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무르시아(스페인)] 류청 기자= “서서히 끌어올릴 수 없는 상황이다. 좀 더 빨리 팀을 만들어야 한다”

 

감독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예상치 못했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플레이오프와 본선을 치러야 하는 김도훈 울산현대 감독 머리가 복잡한 이유다. 구단은 “김 감독님이 부담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했지만, 김 감독은 승리만 노린다.

 

“따뜻한 곳이라고 들었는데 계속 비가 온다.” 21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무르시아에서 만난 김 감독은 허탈하게 웃었다. 상하이선신과 연습경기를 치르기 전에 만난 김 감독은 “원래 없던 일정인데 한 경기라도 더 치러야 하기 때문에 센터에 문의했고, 상하이선신과 경기를 잡았다. 하지만 상대 팀이 거칠게 나올까 걱정이다. 혹시라도 일부러 가격하거나 한다면 경기를 바로 끝낼 생각이다”라고 했다.

 

울산은 1월 13일부터 2월 10일까지 무르시아 전지훈련을 계획했다. 하지만 전북현대가 ACL 진출권을 박탈당하며 갑자기 ACL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2월 7일 하노이T&T와 킷치FC 경기 승자와 경기해야 하기 때문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전지훈련 일정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호텔과 훈련장 그리고 항공사에 지급해야 하는 위약금도 문제지만,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연습 경기였다. 김 감독은 무르시아에서 10경기를 치르며 경기력과 조직력을 끌어올릴 생각이었다.

21일 경기는 일정에 없었다. 울산은 22일 스페인 자유계약(FA) 선수로 꾸려진 팀과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27일로 귀국 일정을 당기면서 연습경기를 급하게 더 잡아야 했다. 김 감독은 “부임 이후 한 경기도 치르지 않았다”라며 “경기를 치르며 팀 전술을 결정하고, 가장 좋은 조합을 찾으려고 했다. 선수 실력도 점검하려 했는데 차질이 생겼다. 아쉽지만 주어진 시간 내에 가장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짧은 시간에 전술과 조합을 한꺼번에 실험하기 위해 묘수를 냈다. 이틀 연속 경기를 치르고, 전후반을 모두 다른 선수로 내기로 했다. 상하이선신과의 경기에는 4-1-4-1 포메이션으로 두 팀을 냈다. 전반전에는 박용우와 최규백 그리고 정승현을 중심으로 한 젊은 팀을 냈다. 외국인 선수 코바와 서명원도 이 팀에 넣었다. 후반전에는 강민수, 김치곤, 김성환, 김인성, 김창수, 김승준, 이기제, 조수혁, 이종호 등 좀 더 경험이 많은 선수를 투입했다. 울산은 상하이선신에 전반에 한 골을 내줬지만 전후반 각각 한 골씩 넣으며 2-1로 이겼다. 이명재와 이종호가 골을 넣었다.

 

울산은 김 감독 부임 후 첫 경기를 생각보다 잘 치렀다. 전반보다는 후반이 더 좋았다. 레반테와 알메이라 그리고 바야돌리드 감독을 역임했던 후안 이냐시오 마르티네스 상하이선신 감독은 후반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무르시아 출신인 마르티네스 감독은 후반 들어 주도권을 잃어버리자 스페인어를 몰라도 알 수 있을 정도의 욕설을 계속해서 쏟아냈다. 마르티네스 감독의 한 지인은 “발렌시아와 우캄(2부 리그)이 경기를 하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김 감독은 만족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공격과 수비를 할 때 포지션잡는 부분만 지시했다”라며 “선수들이 실수가 두려워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길 바라지 않는다. 적극적인 시도로 다른 가능성을 만들길 바란다. 시간이 없다. 우리는 최적 포지션, 최적 조합을 찾아야 한다. 선수 실력도 점검해야 한다. 경기를 통해 짧은 시간이 이 모든 것을 파악해야 한다. 쉽지 않다”라고 했다.

 

22일 경기에도 한 조합을 45분 쓰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일단 조직력을 빠르게 끌어올려야 한다”라며 “22일 경기까지 45분씩 뛰게한 이후에 25일 치를 무르시아 마지막 경기에서 90분을 뛰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지에서 외국인 공격수도 테스트할 예정이다. 유럽에서 뛰는 한 선수를 불러 23일부터 3~4일 정도 팀에 합류시켜 지켜보려고 한다. 김 감독은 “기존 선수를 거의 다 지켰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 수급만 잘하면 된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전술 공부와 미팅 그리고 훈련을 한꺼번에 치르고 있다. 시간이 아닌 분 단위로 전지훈련 일정을 치르고 있지만, 김 감독은 어떤 때보다 의욕적이다. 김 감독은 “ACL에서도 분명히 우리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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