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문슬기 기자= 한국 여자대표팀은 11년 넘게 북한을 이기지 못했다. 

그런 한국이 가장 껄끄러운 상대 북한과 같은 조에 편성될 확률이 3분의 1이나 된다. 오는 4월 3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되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최종예선이다. 최종예선은 베트남, 북한, 팔레스타인, 타지키스탄에서 열린다.

조 추첨에 한국의 운명이 갈릴 수도 있다. 조 추첨은 1월 21일 오후 10시(한국시간)부터 요르단 암만에서 진행된다. 한국을 포함해 21팀이 4개조(3개조 5팀, 1개조 6팀)로 편성된다. 본선 개최국 요르단, 지난 대회 1~3위 일본, 호주, 중국은 본선에 직행한다.

한국은 1991년 이후 11회 연속 본선에 참가했지만 이번 예선은 최대 위기가 될 수도 있다. 북한 때문이다. AFC는 지난해 6월 15일까지 최종예선 개최 신청서를 받았다. 베트남, 팔레스타인, 타지키스탄과 함께 북한도 개최를 희망했다. 북한은 최근 10년 동안 한 번도 AFC 주관 대회에 개최 신청서를 낸 적이 없었다. 개최국들은 각 조에 자동으로 분배된다.

북한의 최종예선 유치로 인해 한국과 만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 태국, 베트남, 요르단과 함께 1번 포트다. 한국과 베트남은 한 조에 묶일 수 없다. 한국은 베트남 조를 제외한 나머지 3개조 중 한 곳에 들어가야 한다. 북한과 만날 가능성이 3분의 1이다.

전력이 그대로 반영됐다면 북한 역시 1번 포트에 포함돼 한국과 맞대결할 일이 없겠지만, 지난 약물 스캔들의 여파가 변수로 작용했다. 북한 선수들은 ‘2011 국제축구연맹(FIFA) 독일 여자 월드컵’ 본선에서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 출전 자격이 박탈됐고, 월드컵 예선을 겸하는 2014 아시안컵에도 불참했다. 이번 아시안컵 포트 배정에서 북한은 아시안컵 미참가 국가들이 모인 5번 포트로 떨어졌다.

가장 껄끄러운 상대인 북한이 5번 포트로 내려가는 바람에 한국과 만날 가능성이 생겼다. 한국은 2005년 8월 이후 한 번도 북한을 이긴 적이 없다. 역대 전적은 1승 2무 14패, 최근 10경기 전적은 1무 9패로 크게 밀린다. 지소연을 비롯한 여자 선수들이 “북한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이왕이면 안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배경이다.

아시안컵 최종예선은 조 1위를 차지해야 의미가 있다. 북한과 한 조가 되면 '천적'을 이겨야 본선에 갈 수 있게 된다. 아시안컵은 여자 월드컵과 직결된다. 2015년 대회에 이어 ‘2019 프랑스 월드컵’까지 2회 연속 참가를 노리는 한국은 일단 아시안컵부터 잘 치러야 한다. 아시안컵 예선 조편성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한을 만나는 것이고, 최상은 타지키스탄이나 팔레스타인의 조로 들어가는 것이다.

윤덕여 감독도 걱정이 많다. 20일 ‘풋볼리스트’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최종예선을 가지고 이렇게까지 걱정하게 될 줄 몰랐다. 북한과 만나면 최선을 다하겠지만 최대한 피하고 싶은 게 사실이다. 조 추첨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했다. 

여자 A대표팀은 오는 3월 키프러스컵에 참가한다. 소집은 2월 마지막 주로 예정돼 있다.

# 포트 배정

1번 포트: 한국, 태국, 베트남, 요르단

2번 포트: 미얀마, 대만,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3번 포트: 홍콩, 레바논, 바레인, 이란

4번 포트: 인도 팔레스타인

5번 포트: 북한, 괌, 이라크, 싱가폴, 시리아, 타지키스탄, 아랍에미리트연합

(*5번 포트 국가 중 2팀이 추첨으로 4번 포트에 배정된다.)

# 최종예선 개최지: 베트남, 북한, 타지키스탄, 팔레스타인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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