의 고객들이 중국과 유독 자주 연결되는 배경이다. 이 선수들은 유럽에서 더이상 올라갈 곳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국 구단들은 규정 변화가 철회되거나, 유예기간이 주어질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비싼 돈을 들여 선수를 영입했거나, 한창 영입전 중이었던 구단들은 외국인 축소에 크게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즌이 개막하기 전 규정을 다시 원상복구하고 외국인 쿼터 축소까지 유예기간을 둘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대로 시즌이 시작하더라도 여름 이적 시장 전엔 외국인 규정을 5명으로 되돌릴 거란 전망도 나온다.

규정 변화는 한국 선수의 입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영권, 김형일(이상 광저우헝다), 장현수(광저우푸리), 정우영(충칭리판), 김기희(상하이선화), 홍정호(장쑤쑤닝) 등 한국 선수 대부분은 수비수이거나 수비형 미드필더다. 외국인 축소 발표가 나오자마자 한국 선수들의 위기설이 제기됐다. 아직까지 방출된 선수는 없지만 규정과 리그 분위기의 변화가 이적시장 막판까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김정용 기자

사진=제티스푸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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