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크시티 골키퍼 리 그랜트

[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2016/2017시즌 유럽 축구 주요 리그가 신년 첫 달을 전후로 반환점을 돌았다. ‘풋볼리스트’는 시즌 전 예상을 바탕으로 예상과 다르게 벌어진 상황을 점검했다. 특정팀의 독주가 사라졌고,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인 이적생, 그리고 기대 없이 시작해 큰 성과를 낸 감독까지. 후반기에는 주목을 해야 하는 것들을 소개한다.

# EPL: 임대에서 완전이적으로, 마크 휴즈 마음잡은 골키퍼
이름: 리 그랜트(영국)
생년월일: 1983년 1월 27일
소속팀: 스토크시티
포지션: 골키퍼

리 그랜트는 프로 데뷔 이후 오직 영국 무대에서만 활약했다. 그러나 2015/2016시즌까지만 해도 국내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팬들에겐 낯선 인물이었을 것이다. 더비카운티, 번리, 올드햄애슬레틱, 셰필드웬즈데이에 소속돼 있던 그랜트는 ‘만년 챔피언십’ 선수였다.

그랜트가 스토크시티로 오게 된 건 잭 버틀란드의 부상 때문이었다. 마크 휴즈 감독은 서둘러 버틀란드의 공백을 메워줄 대체자를 물색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33세의 그랜트가 눈에 들었다. 그랜트는 2014/2015시즌까지 4시즌 연속 40경기 이상 출전을 기록했지만, 2015/2016시즌에 주전 경쟁에서 밀려 11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랜트는 출장이 간절했다.

그랜트는 반 시즌용으로 임대됐다. 그야말로 버틀란드의 ‘땜빵’이었다. 그러나 예상 외 선전이 이어졌다. 그랜트는 스토크시티와 EPL에 빠르게 적응했고, 출전한 리그 15경기 중 6경기를 클린시트로 마무리했다. 덕분에 스토크시티는 크게 흔들리지 않고 리그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당초 1월에 계약 만료였던 그랜트는 지난 1월 5일(한국시간) 스토크시티와 2년 6개월 계약을 체결했다. 완전 영입이다. 스토크시티는 그랜트를 데려오기 위해 더비카운티에130만 파운드(한화 약 19억 원)를 기꺼이 지불했다. 잭 버틀란드의 부재는 잊힌 지 오래다.

# 라리가: 마침내 끊은 임대 신분
이름: 윌리안 주제(브라질)
생년월일: 1991년 11월 23일
소속팀: 레알소시에다드
포지션: 공격수

임대의 연속이었다. 2009년 8월 브라질의 그레미우바루에리에서 프로 데뷔한 윌리안 주제는 친정팀에서 입지를 다지지 못하고 2011년 우루과이의 데포르티보말도나도로 이적했다. 나름 5년 계약으로 새 팀을 찾았으나, 말도나도는 윌리안을 거듭 임대로 돌렸다. 윌리안은 2011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5년 6개월 동안 6개 팀을 돌았다.

윌리안이 레알사라고사 소속이었던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해당 시즌에 36경기에 출전해 10골을 넣었고, 이때의 활약을 바탕으로 이듬 시즌에 라스팔마스로 임대됐다. 라스팔마스에선 30경기 출전, 9골을 기록했다.

2015/2016시즌에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체제에서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레알소시에다드는 에우세비오 사크리스탄 감독과 함께 안정적인 시즌을 구상했다.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선 겁 없는 공격수가 필요했다. 에우세비오 감독은 아라인 오야르준과 조나디스를 이적시키고 윌리안과 5년 계약했다.

윌리안은 매우 공격적이었다. 골대 근처에선 거침없이 슈팅을 때렸고, 상대 수비수들에게도 밀리지 않았다. 16경기에 나와 9골을 넣으며 라리가 득점 순위 5위까지 올랐다. 윌리안의 맹활약으로 소시에다드는 시즌 초반부터 상승세를 보였고, 현재 레알마드리드, 세비야,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마드리드 아래인 5위를 기록 중이다. 반 시즌 만에 ‘꿀 영입’이란 표현이 어울리는 선수가 됐다.

# 분데스리가: 아스널 떠난 유망주
이름: 세르지 나브리(독일)
생년월일: 1995년 7월 14일
소속팀: 베르더브레멘
포지션: 공격수

독일 슈투트가르트 태생의 세르지 나브리는 유스 잘 키우기로 소문난 아스널에서 성장했다. 나브리의 여유로운 플레이와 빠른 침투 능력에 매료된 아스널 스카우트는 2010년 원 소속팀인 슈투트가르트에 영입 의사를 밝혔다. 나브리는 16세 나이로 이적료 10만 파운드(한화 약 1억 4,500만 원)에 아스널로 이적했다.

그러나 아스널 1군에서 기회를 잡긴 어려웠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2012년 나브리를 프로 데뷔시켰지만, 주전급으로 내세우진 않았다. 유망주 소리를 들으며 독일에서 영국으로 넘어왔던 나브리는 어느새 잊힌 존재가 됐다. 한때 웨스트브로미치앨비언에서 임대로 재기를 노렸지만, 출전 시간은 12분으로 극히 제한됐다.

결국 나브리는 2016/2017시즌 개막을 앞두고 여름 이적시장 막판 아스널을 떠나 베르더브레멘으로 왔다. 독일 23세 이하 대표팀으로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맹활약하고도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고향행을 결정했다. 이후 나브리는 “더 많은 경기에서 뛰고 싶었다. 아스널은 잔류를 원했으나, 나는 발전을 노려야 했다”며 자신의 선택을 설명하기도 했다.

현재 나브리는 브레멘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7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15경기에 나와 35개 슈팅을 때리고 만든 공격 포인트다. 소속팀에서의 맹활약으로 지난해엔 독일 성인 대표팀에 처음 차출되기도 했다. 총 2경기를 소화했는데 그중 1경기에선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독일로 돌아온 뒤 모든 게 잘 풀리고 있다.

# 세리에A: 승격팀의 상승세 이끄는 남자
이름: 마르코 보리엘로(이탈리아)
생년월일: 1982년 6월 18일
소속팀: 칼리아리칼초
포지션: 공격수

칼리아리칼초는 2015/2016시즌 세리에B(2부리그)에서 우승해 세리에A로 승격했다. 2016/2017시즌 개막 당시만 해도 칼리아리가 하위권을 벗어나긴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전망이었다.

예상과 현실을 달랐다. 20라운드 기준 칼리아리의 현재 순위는 10위다. 칼리아리는 월등하진 않지만 꾸준한 상승세로 세리에A에서 살아남고 있다. 함께 승격하고도 강등권으로 처져 있는 크로토네와 페스카라 하고는 차이가 있다.

칼리아리 상승세엔 스트라이커 마르코 보리엘로의 역할이 크다. 보리엘로는 오랜 시간 여러 팀을 떠돌며 지내다 자유계약 신분으로 새 팀을 구하고 있었다. 개막을 앞두고 마땅한 스트라이커를 찾지 못했던 칼리아리가 보리엘로에게 영입을 제안했다. 어린 선수들이 많았던 칼리아리는 보리엘로의 풍부한 세리에A 경험을 높게 평가했다.

보리엘로는 기대 이상으로 활약 중이다. 베테랑으로서 팀의 중심을 잡아줄 뿐만 아니라, 19경기에 나와 9골을 기록하며 살림꾼 역할까지 맡았다. 보리엘로는 팀 내 최다 득점자로 칼리아리의 안정적인 잔류를 이끌고 있다.

글=문슬기 기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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