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무르시아(스페인)] 류청 기자= 모든 게 마음에 달려있다. 이 명제가 참이라면, 울산현대는 이미 의미 있는 1승을 거뒀다.

 

울산은 2016시즌 4위를 차지했다. 나쁜 성적은 아니다. 4위를 차지하지 못했다면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으로 갑자기 받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성적에 가려진 부분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울산은 좋은 선수를 많이 보유하고도 경기 내용이 좋았다는 평을 받지는 못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적이지만 내용이 좋아야 성장할 수 있다.

 

스페인 무르시아 전지훈련 온 울산은 21, 22일 연속으로 연습경기를 치렀다. 김도훈 감독 부임 후 첫 연습경기였다. 말과 글자로만 접했던 김 감독 축구와 전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장이었다. 김 감독은 두 경기 모두 전후반 선수를 모두 교체하며 전술과 조합 그리고 경기력을 점검했다. 선수들은 자신과 동료 경기를 모두 보고 느꼈다.

 

“다른 포지션은 모르지만 미드필더는 (지난해보다) 훨씬 재미있다.”

 

주장 김성환은 지난 시즌과 차이를 확실하게 표현했다. “지난 시즌에는 상대 진영에서 공이 돌게 하는 축구였다. 길게 킥한 이후에 경기했다”라며 “그런 상황에서 미드필더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공을 소유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동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김 감독님은 소유하는 축구를 바란다. 미드필더는 경기를 만들어가며 재미를 느낀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틀 연속 4-1-4-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선수와 조합은 바꿨지만 전술과 전략은 손대지 않았다. 김 감독은 얼마 전 FC서울에서 이적한 박용우에 이틀 연속 주장 완장을 맡겼다. 김 감독은 “별다른 의미는 아니다. 두 번 연속 주장 완장을 주면 안되겠다(웃음)”면서도 “그 자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자리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고 했다.

 

“확실히 지난 시즌 상대했던 울산과는 다르다.”

 

박용우는 “역할은 살짝 다르지만 축구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지난 시즌 울산을 상대했을 때는 롱킥 위로 하는 팀이었다. 이제는 만들어가는 축구를 한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박용우를 좀 더 밑으로 내려 빌드업하게 했다. 그는 “(박)용우와 (김)성환이 모두 좋은 선수다. 같이 쓰는 전술도 당연히 쓸 수 있다”라고 했다.

 

지난 시즌 8골과 2도움을 기록했던 미드필더 김승준도 달라진 상황을 반겼다. “지난 시즌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기고도 갈증이 남았던 것도 사실이다”라며 “물론 막상 시즌이 시작되면 (상황에 따라) 어떻게 바뀔 지는 알 수 없지만 선수 성장 측면에서도 빌드업 하는 축구가 더 좋은 것 같다”라고 했다.

 

“아직 만족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불만이 많은 이는 김 감독이다. 김 감독은 21일 경기를 치른 뒤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고 했다. 지시한 부분이 잘 이행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22일 경기를 마친 뒤에는 “이제 시작이다. 아직 멀었다”라면서도 “어제 경기보다는 좋아진 부분이 있다. 공수 전환이나 그런 부분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김 감독 말처럼 “갈 길이 멀”다. 울산은 내용뿐 아니라 결과도 가져와야 한다. 김 감독과 선수 모두 노력해야 한다. 팀이 무너지지 않을 정도로 변화를 주면서 성적도 챙겨야 한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책임질 이는 김 감독이다. 그 사실을 김 감독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우리 팀은 철학이 우승”이라며 웃었다. 즐기며 이겨야 한다.  

 

사진=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

[단독] 김주영, 상하이상강서 허베이로 이적
EPL+라리가+K리그+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오프라인 강의
[人사이드] ‘광주의 기적’ 남기일 리더십의 비밀
벤틀리공장서 '해고' 당한 7부리그 선수, 아스널 입단
'음악에 취한' 맨유, 음원 플랫폼 파트너십까지 '확대'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